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다
하지만 함께 하는 이들을 속일 순 없다
프로젝트 경험이 전무한
삼성전자 출신의 카이스트 박사 PM
그는 보고로 윗사람의 눈과 귀는 속일 수 있었다
하지만 그가 가장 크게 간과한 것이 있다면
프로젝트를 함께 하는 이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프로젝트에 참여한 모든 이들은
그를 배제하기 시작했고
이를 알지 못하는 상사는
그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실무자인 나를 프로젝트에서 빼고자 하였다
그렇지만 역설적이게도
모든 이들이 나를 빼는 것을 반대했고
무능한 박사 PM을 빼는 것을 선택했다
팀장은 이 모든 사실을 알아 버렸지만
선뜻 결정 내리지 못하였고
흐지부지하게 상황은 마무리 되었다
이 계기를 통해 내가 알게 된 사실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하지 않은 이들은
즉 윗사람들은
보고를 일삼는 무능한 박사 PM을 신뢰하고 있었고
묵묵히 뒤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하고
이슈를 챙기며 프로젝트를 말없이 챙기는
실무자는 배제하는 형태를 띠게 되었다
정말 놀라운 사실은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하는 이들은
바로 그 실무자를 선택했고
보고만 일삼는 광팔이 PM을
배제했다는 것이다
팀장도 그 사실을 알게 되었고
진실은 밝혀졌지만
석연치 못한 것은
이런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다면
팀장은 아무것도 모르고 넘어갈 수 있었다는 점이다
묵묵히 일하는 나는 이런 일이 자주 있었다
난 솔직히 이번 프로젝트에서 빠지고 싶었고
저번에 참여했던 프로젝트에서도 빠지고 싶었다
왜냐하면 미련 없이 일에만 집중했었고
프로젝트에만 신경 썼기에 욕심도 없었고
헛된 기대나 미련조차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신기한 건 주변에서
내가 빠지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고
그렇게 난 끝까지 프로젝트를 완수하였다
함께하는 이들이 이번에도 나를 지켜주었다
근데 내 입장에서 다시 생각해 보면 난 쉬고 싶었다
오히려 그들의 선택이 나에겐 부담이기도 하다
무엇이 좋고 나쁜 것은 없지만
더 잘해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함께 하는 이들이 나를 인정해 주고
내 마음을 알아준다는 것에 있다
3개월 남은 이번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