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향의 지향
제목은 ‘버번으로 가는 길’이지만 이제껏 테네시 위스키를 소개하고 있어 설명하기도 어려웠고 심적으로도
힘들었다. 하지만 이제 진짜 버번 위스키를 소개할 수 있어 마음이 한결 가볍다.
메이커스마크, 버팔로트레이스와 함께 버번 위스키 엔트리 삼대장인 와일드터키 시리즈를 소개하려고 한다. 그중 단연코 스테디셀러인 와일드터키 101에 대해서 내 취향을 기준으로 설명해보겠다.
사실상 와일드터키가 1대장이라고 생각한다. 도수가 가장 높기 때문이다. 메이커스 마크 47도, 버팔로트레이스 45도, 외일드터키 101 50.5도. 이 중에서 가장 바디감을 갖춘 버번이 와일드터키라고 생각한다. 메이커스 마크도, 버팔로 트레이스도 마셔봤지만 첫 모금과 목넘김이 균일하게 좋은 느낌은 아니었다. 와일드터키 대비해서 가볍고 떫은 맛도 있었고 약간은 불쾌한 우디함도 있었다. 무엇보다 끝맛이 내 취향은 아니었다.
니트로 즐기면 위스키 잔에 레그(Legs)가 줄줄 흐른다. 그걸 보면 찐한 버번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맛도 좀 진하다. 괜히 50.5도가 아니란 걸 단숨에 알 수 있다. 콜라나 닥터페퍼를 타 먹으면 더 분명하다. 우디한 향이 더 배가 되기도 한다.
이런 찐한 버번을 먹을 때는 아무 간도 안한 소고기 구이가 제격이다. 차돌박이까지는 용인 된다. 위스키 자체의 조미료를 넣은 것 마냥 찐하게 달아서 페어링 하는 안주만큼은 담백하게 육향과 육즙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소고기 구이가 딱이다. 부위는 가능하면 등심이 좋다. 너무 기름지지 않고, 너무 담백하지 않고 적당히 기름이 낀 등심이면 와일드터키 반 병까지도 가능할 것 같다.
101을 충분히 즐겼으면 이제 시선은 다음 시리즈로 향한다. 유명한 12년이 있고, 다른 의미(?)로 유명한 13년이 있다. 12년은 작년까지만 해도 트레이더스 같은 대형 마트에서 8~9만원에도 풀렸었는데, 올해 단종이 선언되면서 한국에서는 20만원을 넘게 주고 사야하는 곳도 생겼다. 다행히 아직까지 대만이나 일본에서는 저렴하게 구할 수 있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그리고 13년은 와인앤모어 재고할인 때 정말 저렴하게 구했는데, 거의 안 먹고 있다가 최근에 뚜따해서 먹었는데, 정가를 주고 샀다면 많이 후회했을 것 같다. 연식이나 가격에 비해서 맛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12년을 더 늦게 샀는데, 12년은 1/3 밖에 남지 않았고, 13년은 아직 거의 먹지를 않았다.
이렇게 연식이 높은 것들 외에 러셀 리저브 시리즈와 마스터스킵 시리즈가 있다. 러셀 리저브 10년, 싱글배럴은 흔하게 구할 수 있지만 러셀 리저브 13년, 15년은 구하기도 '하늘에 별 따기'이고, 구하더라도 가격이 살벌하다. 최근 러셀 리저브 13년 출시 소식이 들리긴 하는데, 언제 나오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기대 된다. 나오면 출혈을 감수하더라도 한 병 사고 싶다.
내가 가지고 있는 와일드터키 시리즈는 총 9가지다. 쉽게 구할 수 있는 건 거의 가지고 있고 얼마전에 마스터스킵 시리즈 중 최종버전을 구하게 됐다. 기회만 된다면 시리즈를 늘려갈 생각이지만 얼마나 걸릴 지 가늠이 되지는 않는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와일드터키 시리즈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이유는 이 시리즈를 하나씩 채울 때마다, 한 잔씩 마실 때 마다 온전히 느껴진다는 것이다. 버번이 여기서 시작 됐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