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극N의 육아

예절 하나는 타고났다.

뭐라고 할 수도 없고, 거 참.

by 유가

나의 창조주이신 어머님의 말씀에 따르면, 어린 시절 나는 인사성이 참 밝았다고 한다. 매우. 몹시. 동네를 거닐 때면 알던 모르던 상관없이 마주치는 모든 사람에게 인사를 했다고 한다. 나는 제법 싹수가 있었던 모양이다.

한 번은 모르는 아저씨에게 인사하고 착하다는 말을 듣고는 100원을 받았다고 한다. 동전을 쥐어든 어린 나는 별생각 없이 장난으로 길에 세워진 차를 주욱- 긁어버렸다고 한다. 나는 기억 못 하지만 아마 어린아이의 순수함이 벌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헌데 그 차의 주인이 내게 동전을 준 아저씨였다. 100억이 아니라 100원을 준 아쉬움에 대한 보복이었을까?

나는 기억이 없으니 알 수 없다. 차주인을 알고서 그은 건지, 우연히 장난친 차가 그 아저씨 거였는지. 그저 어머님의 말씀으로만 전승되는 이야기다. 허구의 이야기일지도 몰라!

어쨌건 선함이 늘 좋은 보상을 받는 건 아닌 모양이다. 늦었지만 죄송해요. 선하지만 통이 작았던 아저씨. 500원짜리라도 주시지 그러셨나요...


효니, 혀기도 인사성이 좋다. 길을가다 마주치는 어르신과 눈빗을 교환하면 괜히 인사를 하고, 엘리베이터에 사람이 타도 인사를 한다. 동네나 집에서는 이해한다만, 마트나 백화점같은 생판 남이 타는 곳에서는 왜그러나 싶다. 한번 인사를 받아주신 어른들과는 지속적인 눈맞춤과 가벼운 대화가 시작되는데, 내 입장은 중간에 낀 불편함 위다. 부담스러운 짱구급 친화력.


나는 식당에서 나올때면 꼭 내가 앉은 자리의 의자를 집어넣는데. 모든 자리를 정리하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 내자리와 옆자리 정도는 의자를 넣는다. 계산을 하거나 물건을 사고 나올때 인사를 건네는 것도 잊지 않고 한다. 내가 최소한으로 전할 수 있는 배려와 감사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일땐, 녀석들이 인사를 깜빡하면 입구를 잡고서는 인사를 시킨다. 음... 이제보니 타고났다기보다는 주입식 예절인 모양이다.


커가면서 타인과의 거리감에 신경쓰게 됐다. 사적인 영역을 존중한다는 생각으로 남이랑 엮이지 않는게 좋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들의 인사에 미소로 답해주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꼭 그렇지도 않구나 싶다. 선한 영향력이라고 하나? 효니, 혀기가 그런 선함을 퍼뜨리고 기쁨을 보담으로 받았으면 좋겠다. 아... 다시끔 동전아저씨에게 죄송한 마음이 든다.


어쨌건 좋은거 잘 타고났다. 내가 물려준 건지, 자기들이 알아서 착한 건지는 몰라도 부모로써 대견한 부분이다. 커가면서 나처럼 변하지 않도록, 내가 더 좋은 거울이 되어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줘야겠다.

그게 부모의 역할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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