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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훈 Mar 24. 2016

미니멀리즘은 현대의 시대정신이다

형태의 단순함을 너머 인식의 단순함으로


‘난 이렇게 복잡한 모양보다 미니멀한 디자인이 좋아’ 라든지 ‘애플 제품들은 다자인이 미니멀해서 예뻐’ 라든지 하는 말을 들어보거나 직접 해보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미니멀(minimal)하다는 말은 근래 모던함의 대표주자처럼 꽤나 긍정적인 뉘앙스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군더더기 장식이나 사족 없이 간결한 형태와 색상, 꼭 필요한 기능들로 통일성과 완결성 높게 완성된 작품이나 디자인 등에 ‘미니멀하다’ 라는 단어를 선사하는데요, 이 ‘미니멀' 이라는 말의 의미는 사실 단순한 형태를 너머 인간의 인식 측면에서 이해해야 제대로 그 의미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미니멀이라는 단어가 왜 요즘 인기를 얻고 있으며, 우리 생활 어디까지 그 영향이 미치고 있는지, 어떻게 확장해서 적용할 수 있는지 한 번 정리해보았습니다.



먼저 미니멀하다고 높이 평가되는 것들을 구경해 보실까요?

<Donald Judd 작>


<Christopher Swan 의 사진작품>
<Jonas Wagell 의 시계 디자인>


<MUJI 의 CD 플레이어>


위의 사진들에서 보면 공통적으로 단순하고 정리된 형태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명쾌함 등이 눈에 띕니다. 그래서 보통 ‘불필요한 장식 없이 기본 도형과 입체를 중심으로 통일성과 완결성 높게 구성된 간결한 결과물’을 미니멀하다고 표현하는데요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러한 방식으로 정의를 하다 보면 형태와 색상을 가능한 한 배제하고 원형, 구형, 사각형 등의 기본 도형과 단순한 색상만 남게 되어 오히려 디자인이 사라져버리는 역설적인 현상이 발생합니다. 형태를 너무 단순화해버리면 어느 순간부터는 이것이 무엇인지 인지가 잘 안된다든가 단순화되는 과정에서 오히려 디자인이 못해진다든가 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거죠. 많은 사람들이 미니멀하게 잘 표현되었다고 동의하는 결과물들을 보면 은근히 형태 자체가 아주 단순화되지 않거나 컬러나 패턴을 과감하게 사용한 것들도 많습니다. 근래 뜨고 있는 현대 미니멀리즘(minimalism) 사진작가인 Andrew B. Myers 의 작품의 예를 한 번 보겠습니다.


<Andrew B. Myers 의 사진작품>


조금 다르죠? 단순한 형태와 색상, 간결한 표현 등을 미니멀리즘의 정의로 보았을 때 다소 표현 요소가 많고 어찌 보면 복잡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만, 이 작가는 현대 미니멀리즘의 떠오르는 사진작가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미니멀이라는 것을 본질적으로 어떻게 정의해야 위의 결과물들을 망라하여 설명할 수 있고, 어떻게 접근해야 디자인이 사라져버리는 역설의 오류를 방지하고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요? 답은 형태가 아니라 인간의 ‘인식방식’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I  단순화하여 지각하는 사람의 뇌

사람이 받아들이는 정보의 90%가 시각정보라고 하니 시각을 바탕으로 설명드려 보겠습니다. 사람은 어떤 것을 보면 그 형태 그대로 인식하고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하기 편한 대로 단순화시켜서 인식합니다. 게슈탈트 법칙에도 등장하는 이 현상은 사람의 지각 능력과 기억능력에는 한계가 있는데 많은 것을 보고 판단하고 저장해야 하므로 뇌에서 자동적으로 형태나 구조 등을 단순화시켜서 기억하려 하는 경향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아래와 같은 닥스훈트 강아지 한 마리를 본다고 가정해 봅시다. 


<우리는 이 강아지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요>


강아지의 모든 시각적 정보를 동시에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형태는 원통, 머리는 원뿔형, 검정과 갈색의 구성 등으로 형태를 단순화시켜 인식한 후 디테일을 보게 됩니다. 강아지 한 마리에겐 엄청나게 많은 정보가 있죠. 얼굴에 있는 요소만 해도 자세히 따지면 수십 가지가 넘을 겁니다. 이 수많은 정보를 순간적으로 다 인지하고 기억한다면 머리에 과부하가 올지 모릅니다. 그래서 형태와 색상, 구조 등을 단순화시켜서 큰 구조부터 지각하게 되는 거죠. 이러한 인지 과정에 힌트를 얻을 수 있는 그림이 있습니다. 피카소가 습작으로 그린 동물들인데요, 여기도 강아지가 등장합니다.


