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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ypho Oct 02. 2021

#50. 베르통 협곡에 오신 것을..

101번 글쓰기

계절이 바뀌는 즈음이 되면 바람. 온도. 어떤 냄새가 풍긴다.

무더웠던 여름도 8월 말에 태풍이 지나가고 나면 한낮에도 그늘 밑 바람은 시원함을 풍긴다.

온몸이 얼어붙을 것만 같던 겨울에도 비가 한 번 오고나면 햇살을 쬐고 있으면 외투가 거추장 스러울만큼 온도가 올라오곤 한다.


아직 코로나 19가 한창이기는 하지만 뭔가가 바뀌는 낌새(?), 뉘앙스(?) 같은 것들이 느껴진다.

그래서 인지 가기 어려웠던 여행지가 다시금 더 간절해지는 것 같다.


#베르통 협곡

26살 유럽여행 길에서 웬만한 곳은 대중교통과 도로로 닿을 수 있는 곳들이었다. 도심을 중심으로 여행을 했었기 때문에 이동거리가 그리 멀지도 않았었다. 그런데 베르통 협곡은 굉장히 멀어서 차가 없으면 이동 자체가 불가능 했었다. 다행히 니스에 3박 5일을 머물면서 한국인 동행들을 만났고 그중에 차를 렌트하신 형님이 있어 베르통 협곡을 소개드리고 차를 얻어 타고 같이 갔었다.


기본적으로 프랑스의 남부지역은 지중해로 유명하지만 사실은 프랑스 남부는 협곡이 굉장히 많은 지역이라고 한다. 그중에서도 베르통 협곡은 풍경이 이국적인 것으로 유명해 프랑스 현지인들의 로컬휴양지로 유명한 지역이라고 했다. 사실 베르통 협곡만 놓고 보면 휴양시설이 밀집되어 있지는 않다. 지근한 곳들에 휴양시설이 있고 베르통 협곡에서 물놀이만을 한다고 보면 된다. 근데 물놀이라는 것이 우리내 근교 물놀이랑은 차원이 조금 다르다. 빠지 같은 물놀이랑도 다르다. 높은 절벽에서 다이빙을 하고, 카누를 타고, 바다에서 처럼 태닝을 즐기고, 모터보트를 탄다. 민물이어도 바다에서 처럼 비키니를 입는다. 그리고 언뜻보면 물도 옥빛이라서 인도양의 해변 같아 보이기도 한다.


니스에서도 2~3시간 정도 차를 타고 이동했던 기억이다. 그리 움직인 만큼 풍경은 물론 베르통 협곡에 온 로컬들과 어울려 다이빙도 하고, 헤엄도 쳤다. 렌트했던 차가 젔던 말던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어떤 한국 사람들은 평생 알지도 못할 곳인데, 시간과 돈을 들여 베르통 협곡까지 닿았는데 옥빛 물 속에 몸도 담가 보고, 로컬들과 어울려 보는 것은 여행자로서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물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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