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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y the Dip"전략을 아직도 실행하고 싶나요?

by 투영인


어느 한 독자분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저는 현재 주식에만 투자하고 있는데, S&P 500과 글로벌 지수에 나눠 담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 그리고 여러 하락장을 겪어오면서 제가 장이 안 좋을 때 팔지 않을 거란 걸 믿게 됐어요. 아내와 함께 좋은 수익도 얻었는데요.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하락장에서 투자할 여유자금으로 일부를 채권으로 갖고 있는 게 더 나은 전략이 아닐까요? 지금은 채권 금리도 괜찮은 수준이라 더 그런 생각이 듭니다. 다음 중 어떤 전략이 더 나을까요?"


- "자산의 10-20%를 채권으로 들고 있다가 주식이 20% 빠지면 주식으로 옮긴다"

- "자산의 10-20%를 채권으로 들고 있다가 주식이 10% 빠지면 주식으로 옮긴다"


"이런 방식이 계속 100% 주식만 보유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까요?"



이론적으로는 일리 있는 전략처럼 보입니다.


'월가에 피가 낭자할 때 매수해라'거나 '다들 두려워할 때 욕심을 내라' 같은 투자 격언들처럼 말이죠.


다만 이런 전략을 실제로 실행하는 게 걱정입니다.


과거 데이터를 보면서 이런 전략을 얼마나 자주 쓸 수 있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950년 이후 S&P 500이 최고점 대비 각각 얼마나 자주 하락했는지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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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이후 S&P 500은 약 3분의 1 정도의 시간 동안 10% 이상의 drawdown을 겪었습니다. 제가 조사한 바로는 매년 3분의 2 정도는 연중 어느 시점에서 최고점 대비 10%의 peak-to-trough 하락을 경험했습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매수 기회는 충분했던 셈이죠.


20% 하락은 그보다는 덜 발생했는데, 대략 6년에 한 번 정도 있었습니다.


지난 10년 중 6년 동안 S&P 500은 두 자릿수 하락(double-digit correction)을 겪었습니다. 그 중 두 해(2020년과 2022년)는 20% 이상 하락한 bear market이었죠.


자, 이제 포트폴리오의 20%를 bonds로 옮기고 주식 시장이 10% 하락할 때마다 매수하기로 했다고 가정해봅시다. 규칙에 기반한 접근법이라 좋지만, 두 가지 규칙이 필요합니다. 언제 살 것인가와 언제 팔 것인가입니다.


계획대로 실행하여 fixed income으로 보유한 20%를 주식이 10% 하락했을 때 매수하는 데 사용한다면 꽤 좋은 느낌일 것입니다. 주가가 하락했을 때 매수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꽤 좋은 전략이니까요.


매수는 쉬운 부분입니다. 그런데 그 다음은? 언제 다시 bonds로 돌아갈 건가요? 시장 타이밍을 잡으려면 매수와 매도 모두 맞춰야 합니다 . 두 번 다 맞춰야 하는 거죠.


문제는 correction이 정상적인 주식 시장의 일부이긴 하지만, 아주 오랫동안 correction이 일어나지 않는 시기도 있다는 겁니다. 1928년 이후 S&P 500의 10% correction 사이의 간격을 한번 살펴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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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이상 correction이 없었던 경우가 20번 이상 있었습니다. 9번의 경우에는 correction 사이의 간격이 2년이었고, 5번은 다음 correction이 오기까지 3년 이상이나 걸렸습니다. 가장 긴 기간은 1990년부터 1997년까지였는데, 무려 7년 동안 단 한 번의 correction도 없었죠!


이런 상황을 견딜 수 있을까요? 규칙을 바꾸게 될까요? 매수 기회도 없이 그 긴 시간 동안 계속 채권에 투자한 상태로 있을 수 있을까요?


팬데믹 저점 이후 S&P 500은 또 다른 두 자릿수 하락을 겪기 전까지 100%가 훨씬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bear market을 기다리는 건 더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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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r market 사이에 3년 이상의 간격이 있었던 시기가 7번이나 있었습니다. 가장 긴 기간은 무려 12년이 넘었죠!


이렇게 주식 시장이 우리의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을 때가 제가 걱정하는 시나리오입니다.


물론 양방향으로 더 많은 여지를 주는 규칙들을 추가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투자 과정을 점점 더 복잡하게 만드는 걸 선호하지 않습니다.


이런 전략은 실행하는 데 철의 의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 수 있습니다.


저는 차라리 자산 배분 비율 - 90/10, 80/20, 70/30 등 - 을 정해두고, 가끔 리밸런싱하면서 좋을 때나 나쁠 때나 그냥 꾸준히 유지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이런 방식에서도 채권은 여전히 여유자금 역할을 하지만, 그 과정에서 훨씬 덜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낙폭과대시 저가매수하라(Buy the Dip)"는 말은 좋아 보이지만, 이런 류의 전략에는 함정이 많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출처:awealthofcommonsen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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