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자동차 보험을 바꿀 이유가 없습니다.

101번 글쓰기

by Typho

매일같이 다양한 자동차보험사에서 전화와 문자가 온다. 물론, 나는 지금 쓰고 있는 보험사를 계속 이용할 생각이다. 바꿀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충성심이 강해서라기보다는, 다른 보험사가 더 매력적이거나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보험사들이 제시하는 혜택들이 궁금해졌다. 하지만 정보가 너무 많아서 무엇이 중요한지 알기 힘들었다. 그래서 나는 TV 광고를 보기로 했다. 짧은 광고 속에는 소비자가 매력을 느낄만한 핵심적인 내용만 압축돼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눈에 띄는 네 개의 보험사의 광고 카피를 비교해봤다.

(광고 카피 A, B, C, D)


프레젠테이션1.jpg


개인적으로 C사의 광고 카피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아무리 상품이 좋아도 보험사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상품에 관심을 가지기 힘들다. 그래서 C사의 카피 중 ‘보험을 넘어 보탬’이라는 문구는 보험사가 보험을 바라보는 태도를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가장 호감이 갔다. 상대적으로 다른 카피들은 브랜드 이름을 내세우거나, 보험의 일반적인 속성을 강조한 수준에 그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A: 하나다이렉트, B: AXA다이렉트, C: 현대해상 다이렉트, D: 삼성화재 다이렉트 착)


사실 다 별다른 관심이 없는데 그나마 C가 관심이 생길 뻔 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나는 보험사를 바꿀 생각이 여전히 없다. 다른 보험사 광고에 나오는 특장점들이나 지금 쓰고 있는 보험사의 특장점이 차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분명 더 좋은 특장점도 있겠지만 그정도로 디깅할 필요도 느끼지는 못한다.


보험은 분명 고관여 상품인데, 한 번 정착하고 나면 큰 변화가 없다면 굳이 바꾸려는 마음이 들지 않는다. 내 생돈이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가입 후에는 신기하게도 저관여 제품으로 바뀌는 것이다. 어쩌면 금융 상품 자체가 그런 특성을 지닌 것 같다. 예적금이나 퇴직연금 같은 것들도 가입 전에는 엄청난 정보를 찾아보지만, 계좌를 개설하고 나면 비교를 멈추고 그냥 맡기게 된다. 이런 행동 변화는 소비자의 심리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 것 같다. ChatGPT를 통해 이 현상의 소비 심리적 근거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선택 후 불확실성 감소: 소비자는 구매 후 더 이상 추가적인 정보나 비교를 하지 않으며 결정을 확립하려는 경향이 있다.

소비 습관화: 반복적인 사용으로 제품에 대한 집중적인 관심이 줄어들고, 제품 사용이 일상화된다.

심리적 편안함 추구: 구매 후 제품에 대해 더 이상 고민하지 않고, 편안함과 일관성을 추구하게 된다.

보상 기대: 구매 자체에서 얻은 만족감이 이후의 추가적인 관심을 줄어들게 만든다.

상호작용의 종료: 일정 수준의 만족을 얻으면 더 이상 관심을 기울이지 않게 된다.

최소화된 의사결정: 구매 후 더 이상 결정을 내리지 않고, 일상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사회적 증거 및 타인의 승인: 타인의 추천을 받은 후, 추가적인 검증이나 관심 없이 제품을 사용한다.


이처럼 특정 카테고리 내에서 소비자는 빠르게 저관여 상태로 전환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이를 다시 고관여 상태로 되돌리는 전략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겠지만, 결국 하나의 단어로 요약할 수 있었다. 바로 **‘인센티브’**다. 즉, 소비자는 어떤 보상을 제공하지 않으면 쉽게 끌려들지 않는다. 소비자가 움직이게 하려면, 결국 소비자가 ‘이득’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적절한 비용은 전문가들이 계산해야 할 문제일 것이다.


자동차 보험 만기를 앞두고, 나는 왜 보험사를 바꾸지 않으려고 하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봤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