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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 준 Mar 02. 2022

3. 마녀사냥 기법

숫자에 장사없다.


"내가 정확히 봤어! 저 놈이 해코지 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다니까?"
뭐라도 해야지(Do someting!)


정치의 교과서이자 성서와도 같은 Machiavelli의 군주론(君主論)은 아마 최초이자 처음으로 집단심리를 이용한 권력가의 행동원칙을 제시한 책일 것이다. 우리가 가장 많이 착각하는 것은 집단을 이끄는 사람은 영웅이자, 우리를 대표하는 리더십이 넘치는 사람이어야 하며, 거짓없이 모두를 아우르는 사람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허나 이는 명확히 틀렸음을 Machiavelli는 언급한다.


집단을 동조시키고 움직이기 위해서 Machiavelli는 "리더는 우두머리 사자처럼 결단력이 있어야 하며 천사같이 모두를 포옹하는 듯 가면을 쓰고, 그 이면에서 여우처럼 자신의 계략을 짜서 이득을 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Machiavelli의 서적을 처음 접하게 되는 독자들은 "당시 시대에는 힘들게 살았으니까 그랬겠지"라며 넘기곤 하는데, 그의 이론은 현대에도 통용되는 통렬한 군중제어 방법임을 알아야 한다.  


이는 동양에서도 언급되는 집단심리 통제론이며, 대표적으로 한비자가 저술한 '내저설()' 편의 삼인성호(三人成虎)의 이야기로 언급된다.


중국 전국시대에 임금을 섬기는 당한 방공이란 책략가가 있었다.

방공은 다른 신하들의 음해에 시달리며 간신들은 임금에게 거짓으로 '방공이 임금을 배반하려 한다'라는 말을 하였다.

임금은 이에 대하여 반신반의 하는 마음으로 그럴리 없다고 일관했으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방공을 타국의 인질로 보내기로 하였다.

이에 대해 방공은 임금에게 말을 전하였다.
“한 사람이 달려와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외치면 임금께서는 믿으시겠습니까?”
“당연히 믿지 않지.”

이에 방공이 말했다. 
“그렇다면 두 사람이 나타나서 함께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외치면 믿으시겠습니까?”
“그래도 믿지 않지.”

방공이 다시 말했습니다.
“다시 세 사람이 와서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외치면 그래도 믿지 않으시겠습니까?”
“그렇다면 믿을 수밖에 없겠지.”

이 말을 들은 방공이 말했다.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날 리가 없음은 세상 사람이 다 아는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세 사람이 한 목소리로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호랑이는 나타난 것입니다. 제가 조정을 비운 사이 저에 대해 이런저런 말을 할 사람은 셋 정도에 머물지 않을 것입니다. 모쪼록 임금께서는 잘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방공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집단동조효과의 본질을 통렬하게 꿰뚫는 말이다.


한 사람은 개인이고, 두 사람은 짝이다.

허나 세 사람부터는 그것은 집단이 된다.


집단을 통제하는 방법에 있어서 리더를 자초하지 않아도, 작은 파문이 파도가 되게 만드는 방법이 있다.

우리는 그것을 흔히 '선동'이라 표현하지만, "마녀사냥 기법"과 선동의 차이점은 '내가 집단의 책임자로 드러나느냐 마느냐?'의 여부일 것이다.


선동은 자신이 집단을 이끌며 남들을 부추겨 어떠한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다.

마녀사냥 기법은 집단이 움직이도록 원동력에 불을 붙이고 방관하는 기법이다.


예를들어 선동은 특정 인물이 잘못되었다고 집단에게 설교하며 자신이 집단의 리더로써 활동하는 것이라면, 마녀사냥 기법은 집단에게 "저 인물이 잘못된 행동을 한 것을 보았다."라고 퍼트리는 것이며 이것은 집단 내에 동조를 일으키며 파장을 일으키게 된다.

여기에서 차이점은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




좀 더 간단하게 말하겠다.


마녀사냥 기법은 속된말로 '날조를 통한 선동'을 통해 특정 인물을 음해하려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반적으로 선동의 기반이 되는 팩트가 거짓된 날조행위를 통해 만들어진 것이라면, 날조를 한 사람은 처벌을 받게 된다.

하지만 "저 사람 ~하는 사람 같은데?"와 같은 애매한 말을 꺼낸다면 타인은 거기에 대해서 추측이 아닌 사실로 변질되는 과정이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보자.


A라는 인물이 바람을 피운다는 거짓날조 행위를 통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정이 필요하다.


1. A와 관련된 집단을 찾는다.

2. 집단 속에서 "A가 최근에 애인말고 다른 사람이랑 만나는 것 같지 않느냐?"라며 확실하지 않은 사실을 언급한다.

3. 이러한 언급에 대해서 집단 내의 대화가 "A가 다른 사람을 만나느냐?"의 사실여부에 중점을 두지 않고, "A라는 사람은 바람을 피울 수 있다"의 의식흐름을 가지도록 유도한다.

4. "A라는 사람은 바람을 피울 수 있다."의 언급은 자연스레 집단 속에서 "A는 바람을 피운다." 또는 "A는 이전에도 바람을 피우고 다녔다."와 같은 이야기로 변질되도록 촉구한다.

5. A가 이 사실을 듣고 누가 이러한 거짓을 유포했는지 찾고자 할 때, "나도 건네 들은 이야기야, 다들 그런 이야기 하면서 가볍게 나누었어"라고 자신이 날조하는 것에 시작점이 아님을 밝힌다.


이렇게 집단이 쉽게 변질되는 것이냐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이미 세상에 수 많은 사이비 종교집단, 다단계 회사, 그리고 집단주의 국가까지 많은 사례들이 어떻게 집단을 속여서 이끌어내는가, 그리고 집단이 얼마나 쉽게 선동당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이것을 항상 머리속에 기억해라. 단 3명만 있다면 한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것은 일도 아니다.

한 사람을 바보로 만들 3명을 찾아라.

이것이 마녀사냥 기법의 핵심이자 전부이다.




연습


'마녀사냥 기법'의 올바른 순서는 어떻게 되는가?


A . 집단에게 날조를 통한 선동을 일으킨다.
B . 음해할 대상과 관련된 집단을 찾는다.
C . 음해할 대상을 정한다.
D . 집단에서 자신과 관련된 책임이 없음을 전적으로 내세운다.


1. C - B - D - A 

2. C - B - A - D

3. B - C - D - A

4. B - C - A -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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