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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영인 Nov 25. 2020

우리는 성장주로 삶을 시작하지만, 가치주로 삶을 마감한

필자가 23살이었을 때, 나는 30세까지 5억원을 모으자고 다짐했다. 당시에 내가 갖고 있던 돈은 2백만원에 불과했다. 내가 5억원을 목표로 설정한 것은 Warren Buffett이 30세에 10억원을 모았다는 책을 읽고 나서였다. 주목할 점은 Buffett이 10억원을 모은 시점은 1960년이었다. 현재가치로 환산하면 100억원에 해당된다. 나는 Buffett이 아니었기 때문에, 목표를 절반으로 정했고 인플레이션 역시 고려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주에 내 나이가 31이 되었다. 그렇지만 내가 모은 돈은 5억원이 되지 않는다. 한참 못미친다.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적다. 하지만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영화 분노의 질주(The Fast and the Furious)에서 Vin Diesel의 역할을 했던 Dominic Toretto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 나는 1인치 차이로 이겼든 1마일 차이로 이기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긴건 이긴 것이기 때문이다. "



마찬가지로 1자리수 손실을 보았든, 6자리 손실을 보았든간에 손실은 손실이다.  이러한 "손실"을 특히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강세장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S&P500지수를 탓하는 것이 아니다오직 내 자신의 행동에서 비롯된 것이다. 


어디서 잘못된 것일까? 아마 노력이 부족해서만은 아닐 것이다. 나는 8년 넘게 정규직으로 일했고 현재까지 4년 연속 1주일에 10시간을 블로그 운용에 매달렸다. 올해까지 실질적으로 본 블로그을 돈벌이에 연계가지는 않았지만, 처음부터 돈벌이와 연결시켰다 하더라도 여전히 목표금액에 턱없이 부족했을 것이다.


또한 나는 나의 지출습관을 탓할 수도 없다. 비록 내가 여행과 외식을 자주 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이러한 지출이 부족한 부분을 메울만큼 충분한 원인은 아니었을 것이다.


아마 이쯤에서 여러분은 내가 왜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는지를 알수 있을 것이다. 초기에 더 좋은 의사결정을 했어야 했다.


내 주변의 많은 친구들이 대형 기술관련기업(Facebook, Amazon, Uber 등)에 입사해서 많은 이익을 보았지만, 나는 수년간 동일한 컨설팅 회사에서 적절한 급여를 받고 일만 했다. 나는 내가 너무 늦게 시작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현재 많은 친구들은 대형 기술관련 기업의 주가가 상승해서 이로 인한 스탁 옵션을 행사한 이후 10억이상을 벌었다. 이와 관련해서 2017년말에 Bitcoin의 광풍에 관한 New York Times사의 기사를 떠올렸다:



그렇다. 내 친구들이 운이 좋았다(일부는 사실이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나는 이것이 실천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나는 대형 기술관련주에 투자할 수 있는 많은 기회들을 잡을 수 있었지만, 이를 모두 거부했던 것이다. 그리고 많은 대형 기술기업에서 일하고 싶었지만, 28세이전에는 이들 기업의 리스크를 안고 싶어하지 않았다. 초기에 경력관련 리스크를 회피한 것은 나중에 두고두고 잘못된 의사결정이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표현이 귀에 거슬리게 들리겠지만, 나는 내가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내 자신을 학대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지금 나는 내가 자라면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게다가, 나는 내가 대형 기술기업에 입사했더라면 지금 이러한 블로그를 운용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그래서 그런 것이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내가 5억원이란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어떤 의미있는 방식으로 내 삶을 바꾸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일반적으로 부는 대부분 10단위로 배증한다. 그렇기 때문에 천만원에서 1억원이 된 사람은 2억원에서 3억원으로 재산을 불린 사람보다 삶에 더 큰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따라서 내가 내일 5억원을 달성한다고 해서 삶에 큰 변화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많은 미국 가정들이 먹고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동안 재정적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것에 대해 불평할 때 나는 이것이 어리석은 생각인가를 이해한다. 그러나 이전에 여러차례 밝혔듯이, 부(wealth)는 절대적인 게임이 아니라 상대적인 게임이다. 좋든 나쁘든간에, 나는 내 자신을 내자신의 목표와 내 또래의 사람들과 상대적인 비교를 할 것이다 나는 이런식이 아니었으면 하지만 그렇게 된다. 여러분들은 이러한 생각에 반대할 수 있지만, 다수의 학술논문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보자. Jonathan Rauch가 작성한 "The hapiness Curve"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행복은 20대후반에서 부터 감소해서, 50대에 저점을 찍고, 이후 부터 다시 상승한다고 한다. 점선으로 표시하면,  행복곡선 U자형처럼 보인다. 

 Northwestern University의 경제학자인 Hannes Schwandt의 실증연구에서 이를 시각적으로 볼 수 있다. 그는 나이별로 향후 5년간의 예상 삶의 만족도와 동일한 나이의 실질 삶의 만족도를 점으로 표시했다:


 "현재"삶의 만족도가 25~70세 사이에서  유명한 행복 U자형 곡선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에 주목해보자. 

그런데 왜 삶의 만족도가 20대후반부터 낮아지기 시작하는 것일까? 왜냐하면, 나이가 들 수록, 사람들의 삶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 Rauch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 젊은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자신의 미래 삶의 만족도를 과대평가한다. 그들은 북향에 살면서도 매일 햇빛이 오래 비치도록 기대하는 것처럼, 엄청난 예측 오류를 범한다. 20대의 젊은이들은 자신의 미래 삶의 만족도를 평균 10%정도 과대평가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과도한 낙관론은 사라진다. 사람들은 우울해하지 않는다. 그들은 점차 현실적이 되어간다.

50대에 어떤 모습인지를 살펴보자. U자형 곡선이 위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꽃다운 20대에는, 매년 실망과 후회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놀랄만한 즐거움이 찾아온다."


 이러한 연구는 내가 23살 때 스스로 세운 대담한 재정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것에 대해 내가 다소 실망했던 이유를 설명해준다. 그러나, 이는 내가 애초에 왜 그러한 목표에 도달하지 못할 것 같았는지(즉, 그것은 아마도 너무 낙관적이었다)도 설명해 준다.

당신은 당신의 삶에서도 이와 같은 패턴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당신은 젊었을 때 오히려 나중에 실망할 수 있는 너무 높은 기대치를 설정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연구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이것은 완전히 정상적인 것이다. 또한 정상적인 것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놀라운 즐거움이 당신에게 추가적인 행복을 제공할 정도로 당신의 기대치를 낮추는 것이다. 즉, 우리는 성장주로 삶을 시작하지만 가치주로 삶을 마감한다.

젊음(성장)에 대한 높은 기대는 결국 나이(가치)가 들어가면서 기대치가 낮아지고 놀라운 반전으로 대체된다. 물론 이것은 평균에 불과하다. 모든 사람의 삶은 자기 자신의 삶의 굴곡에 따라 다르다. 다른 많은 사람들과 같은 삶의 경로를 택할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나 자신에 대한 기대치는 대체로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져 왔기 때문에 이러한 경로를 택하지 않을 것이다. 나의 초기 재정적인 목표 가운데 하나도 충족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좌절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앞으로 더 많은 날들이 있고, 따라서 앞으로 나아갈 기회가 더 많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본 연구에서는 내가 높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한다. 하지만, 때때로, 여러분은 항상 연구논문에 귀 기울일 필요는 없다. 

<출처:ofdollarsandd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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