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pe n latin 01
오늘은 글꼴의 뉘앙스를 결정짓는 요소들 -latin- 입니다.
한글과 라틴 글꼴은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여러 차이점을 가지지만, 두 언어 모두 시각과 경험으로 인지한다는 점에서 공통점도 있습니다.
앞의 포스팅을 참고하여 한글과의 공통점, 차이점을 비교하며 이번 포스팅 글을 보시면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우선 라틴 글꼴의 주요 정렬선과 영역을 간단하게 설명하고 시작하겠습니다.
하단 그림을 보시면 알겠지만 라틴 글꼴은 라인 위에 그려집니다. 악장의 오선지처럼 가로선 위에 각자의 역할을 하는 라인과 영역이 있습니다.
대문자 I와 O의 글자 폭이 완전히 다른 것처럼 라틴 글꼴은 한글과 달리 한 글꼴 안에서 글자 폭이 다양하게 그려집니다. 이 다양한 글자들 간의 폭 차이를 통해 라틴 글꼴의 뉘앙스가 결정되기도 합니다.
아래 예시를 보며 글 자폭에 따른 라틴 글꼴의 뉘앙스를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라틴문자에서 소문자 x는 x-height라는 기준을 만들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소문자 x는 ascender와
descender가 없기 때문에 소문자의 기본 높이를 정의합니다. 이 x-height는 가독성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라틴글꼴의 가독성 연구 논문 중에 x-height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언급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x-height의 높이가 높을수록 소문자의 전체 높이가 높아지며 시원한 인상을 주지만, 잘못하면 n, h 등의 판독 시 오류를 부를 수 있으므로 서체를 만들 때 x-height의 기준을 잘 잡는 것도 아주 중요합니다.
한글만큼 라틴 글꼴 또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자소가 많습니다. 라틴 글꼴의 경우 한 자소를 디자인하면, 비슷한 자소들의 파생과 동시에 디자인 요소도 함께 반영됩니다.
예) R의 하단 대각선 디자인을 K의 하단 대각선에도 반영, i의 점 형태를 j에 반영 등
특징을 주기 좋은 자소의 대표적인 예로 대문자 K, R, S, Q, 소문자 a, g, k, s 등이 있습니다.
라틴 글꼴의 serif는 형태가 아주 다양하고, 시대에 따라 변화합니다. 이 serif 형태에 대해서는 후에 '복스 분류법'을 설명하며 더 상세하게 이야기할 예정으로, 세리프 형태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라틴 글꼴의 뉘앙스만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라틴 글꼴 또한 질감과 색상으로 글꼴의 뉘앙스를 표현합니다. 이것은 어느 문자에서나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사항 같습니다. 한글에서 공포 영화와 일상 영화 포스터 글꼴의 형태를 보았으니 이번에는 다른 계열의 영화 포스터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먼저 영화 '메트릭스'의 포스터입니다. 메트릭스 영화에서 느껴지는 미래적이고 디지털적 느낌을 주기 위해 글자에 픽셀 및 빛 효과를 주었습니다.
두 번째는 '겨울왕국'의 포스터입니다. 사용된 글꼴에 얼음 질감과 파랑, 투명 계열의 색상을 사용하여, 누가 봐도 이 영화는 '겨울'과 관련되어 있음을 알게 합니다.
라틴 글꼴은 이후 '복스 분류법'을 통해 더 자세하게 이야기할 예정이라, 오늘의 이야기는 쉽고 가볍게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로 채워봤습니다.
글꼴은 아주 섬세한 기울기, 곡률의 미세한 변화로 완전히 다른 뉘앙스를 풍기게 됩니다. 제가 글꼴 디자인을 하게 된 계기도 이 작고 미세함의 변화에서 오는 재미에서부터였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작은 재미에서 시작된 즐거운 이야기가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포스터 - 영화[The Matrix], 영화[Froz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