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 35)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한 칸 위로 올라오면 노스캐롤라이나가 나옵니다. 길쭉하게 생긴 테네시와 서쪽으로 주 경계를 마주하고 있는데, 노스캐롤라이나 역시 좀 찌그러지기는 했지만 좌우로 길쭉하게 생겼습니다. 좌우로 500마일 (800킬로미터), 위아래로 180마일 (300킬로미터) 정도의 모양을 갖고 있고, 전체 면적은 14만 제곱킬로미터 정도로 우리나라보다 40% 정도 더 큰 셈입니다. 인구는 2020년 조사에서 천만명 정도로 나왔는데, 다른 편에서 이야기했듯이, 미국에서 인구 천만명이 넘는 주들 가운데, 미시간 주와 더불어 천만명 살짝 넘는 인구로 인구 순위 9등을 차지했습니다. 백인이 인구의 60%, 흑인이 20% 정도를 이루고 있습니다.
1629년 찰스 1세가 식민지의 북위 36도에서 31도까지의 땅을 “Carolana”라고 이름 짓고 로버트 히스 경에게 하사한 것이 이 지역의 기원이 됩니다. 북쪽으로는 버지니아 식민지와 경계를 이루고 남쪽으로는 플로리다의 스페인 식민지와의 경계를 이루는 등 캐롤라이나 지역의 경계는 수십 년에 걸쳐 확장과 변경을 거듭하게 됩니다. 그 당시 캐롤라이나 지역은 테네시와 조지아, 앨라배마와 미시시피 그리고 플로리다의 일부를 포함하는 거대한 땅이었습니다.
땅이 너무 크다 보니 1691년에 캐롤라이나 기초 헌법(Fundamental Constitutions of Carolina)을 제정하면서, 캐롤라이나 전체를 총괄하는 총독(Governor) 외에 북쪽 절반을 감독하는 부총독(Deputy Governor)을 지명하게 된 것이 노스캐롤라이나와 사우스캐롤라이나가 분리되는 계기가 됩니다. 교통도 불편해서 왔다 갔다 하기도 힘들고, 북쪽과 남쪽의 문화도 서로 다른 것도 원인이었습니다. 1712년에 공식적으로 노스캐롤라이나와 사우스캐롤라이나가 분리되었고, 당시에 자원이 더 풍부하다고 여겨지던 사우스캐롤라이나부터, 땅을 하사 받은 귀족들에게서 영국 왕실로 소유권이 이전되고, 1729년에 대부분의 귀족들이 당시 영국의 왕이던 조지 2세에게 노스캐롤라이나의 소유권을 넘기면서 정식으로 영국 왕실의 통치를 받는 식민지가 되었습니다.
2020년 GDP가 600억 달러로, 경제 규모로 보면 대략 미국에서 10위권 정도의 주입니다. 이를 전체 인구로 나누면 인당 GDP가 나오는데 대략 5만 7천 불 정도가 됩니다. 50개 주와 워싱턴 DC를 포함한 51개 지역 가운데 32위권입니다. 같은 조사에서 인당 GDP 4만 8천 불 정도로 밑에서 여섯 번째를 차지한 사우스캐롤라이나보다는 좀 낫지만 인구 대비 그렇게 돈을 많이 버는 주는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농업과 목축업이 주 산업인데, 주요 산물은 담배, 돼지, 칠면조, 우유, 고구마, 대두 정도가 유명하다고 합니다. 17세기와 18세기까지만 해도 목화나 쌀농사를 짓던 버지니아나 사우스캐롤라이나에 비해서, 토양의 조건이나 대서양에 면한 기후 조건 때문에 대규모 작물 재배에 불리했던 노스캐롤라이나의 경제 규모가 훨씬 작았다고 하죠. 그러다가 19세기 중반에 담배 농사가 시작되면서 상황이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한 노예가 담뱃잎을 건조하다가 장작불이 꺼지는 바람에 숮불로 바꿨는데, 강력한 화력 덕분에 담뱃잎이 밝은 노란색으로 건조가 되는 것을 발견했고, 이런 식으로 빠르게 건조한 담뱃잎이 시장에서 잘 팔리게 되면서 노스캐롤라이나가 미국 담배 산업의 중심이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죠.
건강에 대한 염려로 흡연 인구가 줄면서 노스캐롤라이나의 경제도 좀 더 다양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담배 산업이 경제의 주요 부분이라고 합니다. 그 외에 섬유 산업이나 금융 서비스, 그리고 제조업이 발달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제조업 기반과 지역의 지원에 힘입어서 자동차 부품 관련 회사들도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주의 최대 도시는 샬럿(Charlotte)으로 87만 명정도의 연구가 살고 있습니다. 미국 전체에서 16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이고, 남동부 지역에서는 플로리다의 잭슨빌에 이이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입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의 본부, 그리고 웰스 파고의 동부 본부를 비롯해서 많은 금융 회사들이 자리 잡고 있어서, 뉴욕시에 이어서 미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은행 기관들이 모여있습니다. 또한 미국에서 유일한 포뮬러 원팀인 Haas F1이 이곳에 있고, 그 외에도 나스카(NASCAR) 관련 회사와 경주 팀, 직원들 및 드라이버들이 근처에 모여있는 미국 모터스포츠의 중심지이기도 합니다.
노스캐롤라이나 제2의 도시이자 주도인 랠리(Raleigh)에는 47만 명의 인구가 살고 있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North Carolina State University)가 이곳에 있으며, 더럼(Durham), 채펄힐(Chapel hill)과 함께 연구 삼각지대(Research Triangle)를 이루고 있습니다. 해양성 기후를 보이는 대서양 연안 지역은 대체로 따뜻한 겨울을 보여주는데, 주요 도시의 1월 최저 기온이 거의 화씨 30도 (섭씨 0도)를 넘고, 여름에는 90도 가까이까지 오른다고 합니다.
한인 인구는 3만 6천 명 정도 된다는 기사가 있더군요. 랠리를 포함한 연구 집중 지역(Triangle)에 한인 인구가 꽤 있고, H Mart도 있다고 합니다. 샬롯에도 한국 사람들이 꽤 살고 있는 것 같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