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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ype n blank May 02. 2021

복스 분류법과 휴머니스트-Humanist

type n latin 02

 


오늘은 라틴 글꼴 분류 체계인 복스분류법과 Humanist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원래 계획은 한글 명조/바탕체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한글 글꼴 이야기를 먼저 진행하고자 했는데, 생각보다 자료 정리에 시간이 많이 걸려 라틴 글꼴 이야기를 우선 진행하면서 충분히 자료를 정리한 다음 한글 글꼴 이야기를 진행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습니다.


제가 복스 분류법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된 계기는 '좋은 디자인을 만드는 33가지 서체 이야기(김현미 저)'를 읽으면서부터였습니다. 국내에 출판된 도서 중 이 책만큼 라틴 글꼴에 대해 자세하게 분석 한 책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글만 공부하던 저에게 라틴 글꼴에 대한 호기심을 심어준 책이기도 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꼭 읽어보시길 추천하며 글을 시작하겠습니다.



복스 분류법

복스 분류법은 독일의 Maxmilien Vox가 1954년에 고안한 글꼴 분류 체계로, 국제 타이포그래피 연맹 (ATypl: Association Typographique International)에서 1962년에 표준 분류법으로 채택하면서 유럽의 여러 국가에서 표준이 되는 시스템으로 사용되었습니다. (Vox-ATypI)

그런데 며칠 전 2021년 4월 27일, ATypI에서 Vox-ATypI의 사용을 철회한다고 발표했습니다. > 링크 클릭 <

시대의 발전으로 인해 이모지, 컬러 폰트 등 이전과 다른 유형의 다양한 글꼴들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60년 동안 사용되어 온 복스 분류법으로는 글꼴 구분의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여 새로운 모델과 서체를 분류하는 방법을 모색하기로 결론 내린 듯합니다.


사실 복스 분류법의 한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것은 오래되었지만, 그것을 대체할 만한 분류법이 없었기 때문에 오늘날까지 사용되어 온 것이고, 시대의 변화를 따라 새로운 체계를 만드는 것을 결심한 ATypl는 조만간 관련 분야별 전문가들을 구성하여 새로운 분류체계에 대해 연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글꼴 역사가 변하는 시작점을 볼 수 있게 되어 굉장히 흥미롭고 기대됩니다. 관련하여 소식이 들려오면 type and blank에서도 이야기를 진행하겠습니다.


아직 새로운 체계에 대해 명확한 자료가 나오지 않았고, 긴 시간 라틴 분류체계의 기준이 되었던 만큼 복스 분류법에 대한 이야기는 꼭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현재 복스 분류법은 아래와 같이 분류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중 Humanist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글을 마무리 짓고자 합니다.


Humanist

휴머니스트 계열의 글꼴은 피렌체, 베네치아 등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발전한 르네상스 운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르네상스 운동은 유럽을 중세의 관행에서 벗어나게 하고 있었고, 인쇄술 또한 그 영향을 받았습니다. 인쇄업자들은 1465년경부터 그 시대의 철학자와 문필가의 라틴어 글씨를 모방한 활자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휴머니스트는 르네상스의 시대가 활발했던 곳의 이름을 따 베니스(Venetian) 스타일로도 불립니다.


휴머니스트의 형태적 특징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대, 소문자 O, o의 중심축의 기울기(stress)

> 영문 o의 경우 오른손잡이가 펜으로 글자를 썼을 때 보이는 각도가 잘 반영되어 있습니다.

2. 손글씨의 영향이 강하게 드러나는 형태

> 소문자 e의 crossbar 각도, 손글씨의 흔적이 남아있는 형태, 정리되지 않은 세리프

3. 획 두께 차이가 상대적으로 적음

4. 상대적으로 낮은 x-hight의 높이

휴머니스트 스타일 서체로는 골든 타입(Goledn Type), 센토(Centaur), 케널리(Kennerley), 아르노(Arno), ITC 버클리(ITC Berkeley) 등이 있습니다.


이상으로 라틴 글꼴 분류법의 첫 번째 이야기가 끝났습니다.

휴머니스트 계열의 이야기만 보아도 글꼴의 형태는 만들어진 시대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시대와 글꼴의 연관성에 대해 처음 알았을 때 글꼴은 어느 날 갑자기 뿅 하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역사의 한 흐름 속에서 역사를 비추는 거울과도 같은 역할을 하면서 함께 발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역할은 현재도 진행 중이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하니 너무 신기했고, 저도 그 역사를 그려나가는 사람 중의 하나라는 생각에 가슴이 벅찼습니다.


글꼴은 앞으로도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것입니다. 지나온 글꼴의 흐름을 알고, 다가 글꼴의 수많은 이야기를 이해하는 글꼴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앞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type and blank에 담아보겠습니다.


타입 관련 용어에 대해 궁금하거나, 타입 디자인을 공부하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됐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참고

좋은 디자인을 만드는 33가지 서체 이야기(세미콜론/김현미),

Joseph Alessio / Making Sense Of Type Classification, https://www.atypi.org


다음 이야기는 라틴 글꼴 이야기 -Garald (Garamond + Aldus), Transitional- 입니다.







안녕하세요. type and blank를 통해 type과 관련된 수많은 이야기를 기록하고, 공유하고자 합니다.

크게 아래와 같은 분류로 이야기할 예정이며, 공백(blank)의 영역은 미지수로 주제에 맞게 변화하고 추가될

예정입니다.

- type n design > 타입 디자인에 관련된 전반적인 이야기

- type n latin > 라틴 관련 이야기

- type n 한글 > 한글 관련 이야기

- type n 단상 > 타입에 대한 개인적인 단상


type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거나 글에 대해 함께 의논할 이야기가 있는 분들은 주저 없이

댓글 또는 type.n.blank@gmail.com로 메일 보내주세요.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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