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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가 Apr 17. 2023

고민이라는 감옥. 걱정이라는 족쇄.

어릴때부터 생각이 많은 나는 스스로에게 끝없이 질문하고 대답하고 관찰하며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려 노력했다. 때문에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안다고 생각한다. 이것 저것 해보고 싶은 건 많은데 오히려 이런 다양한 관심 때문에 끝을 보기 전에 관심이 틀어져 버리는 사람. 한마디로 일을 벌려놓고 제대로 끝을 보지 못한다. 사고만 치는 인간이라고 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게으름보다는 너무 많은 걱정 때문에 시작부터 금방 지쳐버리는 거다. 나는 이렇게 쓸데 없는 생각이 많다. 


'쓸데 없는'이라는 표현이 정확하다. 어떤 일을 할 때 많은 가능성을 따져본다. 실패의 가능성을 예측하고 최대한 피해가 없는 루트를 찾는다. 하나의 답을 찾으면 또 다른 가능성을 예측한다. 시공간을 넘어 살피는 닥터스트레인지 마냥 평행우주에서 일어날 수 있을 법한 모든 일을 샅샅이 뒤져본다. 그리고 결국 포기한다. 


 이미 벌어진 일이 아닌 이상 100%확정된 결과는 없다. 그래서 예상한 많은 변수의 실패들을 두려워하고 지쳐 포기한다. 이보다 쓸데 없는 생각이 어디있을까. 나를 지켜줄 생각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다니... 


실패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굳이 실패를 겪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 생각 때문에 애초에 도전 자체를 못한다. 무엇이 더 나은 결정일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마이너스의 위험을 넘길 수 있지만, 더 나아질 수 있는 플러스의 변화를 영원히 꿈꿀 수 없게된다.


늘 이 부분이 문제다. 처음에는 실패의 두려움에서 눈 돌리고 안정감을 느끼는데, 시간이 지나고나면 여전한 상황에 후회로 숨이 막힌다. 

그때 할 걸... 지금이라도 해야하는데... 

그러고는 또 두려움을 피해 슬금슬금 멀어진다.


알면서도 반복된 의욕상실에 '역시 그렇지'하고 다시 한 번 나에 대해 알아차린다.


이런 나를 이겨내기 위해 이런 저런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 실패의 여파가 크지않은 소소한 도전들로 삶을 채워가고 있다. 소소한 일이라서 '이걸 한다고 뭐가 달라지긴 하려나'의심이 들고 놓아버리고 싶은 마음도 든다. 하지만 큰 성과가 없어도 현재의 과정이 도움이 될거라 믿으려 노력한다. 

 이번만큼은 내가 몰랐던 나를 알아차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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