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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미국의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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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이킴 Dec 30. 2021

일리노이 (Illinois: IL)

(미국의 주: 26)

켄터키 주에서 오대호 방향의 북쪽으로 세 개의 주가 경계를 맞대고 있는데 왼쪽부터 일리노이, 인디애나 그리고 오하이오 주입니다. 그 유명한 시카고를 품고 있는 일리노이 주는 천 3백만 명 정도의 주민으로 미국에서 여섯 번째로 인구가 많은 주입니다. 10년 전의 인구조사에서는 캘리포니아, 텍사스, 플로리다 그리고 뉴욕에 이어서 5위였는데, 2020년에 펜실베이니아에게 몇십만 명 차이로 밀려서 6위로 내려앉았습니다.


주의 인구로 따지면 그렇지만, 시카고를 놓고 보면 미국에서 3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입니다. 2020년 인구조사에서 뉴욕이 8백8십만 명으로 1위, LA가 3백9십만 명으로 2위, 그리고 3위가 2백7십만 명의 시카고입니다. 인구가 생각하는 것보다 좀 적은 것은 정확하게 그 도시의 경계 내에서의 인구만 따져서 그런 겁니다. 그 도시 주변의 인구까지를 포함하는 메트로폴리탄(Metropolitan)으로 확장하면 뉴욕 주변은 2천만 명, LA 주변은 천 3백만 명 그리고 시카고 주변은 여전히 3위로 9백6십만 명 정도의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습니다. 대도시 권역의 인구를 보면 약간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는 게, 예를 들어서 뉴욕 주의 인구가 2천만 정도인데 뉴욕 대도시 권역 인구가 2천만이라고 하면 말이 안 되잖아요? 그건, 대도시 권역 인구를 측정할 때 사용하는 기준은 주의 경계가 아니고, 인구 5만 명이 넘은 카운티의 50% 이상의 인구가 중심 도시 지역에 모여 살고, 이를 중심으로 같은 경제/사회적 생활권을 공유하는 연속되는 지역에 있으면 얘들을 하나로 묶는 거라서 주 경계를 넘어가기도 해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뉴욕 메트로폴리탄 지역의 인구에는 뉴욕, 뉴저지 그리고 코네티컷의 도시들과 주변 카운티들이 포함되어서 그렇게 많은 인구가 나오는 겁니다.


일리노이 주는 나무에 달린 포도송이처럼 생겼는데, 시카고 메트로폴리탄 지역은 그중에서 미시간 호(Lake Michigan)에 접한 북동쪽 귀퉁이에 있습니다. 시카고가 들어있는 쿡 카운티를 포함해서 일리노이 주의 카운티들, 그리고 일리노이 위에 있는 위스콘신 주의 두 개 카운티, 그리고 오른쪽의 인디애나 주의 두 개 카운티를 포함한 지역의 인구를 합친 것이라서 그렇게 많은 사람이 살고 있는 것입니다. 이 지역을 애칭으로 시카고랜드(Chicagoland)라고 한답니다.


시카고를 제외한 일리노이 주의 나머지 지역은, 북쪽과 중앙에 펼쳐져있는 거대한 농장 지대와, 남쪽의 석탄, 목재, 석유 등의 천연자원이 나오는 지역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일리노이는 옥수수, 콩, 돼지, 소, 닭 등이 유명한데, 콩이나 옥수수가 아이오와에 이어서 미국 내 2위를 차지하는 정도의 생산량이라고 합니다. 덕분에 미국 내 에탄올 생산량도, 아이오와의 절반 정도지만 2위인 네브래스카와 근소한 차이로 3위의 생산량을 보여줍니다. 지난번 아이오와 편에서 에탄올의 정치적인 의미에 대해서 웨스트 윙에서의 에피소드를 예를 들어서 설명드린 적이 있지만, 이곳 출신인 오바마 대통령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대체 에너지로서의 에탄올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었었죠.


일리노이는 제조업으로도 유명해서, 제조업 생산성 기준으로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그리고 오하이오에 이어서 4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화학, 기계, 식품, 섬유 등이 유명하다고 하네요. 하지만 일리노이 하면 역시 교통의 요지로 유명합니다. 시카고 항은 절대적인 물동량에서는 다른 거대한 항구에 비해서 미국 내 40위권 정도이지만, 그래도 대서양에서 오대호를 통해서 중서부로 이동하는 물동량, 그리고 아래쪽 미시시피 강을 통해서 멕시코 만으로 내려가는 물류의 중요한 허브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선박을 통한 물류뿐만 아니라 시카고는 전통적으로 철도를 통한 화물 및 승객 운송의 허브이기도 했습니다. 옛날 미국의 철도 지도를 봐도 모든 철도의 노선이 거쳐가는 지역이고, 지금도 여전히 시카고는 암트랙(Amtrak)의 허브 역할을 합니다.


시카고의 오헤어(O’Hare) 국제공항(ORD)은 전 세계에서 가장 바쁜 공항 가운데 하나입니다. 정확하게는 1963년에서 1998년까지는 전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공항이었고, 2018년 기준으로 8천3백만 명의 승객이 이용함으로써 전 세계에서 6번째로 바쁜 공항이었습니다. 국내선이 워낙 많아서 운행 편수로 따지면, 하루 평균 2,500편이 넘는 항공기가 들락거려서 아직도 전 세계에서 가장 바쁜 공항이라고 하죠. 아메리카 항공과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허브 공항이기도 합니다.


넷플릭스에서 최근에 뜨고 있는 “Unforgivable”에서 산드라 블록의 농익은 연기를 볼 수 있습니다만, 역시 산드라 블록 하면 로맨틱 코미디에서의 귀여운 모습이 생각나는데요, 좀 오래된 영화이지만 1995년작 당신이 잠든 사이에(While you were sleeping)에서 그 당시 시카고의 모습과 함께 산드라 블록의 전성기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All That Jazz”라는 노래로 유명한 뮤지컬 시카고를 영화화해서 1920년대 시카고의 쇼 비즈니스 세계를 그림으로써 2002년 아카데미 작품상, 여우조연상(캐서린 제타존스), 미술상, 의상상, 편집상 그리고 음향효과상을 수상한 뮤지컬 영화 시카고도 있고요.


시카고 대학은 전 세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순위에서 1등을 자랑하고, 다른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도 유명한 성과를 내는 명문 대학입니다. U.S. News and World Report에서 2022년 기준 미국 내 학부 순위에서 스탠퍼드와 함께 공동 6위를 차지했습니다. 참고로 그 위에는 프린스턴(1등), 하버트, 컬럼비아, MIT (공동 2등) 그리고 예일 대학교가 있습니다. 


시카고 기준으로 매우 분명한 사계절의 기후를 보여서, 여름에는 습하고 더운 날씨로 30도가 넘는 기후가 계속되고, 겨울에는 평균 영하 7도까지 떨어지는 추운 날씨라고 하네요. 한인 인구는 2020년 조사 기준으로 7만 명이 넘어서, 캘리포니아, 뉴욕, 뉴저지, 텍사스, 워싱턴 그리고 버지니아에 이어서 7번째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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