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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이킴 Jan 02. 2021

맥모닝 메뉴 연구

이제는 별 쓸데없는 소재로 글을...

가끔 아침에 일어나면, 동네 맥도널드의 드라이브 스루 (Drive Thru: 차에서 내리지 않고, 주문해서 계산하고 음식을 받아가는 방식)에서 맥모닝 세트를 시켜서 먹곤 합니다. 보통은 드라이브 스루 라인을 타고 매장에 진입을 하면 메뉴판이 옆에 있습니다. 그 메뉴판에 달린 스피커에서 직원이 무엇을 주문할 것이냐고 물어보면 메뉴를 보면서 먹고 싶은 맥모닝 세트를 주문하는 방식이지요.


어제는 특이하게도, 드라이브 스루로 진입을 했는데, 메뉴판까지 가기 전에 입구에 직원이 태블릿을 들고 나와있는 것입니다. 전혀 예상치 않다가 갑자기 직원을 만나서 깜짝 놀랐지만, 얼른 갖고 간 마스크를 착용하고 차의 창문을 내렸습니다. 무엇을 주문하겠냐고 묻길래 맥모닝을 주문하고 싶은데 무엇 무엇이 있냐고 물어보고, 겨우 겨우 대충 몇 가지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주문을 하고, 계산 후에 음식을 받아서 나왔습니다. 인앤아웃처럼 유명한 햄버거 체인에 드라이브 스루로 차량이 몰리면, 주변 교통의 흐름에 영향을 줄 정도라서, 그런 경우엔 직원들이 바깥으로 나와서 미리미리 주문을 받음으로써, 주문에 따라 햄버거를 만들고, 고객이 차량의 흐름에 따라서 계산을 마치고 자기 차례가 됐을 때, 기다리는 시간 없이 바로 주문한 햄버거를 받아서 떠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어제 아침에 맥도널드의 경우엔, 그렇게 사람이 많지도 않았는데 직원이 드라이브 스루 라인에 나와서 미리 주문을 받는 것이 좀 신기했네요.


뭐 그건 그거고, 어제 상황을 겪으면서, 제가 의외로 맥도널드의 맥모닝 메뉴를 잘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다른 햄버거 체인의 메뉴도 잘 모르지만, 보통은 1번 세트메뉴나, 좋아하는 치킨 버거 세트메뉴, 그리고 인앤아웃의 경우 늘 먹는 더블더블 세트 정도로 편하게 시키는데요, 맥모닝은 그렇게 딱히 매우 즐겨 먹지도 않고, 메뉴도 일반 햄버거 메뉴와 좀 달라서, 이렇게 메뉴를 보지 않고 주문을 하는 상황이 오자, 저의 무심함이 빛을 발하는 상황이 된 거죠. 그래서 맥모닝 메뉴를 좀 공부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문득 오늘 아침에 들었습니다.   ^^;


일단은 빵의 종류가 일반 햄버거에 비해서 좀 다릅니다. 제가 주로 먹는 것은 에그 맥머핀(Egg McMuffin)인데, 잉글리시 머핀을 구워서 베이컨 하고 치즈 그리고 계란을 얹는 것입니다. 소시지 맥머핀도 있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길쭉한 소시지가 아니고, 햄버거 패티처럼 납작하게 만든 소시지인데, 저는 별로 입맛에 맞지 않아서 그렇게 좋아하지 않습니다.


