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 지내다 보면 같은 시간에 서로 다른 박자로 살아가는 것 같다.
훅하면 날아가버릴 민들레 같은 녀석들을 아끼다 보면 한 번씩 놀랄만한 모습을 보여준다. 어디서 듣고 배운 건지 다 큰 노인네 같은 멘트로 팩폭을 날리고, 비밀 수행의 성과를 뽐내듯 처음 보는 행동으로 자신의 성장을 증명한다.
줄넘기를 며칠 동안 한 개도 못 넘다가 어느 순간 100개를 도전하고, 어색한 말로 의사전달이 어려워서 금방 화내던 아이가 날 역으로 혼내는 지경에 이르렀다.
언제 이렇게 커버린 건지.
역시 아이들은 잠시라도 눈을 떼면 안 된다는 게 이런 건가 보다. 여린 박자로 콩닥콩닥 거리던 아이들은 금세 쿵덕쿵덕하는 격동의 박자 위를 뛰어다니며 나아간다. TV 만화에서 초등학생이 로봇을 타고 지구를 지키는 게 마냥 허황된 꿈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어른의 시선에, 무엇보다 부모의 시선에는 평생 울타리가 되어 지켜줘야 할 것만 같은데. 그 잠깐을 못 버티는 아이들은 금세 날개를 펴고 이륙을 연습한다. 날개가 달려있음을 간과하고 걷는 모습만 보며 울타리로 지켜줄 수 있다는 생각부터가 오만했던 것 같다.
회사일에 지치고 집안일에 지친다는 이유로 점점 박자가 느려지는 나는 아이들과 함께 끝까지 갈 수 있는지에 대한 걱정을 한다. 이렇게 어긋나다가 결국엔 전혀 다른 음악이 되어버릴까 봐...
그렇다고 내 박자로 억지로 끌고 갈 수는 없다. 아무리 아이들이 큰 것 같아도 어른의 박자에 맞춰 따를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그래서 나는 아이들과 함께 메트로놈으로 조율하려는 노력을 한다. 최대한 함께 시간을 보내고 많은 질문을 하며 마음을 나누려고 한다. 쉽진 않다. 그래도 뭐 별 수 있나. 최대한 서로의 박자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수밖에. 집중하지 않고 대충 시간만 흘려보내다가 중2병 시기라도 오는 날엔... 늦었다는 말로는 책임질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질 것만 같다.
같은 인생 위를 함께 갈 하나의 밴드로써 똑같은 박자로 커다란 화음을 낼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