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 없는'이라는 표현이 정확하다. 어떤 일을 할 때 많은 가능성을 따져본다. 실패의 가능성을 예측하고 최대한 피해가 없는 루트를 찾는다. 하나의 답을 찾으면 또 다른 가능성을 예측한다. 시공간을 넘어 살피는 닥터스트레인지 마냥 평행우주에서 일어날 수 있을 법한 모든 일을 샅샅이 뒤져본다. 그리고 결국 포기한다.
이미 벌어진 일이 아닌 이상 100%확정된 결과는 없다. 그래서 예상한 많은 변수의 실패들을 두려워하고 지쳐 포기한다. 이보다 쓸데 없는 생각이 어디있을까. 나를 지켜줄 생각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다니...
실패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굳이 실패를 겪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 생각 때문에 애초에 도전 자체를 못한다. 무엇이 더 나은 결정일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마이너스의 위험을 넘길 수 있지만, 더 나아질 수 있는 플러스의 변화를 영원히 꿈꿀 수 없게된다.
늘 이 부분이 문제다. 처음에는 실패의 두려움에서 눈 돌리고 안정감을 느끼는데, 시간이 지나고나면 여전한 상황에 후회로 숨이 막힌다.
그때 할 걸... 지금이라도 해야하는데...
그러고는 또 두려움을 피해 슬금슬금 멀어진다.
이번만큼은 내가 몰랐던 나를 알아차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