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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이킴 Dec 27. 2021

미시시피 (Mississippi: MS)

(미국의 주: 23)

루이지애나 주에서 미시시피 강을 건너 동쪽으로 가면 나오는 미시시피주는 철자가 아주 어렵습니다. 네 음절이나 되는 단어로 음절로 철자를 나누면 Mis.sis.sip.pi 이렇게 되고 세 번째 음절에 강세가 들어갑니다. 미국에서는 초 단어로 시간을 잴 때 one Mississippi, two Mississippi, three Mississippi 이렇게 초를 세기도 하는데, 그냥 1초, 2초 이렇게 하는 것은 순수하게 감각에 의지해서 1초의 시간을 짐작하는 반면에, 네 음절의 긴 단어인 미시시피를 발음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대략 1초 정도라서, 이렇게 하면 좀 더 근사치에 가깝게 초를 잴 수가 있어서 그렇게 한다고 합니다. 근데 해 보면 아시겠지만 한국 사람들이 그렇게 초를 세기에는 미시시피의 이름을 제대로 발음하기에 좀 바쁩니다.  ^^

  

북미 원주민들의 언어 가운데 하나인 오지브웨(Ojibwe) 말로 이름 붙여진 미시시피 강을 따라서 주의 이름이 정해졌는데, 위대한 강(great waters)이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미시시피 강은 지난번에도 나왔지만 북미에서 가장 긴 강으로 미네소타 주에서 발원해서 미국의 중부 지역을 북쪽에서부터 남쪽으로 가로지르며 많은 주들의 경계를 이루다가 멕시코 만으로 합류하는 강입니다.


미시시피 주는 12만 5천 제곱킬로미터의 면적으로 남한보다 25% 정도 넓고 인구는 3백만 명 정도입니다. 1817년에 20번째로 미합중국에 가입한 주이고, 남북전쟁 때 남부 연합에 가입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미국이 영국 식민지에서 독립한 후에, 노예제 문제를 놓고 이를 찬성하는 남부의 11개 주가 독립을 선언해서 스스로를 남부 연합이라고 부르면서 미합중국을 유지하던 북부와 전쟁을 벌인 것이 남북 전쟁입니다. 속어로는, 북부인을 양키(Yankee), 연방(Union, Federal)이라고 부르고 남부인은 딕시(Dixie)또는 반군(Rebel)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미시시피는 가장 최근인 2020년까지 남부 연합기가 들어간 주기를 사용해왔습니다. 남부 연합의 국기는 1863년부터 쓰인 해군기가 많이 쓰이는데, 빨간색 바탕에 파란색의 띠를 엑스자로 교차하고 그 안에 남부 연합을 구성하는 주를 상징하는 13개의 별을 넣은 모양입니다. 인종 차별의 상징으로 많은 주에서 퇴출되고 있는데, 어떤 사람들은 이것도 미국 문화의 일부라면서 지지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보수 우익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자주 애용하고, 따라서 트럼프 지지자들의 모임에서 자주 보입니다. 미시시피의 주기는, 파랑, 하양 그리고 빨강의 삼색을 가로로 배치한 바탕에 외쪽 상단에 예전 남부 연합기의 모양이 들어가 있었거든요. 주기의 디자인을 교체하는 법안이, 2001년에 주민 투표에서 부결되고, 2015년 찰스턴 총격사건 이후로 다시 부결되고, 결국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따른 흑인 인권 운동이 격화되면서 결국 주 의회를 통과해서 지금은 목련이 가운데 들어간 새로운 문양이 사용됩니다.


미시시피는 1860년에 미국에서 면화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주였으며, 주의 인구의 55%가 흑인이었다고 합니다. 1930년까지만 해도 흑인 인구가 절반을 넘었고, 2020년의 인구 조사에서도 36.4%의 인구가 흑인으로 나왔습니다. 2020년 조사의 흑인 인구 순위는, US 버진 아일랜드가 76% (8만 명)으로 1위, 워싱턴 DC가 41.4% (29만 명)으로 2위를 차지했지만 둘 다 미국의 주가 아니고, 50개 주 가운데 흑인 인구의 비율로 1등인 주는 백만 명이 넘는 흑인 인구를 갖고 있는 미시시피가 차지했습니다. 물론 전체 흑인 인구로는 3백만 명이 넘는 주들이, 조지아나 플로리다 그리고 텍사스를 비롯해서 많이 있습니다.


미시시피는 가난한 주입니다. 2020년 기준 주내 총생산이 117조 달러로 미국 50개 주에서 37위이지만 이를 인구당 GDP로 나누면 미국 전체에서 당당하게 꼴찌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20년 인구당 GDP가 4만 불이 넘지 않은 미국에서 유일한 주이기도 했습니다.  1등인 캘리포니아는 주내 총생산이 3천200백조 달러 정도이고 1인당 총생산도 8만 불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미국 내 성인 비만율 순위에서도 39.7%로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가장 낮은 비만율을 보여주는 콜로라도나 워싱턴 DC의 24% 초반대와 비교해서 15% 포인트, 그리고 35위를 차지한 캘리포니아의 30%에 비해서 거의 10% 포인트나 높은 성인 비만율을 보여줍니다. 다들 아시는 살을 빼는 딱 두 가지 방법은 식이 요법과 운동입니다. 식이 요법도 그런 면이 있지만 특히나 운동은 삶에 여유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면에서 가난한 미시시피 주에서 비만율이 높게 나오는 것은 좀 씁쓸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낙후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도박 산업을 합법화해서, 네바다와 뉴저지에 이어서 카지노 사업이 활성화된 주입니다. 2005년 전까지는 오히려 뉴저지보다 더 많은 도박 매출을 올렸는데 2005년의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피해로 걸프만에 자리 잡은 카지노들이 큰 피해를 입으면서 3위로 내려앉았습니다. 주 내에 인구 5만이 넘는 도시가 딱 3개 있는데 잭슨(Jackson: 17만), 걸프포트(Gulfport: 7만 2천) 그리고 사우스에이븐(Southaven: 5만 4천)입니다. 그런데 카지노로 유명한 곳은, 미시시피 주의 왼쪽 위 끄트머리에 아칸소 주와의 경계에 있는 튜니카 리조트(Tunica Resorts)라고 합니다. 한때 11개의 카지노가 성업 중일 때 미국에서 라스베이거스와 아틀랜틱 시티에 이어서 세 번째로 돈을 잘 버는 카지노 도시였다고 하는데 지금은 6개의 카지노가 운영 중이라고 하네요.


걸프만의 다른 주들처럼 여름에는 33도가 넘는 덥고 습한 기후이고 겨울에는 0도까지도 내려간다고 합니다. 관할 영사관인 휴스턴 총영사관이 관할하는 5개 주 가운데 가장 적은 1천5백 명정도의 한인이 있다고 하고, 한인들 자체적으로는 대략 4천 명 정도의 한국인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답니다. 한인회가 없다가 올해 3월에 처음 만들어졌다고 나오네요. 한국 교회는 몇 군데 있는데 한국 식품을 사기 위해서는 텍사스의 달라스나 조지아주의 애틀랜타까지 가야 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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