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기는 억지로 귀여운 척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귀엽다. 지금껏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라는 질문에 한 명을 말한 적이 없는데, 온갖 꼬드김을 부려도 끝까지 "둘 다!"라고 대답한다. "우혁이 귀엽네"라고 말하면 "아빠는 멋지고, 엄마는 이쁘고, 누나도 이뻐!"라고 한다. 다른 누군가가 상처받을지도 모르는 일은 절대 하지 않는다. 봐라. 혀기의 귀여움은 태생적인 거다. 날 닮은 게 틀림없다.
효니는 어떤지 모르겠다. 귀여운 건지, 이쁜 건지... 확실한 건 '미스터리'라는 거다. 밥 먹다가도 앉아서 태권도를 하고, 하루종일 입이 멈추는 때가 없으며, 툭하면 혀기에게 제로투를 가르친다. 착한 것도 확실한데 미스터리함에 가려지는 것 같다. 날 닮아 극 N인 모양다.
잘 때는 각자 침대에서 잔다. 혀기는 1층. 효니는 2층. 2층 침대다.
그런데 침대에 누우라고 하면 한 번에 듣질 않는다. 2층 투숙객분은 말을 잘 듣는데 1층 투숙객은 툭하면 자리를 이탈한다. 갑자기 물을 마셔야겠다고 일어나고 쉬하고 와야 한다고 돌아다닌다. 다 끝나면 효니가 있는 2층으로 올라간다. 누나 잘 자라고 안아주고 뽀뽀해야 한단다. 1층에서 기다리는 나는 또 한숨을 뱉으며 기다린다. 우당탕 소리가 난다. 곧바로 내려오지 않고 또 난리다. 대체 뭐 하나 싶어 보면 둘이 레슬링이다. 아니, 자라고 했더니 뭘 또 우당탕 거리고 있담. 장난 그만치고 내려오라고 하면 뽀뽀해야 해서 못 내려온단다. 상황을 보니 혀기는 뽀뽀하겠다고 잡아끌고 효니는 하기 싫다고 밀어내고 있다. 그래. 징그러울 만도 하지. 그것이 남매의 도리니까.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데, 끝없이 배운다는 마음으로 육아에 임하는 게 조금은 정답에 가깝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