<우리는 위의 강아지를 순간적으로 이렇게 인식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척 봐도 허리가 긴 닥스훈트라는 강아지인 것을 알겠지요? 피카소가 대단한 것이 그냥 한 붓 그리기로 단순하게 라인으로만 표현한 그림인데 그 동물의 가장 결정적인 특징을 캐치하여 그림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위의 강아지를 봤을 때 자기도 모르게 이렇게 단순하고 간결화된 형태로 인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이 그림을 보고 다시 '아, 그 허리긴 강아지' 하고 떠올릴 수 있는 것이지요. 여기 피카소가 놀라우리만큼 정확하게 우리 뇌의 무의식적 작용을 그림으로 표현한 습작이 있습니다. 


<소 입니다. 가장 오른쪽 그림만 봐도 소인지 알 수 있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우리 뇌가 형태를 인식하고 기억하는 방식을 놀랍도록 표현한 피카소지요.>


소인데요, 가장 오른쪽 그림만 봐도 소인지 알 수 있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우리 뇌가 형태를 인식하고 기억하는 방식을 놀랍도록 표현한 한 장의 그림입니다. 피카소는 이런 과정을 감각적으로 알고 표현할 수 있었으니 역사에 남을 최고의 화가가 될 수 있었겠죠. 이렇게 우리는 무언가를 보았을 때 무의식적 단순화 과정을 통해 뇌에서 가장 결정적인 것들만 기억합니다.



I  에너지가 가장 적게 드는 방식으로 움직이는 자연계

물론 사람마다 인식하는 순서와 방식은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 단순화 과정을 통해 큰 그림을 지각하는 것은 자연의 법칙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야 에너지를 적게 들이면서 눈에 보이는 수많은 것들을 지각하고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 ‘에너지가 가장 적게 드는 방식으로’라고 하는 것이 오늘의 키워드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몸의 기본 단위인 분자, 원자의 레벨에서도 이미 나타납니다. 


<기억 나시나요? 중학교 때 배웠던 원자 궤도와 에너지의 관계 :) >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이루어져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원자핵을 중심으로 전자는 에너지가 가장 적게 들고 안정적으로 있을 수 있는 특정 궤도를 돌고 있습니다. 이렇게 안정적으로 궤도를 돌며 유지되던 전자가 외부에서 에너지를 받으면 더 바깥쪽 궤도로 튀어 올라가서 더 먼 궤도를 돌게 됩니다. 올림픽 종목 중 무거운 해머를 달고 빙글빙글 돌려 멀리 던지는 해머 던지기 있죠? 마치 이 경기에서 원래 1m쯤 되는 줄을 2-3m로 늘려버린 꼴이 되는 겁니다. 돌리기가 훨씬 어려워지고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는 불안정한 상태가 되는 거죠. 그럼 원자는 얼른 에너지를 다시 내뿜고 전자를 원래의 안정적이고 가까운 궤도로 위치하게 합니다. 원자는 스스로 가장 에너지가 적게 드는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려고 하는 힘이 있는 것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우리가 몸을 움직일 때 각 근육과 뼈들은 그 운동을 가장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작동해서 에너지를 적게 들이면서도 가장 효과적인 방식으로 몸을 움직입니다. 뇌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언가를 기억하거나 사고할 때 가능한 가장 에너지가 적게 들어가는 방식으로 생각하고 인지하고 기억하려 합니다. 그래서 어떤 것을 보면 뇌에서는 자동으로 형태와 구조를 단순화시키는 인식 과정을 하게 되는 거죠.



I  미니멀리즘의 핵심은 뇌의 지각 단순화

자, 지금까지의 설명이 미니멀리즘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몇몇 분들은 이미 답을 아셨겠지만, 미니멀리즘이라는 것은 방금 설명드린 뇌의 '인식 사고 과정’을 단순화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형태의 단순화가 아니라 형태를 뇌에서 인식함에 있어 사고 과정을 얼마나 이미 단순화시켰느냐가 관건인 거죠. 단순한 형태는 인식의 단순화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미니멀리즘이 형태의 단순화를 의미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겁니다. 조금 어렵죠? 원과 타원의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원과 타원을 보았을 때 무의식 중에 우리 머리 속에서는 어떤 인식 과정이 일어날까요?



사람들은 원을 보는 순간 원이구나 합니다. 즉각적인 인식이 되는 거죠. 뇌 속에서 이것이 무엇인지 인식하기 위한 사고 과정과 에너지 사용이 거의 필요가 없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이 원의 위치와 주변 상황과의 관계를 파악하는 데에 뇌의 에너지가 소비된다고 할까요. 그에 비해 타원은 일단 원이구나를 인식한 후 긴 변과 짧은 변의 길이의 비율을 인지합니다. 그리고 긴 변의 방향이 어느 쪽으로 뻗어있는지 생각합니다. 물론 주변 상황과의 관계에도 방향과 비례 등 원보다 더 많은 인지 과정이 필요하고요. 타원을 지각할 때 우리는 적어도 원보다 몇 단계 이상의 사고 과정을 거칩니다. 뇌에서 그만큼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하는 거죠. 그럼 더 복잡하게 타원이 두 개 겹쳐있는 형태를 볼까요. 



