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 글자 사전 2” 메솔로그* by 아빠
나에게는 병이 있다
정확한 주기는 모르겠지만
언제부턴가 새로운 병도 하나씩 생겨난다
다행히 가족 북클럽을 하면서
병이 생기는 속도는 줄었고
하나씩 고쳐지기까지 하는 거 같다
내 마음 전하기 어려웠던 나의 한 가지 병은
큰 수술로 완쾌되어 가는 느낌이다
나에게 무작정 관대했던 병은
약간은 엄격해지며 고쳐지고 있고
상실되는 자존감은
대화 중에 가끔 반격도 하면서 호전되고 있다
의지박약은
글쓰기만큼은 꾸준히 하며 개선되고 있고
사치스러운 혀도
글쓰기를 통해 자중하게 되었다
잔소리 듣기 싫어하는 건
당분간은 고치기 힘들어 보인다
두 번째 연재를 하면서 모든 병이 완치되길 바라본다
많이 건강해지고 있다
변화는 절실함과 진실함과
맞닿아 있는 거 같다
* 메솔로그[mesologue]: 중간을 뜻하는 'meso-'와 이야기를 뜻하는 '-logue'를 결합하여 우리 가족이 새로 만든 단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