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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케터 Aug 14. 2023

스마트폰 없는 하루를 지내보다

일상의 연결에서 벗어나다


오늘 하늘이 무슨 색이었나요?


당신은 질문에 5초 안에 대답할 수 있었나요?

대답을 할 수 없었던 것은 주위에 무심할 정도로 바빴거나 혹은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것이겠죠. 혹은 오늘의 날씨가 어땠는지 돌아볼 시간도 없을 정도로 익숙하고 재미있는 것에 빠진 걸 수도 있겠죠.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정도이지만 생활을 잠식당할 정도로 가까이해서는 안 되는 존재, 바로 스마트폰.

오늘은 스마트폰 없는 하루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 해요.


매주 챙겨보는 예능이 딱 2개 있는데 그중에 나 혼자 산다가 있어요. 연예인들 중 일반인들처럼 혼자 사는 찐 모습들을 보면 공감이 되기도 하고 다양하게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면서 저렇게 살아갈 수도 있구나를 볼 수 있어서 매주마다 챙겨봐요. 이번주는 코드 쿤스트와 이장우가 나왔어요. 그중에 코쿤이 스마트폰 없는 하루를 살아가는 장면이 나오게 되는데 문득, 노트북에 예능을 켜놓고 스마트폰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이건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생각해 보니 이틀 동안 밖을 한 번도 나가보지 않았던 거예요. 심심하다 거리면서 막상 침대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고 있었죠. 그래서 마음 내킨김에 스마트폰 없는 하루를 살아 봤어요. 


스마트폰 없는 하루를 맛보기 하자면 "생각지 못한 불편함과 고독한 심심함의 연속"이었어요.

약속이 없는 일요일에 스마트폰 없는 하루를 시작했는데 집에서 책을 보다가 혹은 대화를 하다가 궁금한 것들을 바로 찾아보지 못했던 것, 요리를 하려고 레시피를 찾을 수 없어 생각나는 대로 음식을 만들었다는 것만 빼면 여느 때와 같은 하루였어요.


네, 정말 불편한 하루였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가장 불편했던 것은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느껴지는 감점이었어요.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으면 몸은 떨어져 있어도 지인, 친구들과 언제나 연결되어 있는 느낌이었지만 스마트폰이 없어지는 순간 혼자 덩그러니 남은 느낌이었달까요? 예쁜 노을이 질 때 스토리를 올리지 못하고 길 걷다 들어간 카페에서 멍하니 메뉴를 기다리는 순간 아! 내가 스마트폰을 가지고 오지 않았구나를 알 수 있었거든요.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죠. 스마트폰을 들고 있다고 해서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요.



"연결하다"의 사전적 정의는 '사물과 사물을 서로 잇거나 현상과 현상이 관계를 맺게 하다'인데요. 사물과 사물을 서로 잇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만남이 있어야 하고 현상과 현상이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현상의 공통점으로 관계를 맺게 되는 거죠.


우리는 일상에서 각자의 일상을 살아가다가 가끔 친구, 지인들과 만나 연결되고 추억이라는 공통점을 쌓아 관계를 맺게 되죠. 하지만 스마트폰을 들고 있으면 언제나 연결된다라는 마음의 안정감을 느끼게 해 주니 우리는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요? 행복한 날에도 채워지지 못하는 묘하게 허한 감정을 스마트폰이 작게나마 채워주니깐요.


스마트폰은 언제나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는 장점과 의존성을 높이고 시간 감각을 읽게 만든다는 단점을 모두 가지고 있는 명암 같은 존재죠. 하지만 명암을 어떻게 사용해서 인생이라는 그림을 그릴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어요.

사무사물과 사물을 서로 잇거나 현상과 현상이 관계를 맺게 하다. 사물과 사물을 서로 잇거나 현상과 현상이 관계를 맺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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