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분노조절잘해
그렇다고 다 봐준다는 뜻은 아니야!
작은 숨소리만 새근이 낸다. 스으-스으-. 뜨겁게 검붉은 감정이 화르르 타오를 때면 이렇게 눈을 감고 호흡에 집중한다. 조금만 입을 벌려도 무서운 소리가 튀어나올 것 같아서 입은 꾹 다문다. 한 번. 두 번. 세 번...
아이들을 상대하다 보면 감정을 컨트롤하기가 쉽지 않다. 우리 집은 골조가 울리는 쿵쿵 소리가 크게 들리는 편이다. 대화 소리는 잘 막히는데 유독 쿵쿵거림이 크다. 그 말은 우리 집에서 쿵쿵거리는 소리도 이웃에게 크게 들린다는 소리. 나는 그런 기본적이 예의에 굉장히 민감하다. '어린애가 있는 집은 그럴 수도 있지'라는 입장은 우리 쪽이고, 상대방은 애가 있던 어른이 있던 본인들이 괴로운 건 마찬가지니까, 그 마음을 헤아려 최대한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 한다.
그런데 이런 노력은 나 혼자다. 1배속 재생이 존재하지 않는 아이들은 도통 걷는 법이 없다. 방을 가던, 화장실을 가던, 부엌을 가던, 그 몇 발걸음을 뛰지 않고는 못 배긴다. 뛰는 아이를 불러서 멈춰 세우고 "뛰지 마"라고 말하면, "응." 하고서 뛰어간다.
스으- 스으- 스으-. 또다시 눈을 감고 화를 삼킨다.
하라는 건 하고 하지 말라는 건 하지 않으면 될 것을, 제 마음대로만 하는 탓에 인내심이 부글부글한다. 최소한 대답한 순간만이라도 말을 들으면 안 될까? 한참 후에 그러는 것도 아니고, 대답을 하면서도 말을 안 들으니 신경이 안 쓰이려야 안 쓰일 수가 없다.
스으- 스으- 스으-.
한 때는 이렇게 화를 다스릴 수도 없었다. 쌓인 감정이 나도 모르게 폭발하는 바람에 "뛰지 말라고!"하고 버럭 소리친 후에 스스로 낸 화에 놀라 벙찐적도 많다.
'내가 이렇게 날카로운 사람이었나? 이렇게 화가 많은 사람이었나?'
스스로도 알지 못했던 사나운 모습에 혼란스럽고 현타도 많이 왔다. 시간이 더 지난 지금, 아이들은 여전하게 말을 안 듣는다. 그래도 이제 소리가 먼저 나오지는 않는다. 다행이다.
큰 소리를 내기 위해 숨을 한껏 들이마시기는 하는데 그 상태로 '흡!'하고 멈춘다. 나 자신에 대한 반응속도가 0.5초는 더 빨라진 듯하다. 온몸 가득 품은 숨결에 화를 녹여 새근이 불어낸다.
스으- 스으- 스으-.
하아... 이것들아... 말 좀 듣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