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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ype n blank Apr 04. 2021

Lettering과 Fontdesign

type n 단상 01


오늘은 Lettering과 Fontdesign(Typefacedesign)입니다.

-type n 단상-  글꼴 디자인과 관련된 이야기에 제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여 이야기하기 때문에 글에 제가 겪은 경험에 의한 주관적인 의견이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국내 수많은  디자이너들 중 '글꼴 디자인'을 업으로 삼고 있는 디자이너들이 몇 명이나 될까요?

국내 글꼴 회사들을 나열하고 업체별 대략적인 인원과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디자이너를 다 합쳐 보아도 200명 내외일 것 같습니다.

글꼴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예비 디자이너들은 대부분 대학 졸업 후 글꼴 회사에 입사하여 프로그램이나 디자인 과정을 다시 배우게 되는데요, 이는 글꼴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정규 수업을 가르치는 학과나 전문 강의가 많지 않기 때문에 글꼴 디자인에 대한 접근성이 낮아 생기는 일 같습니다.


근 10년 동안 기업, 도시 글꼴 등 대중에게 보이는 글꼴이 많아지면서 글꼴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sns의 사용이 활발해지면서 디자이너들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면서 짧은 문장이나 단어를 가지고 글자를 디자인하는 Lettering을 작업하여 올리는 디자이너들도 많아졌습니다.


오늘은 Lettering과 Fontdesign(Typefacedesign)의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 타입 관련 용어에 대해서는 type? font? 같은 듯 다른 용어 이야기편을 참고 바랍니다.



각각의 디자인 과정을 설명해 보겠습니다. (디지털 작업 기준)


1. 레터링 - Lettering

가) 작업할 단어, 또는 문장 선정

나) 레터링 콘셉트 정하기

다) 다양한 아이디어 스케치

라) 콘셉트에 가장 잘 맞는 스케치 선택

마) 프로그램을 이용한 아웃라인 작업

바) 작업된 아웃라인에 다양한 그래픽 작업

사) 완성


2. 글꼴 디자인 - Fontdesign(Typefacedesign)

가) 글꼴 콘셉트 정하기

나) 콘셉트에 맞는 다양한 아이디어 스케치

다) 콘셉트와 가장 잘 어울리는 스케치를 선택

라) 글꼴 파생을 위한 규칙 세우기(글꼴의 폭, 글줄 등)

> 규칙에 필요한 요소들은 글꼴의 뉘앙스를 결정짓는 다양한 요소들 -한글- 편 참고 바랍니다.

마) 글꼴로 파생 가능하도록 각 자소들 디자인(초성, 중성, 종성)

사) 글꼴 파생

아) 인쇄 및 화면 테스트를 통해 글꼴 사용 용도에 맞는 테스트

자) 파생된 글꼴 오탈자, 아웃라인 검수

차) 프로그램 및 기기 테스트

카) 완성


레터링 디자인은 작업하는 글자의 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간이 적게 들지만, 제한된 글자를 가지고 그 안에서 크기 비례와 아름다움, 콘셉트를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스케치와 배치하는 방법 등을 꾸준히 테스트하고 작업해야 합니다.

글꼴 디자인의 경우 한 벌을 만드는데 최소 한글 2,350자와 라틴 94자, 1000자에 가까운 특수문자 작업이 필요하며, 각 글자들이 유기적인 규칙을 가지고 하나로 보이게 그려져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과정이 많이 들어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레터링 디자인과 글꼴 디자인은 각각의 매력을 가지고 서로 다른 방법으로 디자인됩니다.




이제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궁극적인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최근 국내 타입 관련 디자이너들이 보여주는 작업 방향은 호흡이 짧고, 바로바로 어필할 수 있는 레터링 위주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저도 레터링을 하고 있고, 레터링 디자인이 잘못되었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글꼴 디자인이란 '한 벌의 집합체를 만드는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글꼴 디자인이라는 명분 하에

레터링만 내세우는 일부 사람들이 있어 그 차이를 정리하고자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두 영역은 확실히 다르기 때문에 한 영역에만 치우치다 보면 다른 영역에 대한 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전에 스스로 '글꼴 디자이너'라 이야기하는 분과 함께 일한 적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분의 작업물은 2,350자의 '레터링'되었습니다. 그때 제작한 글꼴의 콘셉트가 '2,350자가 각각 다른 형태의 글꼴'이었다면 그것은 글꼴이 맞지만, 그 당시 만들어야 했던 글꼴은 기획된 콘셉트와 규칙성이 분명 있었습니다. 결국 그 글꼴은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 작업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그때 흔히 말하는 현타를 겪었습니다. 레터링을 이용해 꽤나 알려진 사람이 글꼴 디자이너라 말하며 저품질의 글꼴을 만들어 본인 이력을 늘리는 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누구보다 글꼴 만드는 것을 사랑하고 깊게 연구하며 품질 좋은 글꼴을 만들기 위해 밤낮없이 노력하는 후배들과 동료들이 옆에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는 제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생각이므로 보는 분들에 따라 다르게 생각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글꼴 디자이너란 한벌의 집합체를 만들어내는 규칙과 시간을 알며, 자신이 만드는 글꼴이 어떤 콘셉트로 시작되었는지, 또는 어떤 역사와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해 탐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글꼴 디자인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그 결과 또한 1년 뒤에 나올지, 10년 뒤에 나올지 모를 정도로 호흡이 길어집니다. 또 아무도 글꼴 디자이너를 궁금해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전의 선배들이 긴 시간과 연구를 통해 만든 아름다운 글꼴을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 것처럼, 글꼴 디자이너 라면 '글꼴 디자인'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행동했으면 합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는 다른 글꼴 디자이너들을 위해서라도, 보여주기 식이 아닌 진정성 있는 글꼴 디자이너가 많아졌으면 합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여러분이 생각하는 글꼴 디자이너란 무엇인지 궁금해지는 하루입니다.



다음 이야기는 한글과 latin의 명칭 정리입니다.







안녕하세요. type and blank를 통해 type과 관련된 수많은 이야기를 기록하고, 공유하고자 합니다.

크게 아래와 같은 분류로 이야기할 예정이며, 공백(blank)의 영역은 미지수로 주제에 맞게 변화하고 추가될

예정입니다.

- type n design > 타입 디자인에 관련된 전반적인 이야기

- type n latin > 라틴 관련 이야기

- type n 한글 > 한글 관련 이야기

- type n 단상 > 타입에 대한 개인적인 단상


type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거나 글에 대해 함께 의논할 이야기가 있는 분들은 주저 없이

댓글 또는 type.n.blank@gmail.com로 메일 보내주세요.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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