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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미국의 주

사우스 다코타 (South Dakota:SD)

(미국의 주: 16)

by 타이킴

미국 중서부 프런티어 스트립의 가장 위에 있는 주가 사우스와 노스 다코타입니다. 1889년 11월 2일 사우스와 노스 다코타가 동시에 연방에 가입했는데, 같은 날 연방에 가입한 유일한 주들이라고 합니다. 그 문서에 사인한 대통령이 벤자민 해리슨 (Benjamin Harrison) 대통령인데, 둘 중에 누가 먼저 가입한 건지를 무작위로 정하기 위해서 두 개의 문서를 막 섞은 다음에 아무거나 먼저 나오는 것을 사인했다고 합니다. 근데 그때 위에 나온 것이 노스 다코타였나 봅니다. 그래서 노스가 39번째, 사우스 다코타가 40번째로 연방에 가입한 주가 되었다죠.


연방에 가입한 순서가 뭐 대단한 의미가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인구도 그리 많지 않았던 다코타 준주를 일부러 두 개로 나누어서 연방에 가입시킨 것은, 친 공화당 성향이 강한 지역인 이곳의 상원과 하원 의석수를 늘리기 위한 작전이었다고 하죠. 잘 아시다시피, 연방의 상원은 각 주에서 인구와 상관없이 공평하게 2명씩 나오잖아요? 그러니까 주를 두 개로 나눠서 가입시키면 연방의 운영 방향에 대해서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상원에 2명의 공화당 의석이 더 생기는 것이죠. 그리고 의도한 대로 사우스와 노스 다코타 모두 공화당이 꽉 잡고 있는 주들이 되었지요.


사우스 다코타는 약 20만 제곱킬로미터의 면적으로 대한민국의 딱 두배가 되는 크기에 90만 명도 안 되는 사람이 사는 한적한 주입니다. 면적으로 미국의 50개 주 가운데 17번째이지만 인구 숫자와 밀도는 밑에서 5번째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크고 긴 강인 미주리강이 주의 한가운데를 관통하고 있어서 자기들끼리 웨스트 리버와 이스트 리버, 즉 우리말로 강서와 강동 구역으로 부른다고 하는데, 이 두 지역이 지리적으로, 사회적으로, 그리고 정치적으로 성향이 다르다고 하네요. 동쪽은 비도 상대적으로 많이 오고 저지대라서 비옥한 토양을 갖고 있는 반면에 서쪽은 좀 더 건조하고 거친 자연환경을 보여주고, 남서쪽의 블랙 힐스는 와이오밍까지 이어지는 1만 6천 제곱킬로미터의 산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블랙 힐스에 그 유명한 러시모어 국립공원 (Mount Rushmore National Memorial)이 있지요. 작년에 트럼프 대통령이 독립 기념일 불꽃놀이를 벌여서 논란이 된 곳이기도 합니다만 워낙 특징적인 관광지로 사우스 다코타주의 관광 수입에 큰 역할을 한다고 하죠. John Gutzon de la Mothe Borglum이라는 긴 이름을 갖고 있는 조각가의 감독하에 1927년에서 1941년 사이에 18미터 크기로 조지 워싱턴, 토마스 제퍼슨, 티어도어 루스벨트 그리고 애브라함 링컨 대통령의 두상을 조각한 것입니다. 각각의 대통령은 미국의 탄생, 성장, 개발 그리고 존속을 상징한다고 하죠. 2020년 한 해에만 2백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방문을 했다고 합니다. 사우스 다코타 전체 인구의 두배가 넘는 관광객이 매년 방문하는 곳이니, 주 입장에서는 참으로 고마워할 관광 명소가 된 것이죠.


사우스 다코타의 또 다른 관광 수입이 되는 것은 매년 열리는 스터지스 모터사이클 축제 (Sturgis Motorcycle Rally)입니다. 매년 사우스 다코타의 스터지스에서 10일간 열리는 축제로 대략 50만 명의 방문객이 몰려서 8억 불 정도의 연간 매출을 올려준답니다. 우리나라 돈으로 거의 1조 원가량의 큰돈이 움직이는 이벤트이니, 아무리 코로나 아니라 코로나 할아버지가 와도 주의 입장에서는 꼭 필요한 행사가 된 거죠. 1938년에 모터사이클 경주 이벤트로 시작해서 2차 세계대전 때 휘발유가 할당제로 되었을 때를 빼고는 매년 열렸을 정도로 유서 깊은 행사입니다. 8월의 첫 금요일에 축제가 시작하는데, 올해에는 53만 명 정도가 모였다고 합니다. 워낙 사람들이 마스크도 쓰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지키지 않아서, 2020년 행사 후에 한 조사에 따르면 이 행사로 2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거라고 주장했는데 물론 사우스 다코타 주지사는, 말도 되지 않는 "소설"이라면 이 결과를 일축했었죠. 한국에서도 정확한 감염원 추적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데, 미국에서라면 뭐 거의 불가능하고, 다양한 가정을 통해서 서로 주장을 할 뿐입니다.


관광과 농업 외에 서비스 산업이 사우스 다코타 경제의 한 축을 맡고 있다고 하네요. 소매나 금융, 의료 서비스 같은 것을 말하는데, 시티뱅크가 사우스 다코타의 금융법이 은행에 유리한 점을 이유로 1981년에 전국 은행 업무를 담당하는 곳을 사우스 다코타로 옮겼다고 합니다. 그리고 여기는 개인당 주세를 가장 적게 내는 곳이라고 합니다. 개인이나 법인의 소득세, 증여세 등이 없고 세일즈 택스도 4%였다고 최근에 4.5%로 올렸답니다. 캘리포니아에서 매년 어마어마한 세금을 내는 제 입장에서는 참으로 부럽지만 그렇다고 여기에 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네요. ^^


독일계 이민자가 인구의 절반이고, 그 외에도 영국계나 스칸디나비아계 백인들이 거의 대부분이라서 인종차별 문제가 다른 주에 비해서 좀 심각하다고 합니다. 한국 식당이나 마트 같은 것도 없다고 나오네요. 주 전체 인구가 90만 명이니 한국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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