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의 지향
잭다니엘스 싱글배럴 라인은 일반적인 잭다니엘스 no.7과는 병 자체가 다르다. 각지고 목이 긴 형태로 실루엣을 가졌기에, 잭 다니엘스 싱글 배럴 라인업을 완성하고 싶어지는 게 위스키 애호가, 특히 아메리카 위스키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하나 같은 바람일 것이다.
사실 맛이 현격하게 차이나는 것은 소위 SBBS, 잭다니엘스 싱글배럴 배럴 스트렝스를 제외하고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단지 싱글배럴 라인을 쭉 세워 놨을 때, 뿌듯함과 소박한 욕심이 전부다. 물론 최근에 10년, 14년이 새로 나왔고, 코이힐 처럼 100만원이 넘는 하이엔드 잭다니엘스도 있지만 구하기도 어렵고, 비싸기도 하다. 미국이 아니라면 대만이나 일본에서도 구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알고 있다.
3년 전에 스페인&포르투갈로 신혼여행을 갔을 때, 포르투의 리쿼샵에서 뭣도 모르고 사버린 싱글배럴 라이는 이제 와서 보니 정말 잘 샀던 것 같다. 한국에는 100프루프나 셀렉트는 구하기도 쉽고 온누리나 지자체 할인을 적용하면 10만원 미만으로 살 수 있는데, 라이 같은 경우는 찾기가 쉽지 않다. 그만큼 희소성이 높은 싱글배럴 라인 중 하나인 것이다. 사실 내가 못 찾은 것일 수도 있는데, 위스키를 매달 1~2병 씩 사는 내가 찾기 힘든 정도면 사실상 한국에서는 구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 내 결론이다. 그렇다 보니 라이를 산 것은 정말 잘한 일이다. 그렇다고 맛도 좋은가? 그렇지는 않다. 사실 내 혀가 둔감한 것도 한 몫하지만 라이라고 해서 캐릭터가 더 도드라지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뾰족하다고 표현하는데, 산뜻한 감은 있지만 잭다니엘스 같은 테네시 위스키와 결일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이미 뚜다한지 3년이 지났고, 그 말인 즉슨 에어링이 3년 됐다는 것인데, 그래서 그렇게 됐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셀렉트랑 맛 차이가 크다고 보지 않는 게 정론이다. 다만 조금 더 프리미엄한 느낌은 분명히 있다. 잭콕으로 즐길 때, 뭔가 더 좋은 위스키로 타 먹는다는 왠지 모를 자만심이 샘솟는 것이 전부다. 사실 나는 니트를 더 선호하기 때문에 잭콕은 잘 안 먹기도 하고, 잭콕 보다는 닥터페퍼에 타 먹는 것을 더 좋아한다.
사실 잭콕이 ‘정도’ 이지만, 예전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중 ‘코민스키 메소드’에서 마이클 더글라스가 레스토랑에서 항상 잭다니엘스에 닥터페퍼를 타 먹는 것을 보고 따라 먹어 봤는데, 잭콕 보다 훨씬 맛있었다. 체리의 느낌이 아메리카 위스키랑 더 잘 맞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위스키의 향과 맛이 닥터페퍼의 강한 캐릭터에 묻힌다고도 생각하지만 잭콕 자체가 위스키 본연의 매력을 반감 시키는 것도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콜라를 타냐, 닥터페퍼를 타냐는 단순히 기호의 문제일 것이다. 아무튼 나는 잭다니엘스를 닥터페퍼와 타 먹는 것을 선호하다. 아니, 무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잭다니엘스 SBBS만 남았다. 사실 내가 산 것은 구형이라 64.5%이다. 최근에 나온 신형은 62.5%라서 도수가 약간 낮아졌다. 구형을 아직 뚜따하기 전이라면, 좀 더 간직했다 드시면 좋겠다. 사실 버번류의 위스키들은 도수가 깡패인지라 높디 높은 도수는 잘 간수했다가 정말 좋을 때 따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신형 SBBS를 즐기고 싶다면, 차라리 짐머레이가 추천한 1792 풀프루프를 시도해 보는 쪽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