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극N의 육아

아이는 나를 비추는 거울

자나깨나 언행조심

by 유가

아이들은 부모의 거울이라고 하던가? 나는 그 말을 믿지 않는다. 세상에, 내가 이렇다고? 그럴 리가 없다.

이렇게 말 안 듣고, 까불이에다가, 슬금슬금 말썽을 피우는 게 내 모습이라니. 나로서는 인정하기 힘든 현실이다.

그래. 인정한다. 인정할 수밖에 없다. 결국 나랑 똑같은 녀석들이 나와서, 나를 보고, 내가 되어가고 있으니까. 뒤죽박죽 말해도 결국 아이들은 내 거울이다. 똑같다.

그래도 만족한다. 생각보다 이쁜 거울이다. 효니는 친구들에게 인기도 많고 성격이 좋아, 며칠 전 배려상, 인기상을 받아왔다. 친구들이 뽑아준 상이란다.

혀기는 사람들 마음을 잘 헤아린다. 특히 엄빠에 대해. 제법 감성적인 녀석은 사람의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섬세하게 대한다. 기특한 녀석 같으니라고.

이래저래 자기칭찬하는 꼴불견 같지만, 이것도 다 노력의 결과다. 녀석들이 아주 어릴 때부터 세뇌하듯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했다. 어떤 상황에 있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어떻게 사람들을 대해야 하는지. 주입식 거울의 결과물이다.

과연 녀석들이 커서도 지금 같은 모습이 유지될까? 그랬으면 좋겠다. 나의 단점도 물려받았겠지만, 좋은 점을 더 깊게 새겨주고 싶다. 왜곡된 거울이어도 좋다. 지금은 나를 비쳐주는 녀석들이지만, 언젠가는 거울이 아닌 스스로의 오롯한 존재로써 남들에게 비칠 때가 올 테니까.

그때 녀석들이 제법 그럴싸한 모습으로 비춰지면 좋겠다.

그때가 돼서, 내가 이렇게 괜찮았구나 하고 깨달았으면 좋겠다. 과연 그 모습에서 나를 떠올릴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더 좋은 피사체가 되어줘야겠다. 그 생각이 더 깊게 들이친다. 지금 아이들의 모습에서 내가 더 멋지게 느껴지도록, 지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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