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도둑처럼 찾아올 것이라 했다. 무교인 나는 내용에 대해 잘 모르지만 주님이 오시는 그런 날이라고 한다. 내 멋대로 해석하자면 뭔가 긍정적인 특별한 어느 순간이 다가올 때를 대비해 늘 준비하고 잘 지내라는 뜻 아닌가 싶다.
대충 끼워 맞추다 보면 비슷한 말들이 더 있다.
기회는 모두에게 찾아온다. 단지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준비가 된 사람만이 그때 그것을 붙잡을 수 있다고 했다.
흔히 '성공'이라 불리는 것들을 대하는 자세는 대충 일맥상통하는 개념인 모양이다. 공부를 해야 시험성적이 좋듯.
물론 예외도 있다. 처음 사본 로또가 덜컥 1등에 당첨되는 사람도 있고, 시험시간 전 10분에 한 벼락치기가 모두 문제에 나와 별 노력 없이 높은 성적을 얻기도 한다. 그 옆에서 열심히 공부한 학생이 답지를 밀려 쓰기도 하고, 모든 걸 갈아 넣어 일을 벌인 사람이 빚더미에 오르기도 한다.
참 세상 불공평하다.
사실 투정이다. 극단적인 상황만 아니면 평균이라 칭할만한 일들은 어느 정도 노력에 따라 결과가 나온다. 내가 품은 불만은 합당한 노력도 안 하고서 기적 같은 결과를 꿈꾸다 보니 나오는 불순물 같은 거다.
"젊을 때가 좋은 거다."
통달한 어르신들이 쓰시는 이 말을 지금의 내가 격하게 공감한다. 나는 이 말이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시간은 곧 가능성의 잔량이다. 젊은 그 시기는 결과를 내기보다 노력을 쌓는 시기에 가깝다. 성공, 실패의 결과조차도 그 시기엔 노력의 과정으로 치환된다. 단순히 더 많은 시간이 남아있어서일 수도 있고, 아직 큰 책임을 지기에는 이른 시기라서 일수도 있다. 일이 엎어지면 마음이야 찢어질 것 같겠지만 되돌릴 기회가 남는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부양할 가족이 생겨 1보 후퇴조차 어려운 상황이 되거나 내 의지와는 별개로 사회적으로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지금의 나는 그때의 노력이 모자랐던 결과물의 나다. 아쉬움보다 불평불만을 먼저 떠올리는 나.
하나 소름 돋는 건, 지금 이 시기조차 어느 순간이 됐을대 똑같이 아쉽게 흘려버린 순간이 될 거란 사실이다. 10년? 20년? 아니. 3~5년만 돼도 부러운 시선으로 지금을 떠올릴 거다. 그게 당장 내년이 될 수도 있다.
이 글은 모든 걸 알면서도 투정만 하고 있는 나에게 하는 투정이다.
욕심을 조금만 내려놓자. 바라는걸 당장에 결과로 바꿀 수 있는 건 로또뿐이다. 그건 바라고만 있기엔 너무 무모하잖아.
언젠가 도둑처럼 찾아올 그날을 위해 노력하자. 지금의 나는 투정쟁이로 남고, 미래의 내게 새로운 타이틀을 선물로 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