살면 살수록 이상한 생각이 하나 자꾸 마음에 남는다.
그녀 곁에는 내가 있어야겠다는 생각.
처음부터 그런 마음이었던 것은 아니다.
젊었을 때의 사랑은 조금 달랐다.
설레고, 뜨겁고, 서로에게 기대는 감정이 더 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사랑의 모양은 조금씩 변했다.
이제 나는 그녀의 웃음을 보면 마음이 놓인다.
아무 일 없는 얼굴로 차를 마시고 있을 때면
그 장면을 가만히 바라보게 된다.
그녀가 편안해 보이면
그날 하루는 괜히 내가 잘 살아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그녀의 표정을 살피는 일이
나에게는 자연스러운 습관이 되었다.
아픈 곳은 없는지,
오늘은 조금 지친 것 같은지,
괜히 마음이 가라앉아 있는 것은 아닌지.
누가 시킨 적도 없는데
나는 그런 것들을 자꾸 살피게 된다.
가끔 생각한다.
어쩌면 이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인지도 모른다고.
그녀의 가족을 챙기고,
그녀가 불편하지 않게 하루를 보내도록 돕고,
가능하다면 그녀가 조금 더 웃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그런 일들이
언제부터인가 내 삶의 일부가 되었다.
사람들은 사랑을 말할 때
설렘이나 열정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오래 살다 보면
사랑은 조금 다른 모습이 된다.
그것은
누군가의 하루가 무너지지 않도록
조용히 옆에 서 있는 일에 가까워진다.
그래서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아직도 그녀를 붙잡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녀의 삶을 지켜보고 싶어서
내가 스스로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인지.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나는 여전히
그녀의 웃음을 보고 싶다.
그녀가 편안한 얼굴로 하루를 보내는 모습을 보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사랑이라는 것은
거창한 감정이 아니라
한 사람이 오래도록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조용히 지켜내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그녀 곁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