두 개의 타원에 대한 각각의 인지과정과 이들이 겹쳐져 하나의 형태를 만들고 있는 상황 – 타원 사이의 각도가 얼마나 되는지, 각 타원의 크기와 비례 차이가 어떻게 되는지, 색상은 어떻게 다른지, 각 타원의 어느 부분이 겹쳐져 있는지 – 등등 수많은 인식 과정이 필요해 집니다. 상당히 단순한 형태인 타원 두 개만 해도 이렇게 많은 사고와 지각 과정이 일어나는데 위에서 언급한 강아지 등 자연물들은 어떨까요. 나무 한 그루만 보아도 뇌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인식과 지각 과정을 행하고 있을 겁니다. 이런 생각으로 주위를 한 번 둘러보면 얼마나 많은 것들이 우리의 시각에 노출되어 있는지 새삼 놀라실 겁니다. 이를 전부 하나하나 그대로 인식하면 뇌에 과부하가 걸릴 텐데요, 실제로 정신분열증은 이렇게 시지각으로 들어오는 정보가 순서와 위계 없이 동시에 인식되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뇌에서는 무의식적으로 사고 과정과 에너지 사용을 줄이기 위해 단순화시키고 구조를 만들어 인식하는 거죠.



I  여러 분야에 활용되는 미니멀리즘

미니멀하다는 것은 이러한 사고의 과정을 최소화 해 놓은 결과물을 말합니다. 단순한 형태, 정리된 구조, 명확하고 직관적인 인식, 정보에 따른 분명한 위계 차 등을 미리 생각하고 구현하여 이를 인식하는 사람의 뇌가 많은 에너지를 쓰며 노력하지 않아도 ‘보는 순간 바로 직관적으로 인식’ 되게 한 것입니다. 이를 위해 인류에게 이미 익숙한 여러 가지 기본 형태 요소나 컬러, 패턴 등을 활용하여 뇌를 편안하고 안정되게끔 합니다. 타원의 복잡함 보다는 원의 익숙함, 직사각형의 비례 인식보다는 정사각형의 뻔함, 서로 다른 형태 요소 보다는 통일된 것들의 구성 등의 방식을 구사하는 거죠. 물론 이것은 기법적인 것들이라 타원을 쓴다고 꼭 미니멀하지 않은 것은 아니고 복잡한 형태를 사용한다 해도 그것이 직관적인 인식이 가능하면 미니멀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보는 순간 인식되어야 하는 기업의 로고는 미니멀하기 마련인데요, 예를 들어 아래의 로고를 볼까요?


<adidas 오리지널 로고>


많이들 아시는 아디다스 오리지널 로고입니다. 대충 보기에는 꽃잎 세 장인가, 줄이 세 개 있구나, 파랗구나 정도로 생각되지만 사실 잘 뜯어보면 매우 철저하게 미니멀한 인식 과정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아래의 이미지를 보시죠.


<adidas 오리지널 로고의 구조>


양쪽 대칭, 같은 크기의 원을 이용한 구성, 같은 각도의 기울기, 같은 중심, 삼선 사이의 같은 간격, 원의 접점과 일치하는 삼선 줄의 중심 등 철저하게 계산되고 완벽하게 기본 도형을 중심으로 하여 자유곡선 등 사람에게 복잡한 인식 과정을 야기하는 디자인 요소를 철저히 제거하고 있습니다. 미니멀리즘 인식을 바탕으로 제작된 디자인인 거죠. 이러면 보는 순간 무의식적으로 디자인을 해석할 필요 없이 직관적으로 인식하게 되고 자체적인 완결성도 높아져 보는 사람에게 명확한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다른 샘플 로고 디자인과 비교해 볼까요. 위의 로고와 비교하여 미니멀한 인식 과정이 어떤 것인지 감을 잡을 수 있을 겁니다. 