가끔은 비스킷을 먹기도 합니다. 비스킷도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과자 같은 비스킷이 아니고 빵처럼 통통하고 좀 약간 뻑뻑한 맛이 나는 종류입니다. 베이컨, 에그 & 치즈 비스킷을 시키는데, 들어간 내용물은 맥머핀과 비슷한데, 310 칼로리인 에그 맥머핀에 비해서 이 녀석은 460 칼로리라고 나옵니다. 제 생각에는 비스킷이 아주 빵빵하고 느끼한 것이, 버터가 엄청 들어가서 이렇게 고 칼로리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 글을 쓰기 위해서 맥도널드 홈페이지에서 맥모닝 메뉴를 유심히 들여다보니, 두 가지 종류의 빵이 더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맥 그리들 (McGriddles)이라고 하는데, 사진으로 봐서는 좀 두꺼운 팬케익같이 생겼고, 검색을 해보니 그리들이라는 빵은 팬케익과 같은 것이라고 하는데, 하여튼 맥모닝 메뉴의 사진에서는 팬케익보다는 훨씬 두껍게 생겼습니다. 두 번째는, 베이글도 메뉴에 있더군요. 베이컨, 에그 & 치즈 베이글이라고, 무려 590 칼로리를 자랑하는, 하나 먹으면 아주 빵빵할 것 같은 녀석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저는 우리 동네 맥도널드에서 그리들과 베이글 메뉴를 본 기억이 없을까요? 제가 워낙 무심해서, 그냥 메뉴판 제일 위의 1번에서 3번 자리만 보는 습관 때문에 놓쳤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식당의 표준화가 이런 햄버거 프랜차이즈의 성공 비결이라고 볼 때, 어떤 특정 지점의 메뉴만 다를 것 같지는 않거든요. 토요일 아침 6시에 이 글을 쓰고 있는데, 요새 보통 6시 50분 정도면 해가 뜨니까, 해가 뜨고 나면 슬슬 나서서 확인을 해 보고, 메뉴에 있으면 한번 시켜볼 생각입니다. 근데 그때까지 마누라님과 아드님께서 기상을 안 하시면 저 혼자 두 개를 꾸역꾸역 먹어야 한다는 것이 함정...   ^^;


저는 사실 맥모닝 메뉴에서 핫케익을 제일 좋아합니다. 손바닥 절반 정도 되는 사이즈의 핫케익을 세 조각 주는 걸로 기억하는데, 넉넉하게 주는 메이플 시럽도 맛있지만, 같이 주는 짭짤한 버터를 살짝 발라서 시럽 듬뿍 뿌려서 먹으면 아주 달달한 것이, 아침부터 당이 확 올라오면서, 세트 메뉴에 같이 시킨 라지 사이즈 커피와 참으로 잘 어울리는 콤비라고 하겠습니다. 아래의 그림처럼 소시지와 같이 주문할 수도 있지만, 말씀드렸다시피 소시지가 제 입맛에 잘 안 맞아서 저는 팬케익만 먹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물론 팬케익만 먹어도 아주 빵빵하게 580칼로리를 자랑합니다. 그리고 세트 메뉴를 시키면, 손가락 세 마디 정도 되는 해시 브라운을 별도의 종이 봉다리에 넣어서 끼워주는데, 이것도 별미입니다. 특히, 입이 짧은 제 입장에서, 일반적인 햄버거 세트 메뉴에 있는 해시브라운은 한 번도 다 먹어본 경우가 없을 정도로 느끼하고 크기도 부담스러운데, 맥모닝 해시브라운은 과하지 않아서 딱 좋습니다.


맥모닝 사러 가면, 아드님이 좋아라 하는 오레오 맛 맥플러리도 사 오는데, 아침 7시에 가서 맥플러리 주문하면 자기들끼리 한참 쑥덕 쑥덕하면서 아이스크림이 준비가 됐는지 의논을 해서 좀 민망할 때도 있습니다만, 아침에 일찍 깨우기가 거의 이사할 때 피아노 옮기는 것 같은 난이도의 우리 아드님을 1분 만에 벌떡 일어나게 해 주는 효자 식품이라,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상 난데없이 화창(할 것으로 예상되는) 1월의 첫 토요일 아침에 맥모닝 메뉴 연구를 해 봤습니다. 좀 생뚱맞기는 합니다만, 반면에, 제가 여태까지 브런치에 올렸던 글 가운데 서비스 이름에 가장 잘 어울리는 글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근데 글 다 쓰고 나니 갑자기 허기가 몰려옵니다. 이따가 해 뜰 때까지 버텨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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