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건 왜 이렇게 재미없을까?
벌써 이직한 지 6개월이 다 되어 가고 2024년도 끝을 바라보고 있다.
마지막 브런치를 쓴 지도 3개월이 넘었다.
언젠가부터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모르고 살고 있다.
그나마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건, 계절이다.
땀 뻘뻘 흘리며 출근길을 걸어가던 게 엊그제 같은데, 초록빛이 가시지도 않은 잎 위에 눈이 쌓인 것을 보면 기분이 이상하다. 어느덧 쌀쌀하다 못해 코끝 손끝이 시려지는 바람도 너무 갑작스럽다.
나만 가만히 있고, 계절도 사람들도 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 같다.
매일매일이 똑같은 날의 반복이라 그런 걸까?
나는 왜 다가오는 내일이 기대되지 않고,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을까?
일도, 사람도, 책도, 유튜브도 매일 같은 것만 보는 이 상태.
지겹다. 사는 게 너무 지겹고 재미없다.
쇼펜하우어에 말처럼 인생은 고통스럽기만 한 것일까?
어쩌다 한 번 찾아오는 행복만을 기대하며 살아가기엔 내 인생이, 하루가 너무 지난하게 길다.
인생은 괴로운 거라는 걸 인정하고 살아가면 편할 텐데, 즐거운 삶을 희망하는 나에겐 너무 큰 시련이다.
"대가리꽃밭"처럼 살고 싶은데, 생각도 눈치도 의견도 의심도 많다. 단순하게 긍정적으로 살고 싶은 꿈이 나를 괴롭힌다. 난 그렇게 살 수 없다는 걸 언제 인정할까?
또 한 번 나이를 먹는 이 시점에 대체 뭘 위해 살아야 하나라는 고민을 다시 하게 된다.
이렇게 재미없고 즐겁지 않은 삶을 무엇으로 채워가야 할까? 그냥 이렇게 지속하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걸까?
사춘기가 이제야 왔나 보다.
언젠간 이 글이 오글거려지기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