<샘플 로고 이미지 중 하나. 인식 과정을 위 로고와 비교해 보세요>


이러한 관점에서 처음 보았던 Andrew B. Myers 작품을 다시 한 번 해석해 보겠습니다. 얼핏 보기엔 이게 왜 미니멀리즘이지 싶지만 잘 보면 많은 부분이 미니멀리즘의 철학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먼저 모든 요소의 바닥에 있는 사각형은 정사각형에 가까우며 모두 같은 크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각형 위에 놓여있는 물품들도 크기가 비슷비슷하여 각 요소들 간의 위계 차를 인식할 필요가 없이 '각각 배치되어 있음' 이라고 간단하게 인식됩니다. 각도가 틀어진 것 없이 모든 요소가 직각을 유지하고 있고 서로 매우 다른 컬러를 사용하여 각 요소의 독자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러면 각 요소 간의 관계보다는 각 요소 자체를 눈에 들어오게 만들어 여러 개의 요소들이 만들어 내는 수많은 관계들에 대한 인식의 부담을 없앨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것은 놀랍게도 사진 작품인데 그라데이션이나 부드러운 그림자 표현을 최대한 배제하고 그래픽(벡터) 이미지처럼 간결하게 표현했습니다. 미니멀리즘 작품이라 할 만하죠.


<Andrew B. Myers 의 사진작품. 다시 보니 어떠신가요>



I  정보의 과포화가 만든 미니멀리즘의 인기

그렇다면 왜 지금 사회에 미니멀리즘이 각광을 받고 인기를 얻는 것일까요? 저는 그 이유를 ‘습득하고 처리해야 하는 정보가 너무 많기 때문’ 으로봅니다. 현대인들은 이전 세대의 인류에 비해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습득하고 엄청난 효율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타자기 시절과 비교하면 지금은 워드프레스 등으로 혼자서 홈페이지를 며칠 만에 만들어 내고 있고, 인터넷 블로그 몇 번 찾아보고 이탈리아 음식, 중국 음식, 베트남 음식을 만듭니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수많은 모니터에서 수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매일매일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실시간으로 뉴스로 받아 봅니다. 이렇게 습득하는 정보의 폭이나 양이 엄청나게 늘어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교토시 도서관 소장 책의 수. 단순한 데이터지만 우리는 정보의 포화 속에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습득해야 하는 정보의 양 자체가 급격하게 늘어나다 보니 각 정보 하나하나에 많은 사고 과정과 에너지를 사용하기가 어렵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 쉽고 직관적으로 정보를 습득하길 원하고 그래서 사고 과정을 단순화해주는 미니멀리즘이 각광받게 된 것입니다. 미니멀리즘은 사회 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요구되는 필연이 된 것이죠. 따라서 미니멀하다고 인정받는 단순한 형태나 구조뿐만 아니라 복잡한 형태나 많은 요소가 들어가 있어도 각 요소들의 관계와 구조가 명확하고 직관적으로 인식될 수 있다면 어느 분야에든 이 미니멀리즘은 적용될 수 있고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겁니다.


이러한 관점으로 보았을 때 현재 어떠한 것들이 더 미니멀해질 수 있을까요? 다시 말해, 뇌에 부하를 주지 않고 직관적으로 인식하고 기억할 수 있는 방식으로 어떤 것들이 더 변할 수 있을까요? 근래에 소비자를 중심으로 한 혁신이 꾸준히 일어나고 있는 모바일이나 웹 상의 홈페이지 및 앱 등이 빠르게 미니멀해지고 있고,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의 OS 디자인도 더 미니멀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직관적인 빠른 인식이 필수적인 내비게이션 서비스 중 하나인 Tmap 의 디자인의 변화를 보면 분명 미니멀리즘을 감각적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왼쪽이 예전 버전의 Tmap, 오른쪽이 이후 버전 Tmap. 어떤 것이 미니멀 한가요>


미니멀리즘을 시각적인 단순화가 아닌 인지적 단순화와 간결함으로 정의하면 모든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게 됩니다. 법이 미니멀 해질 수 있고, 업무가 미니멀 해질 수 있을 것이고, 유통이 미니멀해질 수도 있을 겁니다. 직관적이고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지 않게 인식되고 기억될 수 있다면 어떤 분야든 미니멀해질 수 있고, 그럼 시대의 흐름에 따라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인식 과정을 줄이고 직관적인 지각과 기억을 하게 하는 방식’으로 정의하는 미니멀리즘. 디자이너를 비롯한 기획자, 경영자 등 여러분들은 이러한 관점에서 어떤 식으로 현재의 업무를 생각해볼 수 있을까요. 미니멀리즘을 무조건적으로 옹호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분명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이 경향은 상당 기간 인기를 얻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전 글인 '10분 만에 이해하는 아이폰의 디자인 철학' 의 다음 버전으로 이전 글에서 다루지 않았던 아이폰의 하드웨어가 얼마나 경악스러울 만큼 이 미니멀리즘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지, 또 그래서 어떻게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지에 대해 다뤄볼까 합니다. 분석하면 할수록 무서울 만큼 철저한 애플의 디자인 철학에 혀를 내두르게 됩니다. 그럼 다음 글을 기대해 주시고 미니멀리즘을 기반으로 한 아이폰의 디자인 철학 2 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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