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는 말이 싫어

알랭 드 보통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사랑을 말하기》

by 한남



《사랑을 말하기》


사랑의 모든 언어는 과도한 사용으로 훼손되었다.



(알랭 드 보통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 110p)



사랑한다는 말이 싫어




나는 사랑한다는 말이 싫다.

정확히는 마구잡이로 사용되는 게 싫다.

마음이 담기지 않은 채 사용되어 그 안에 담긴 의미가 퇴색되는 게 싫다.


어릴 적 TV를 보다가 짜증나서 채널을 돌리거나 꺼버리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강호동의 천생연분》

X맨의 《당연하지》 코너.


‘사랑한다’는 소중한 말이 마구잡이로 사용됨에 모욕감을 느꼈다.


마음이 전혀 담겨지지 않은 채 내뱉어진 ‘사랑’

웃음거리로 전락해버린 ‘사랑’


내가 귀중히 여기던 금덩이를 아무렇지 않게 시궁창 던지고 노는 사람들이 악마처럼 보였더랬다.



그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그러하다. 마음이 담기지 않은 ‘사랑’ 이라는 말을 들으면 온몸에 소름이 다 돋는다.

신기한 것은 ‘love’의 남용에는 아무런 알레르기 반응이 없다는 사실이다. 어쩌면 나는 [사랑]이라는 단어에 담긴 음성과 어감, 의미까지 다 결합된 총체를 사랑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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