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정호 Sep 27. 2017

위정자의 역할을 보여주는 삼전도비와 석촌호수 벚꽃

서울특별시 송파구

                 


병자호란을 기억하는 삼전도비


역사 수업을 받으면서 병자호란의 패배로 청나라가 삼전도비를 세운 것을 배웠으나 일상생활 속에서 이를 기억하고 있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우리의 역사 속에서 누가 위정자가 되느냐? 위정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느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건 중의 하나가 병자호란이고 그 증표가 삼전도의 굴욕일 것입니다.


광해군의 정치가 완벽했던 것은 아니지만 임진왜란 이후 전쟁복구가 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 강대국 간의 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중립외교를 통해 조선의 안정을 꾀한 것은 잘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러나, 인조반정 이후 정권을 잡은 권력자들은 실리보다는 성리학과 인조반정의 명분만을 중시하는 잘못된 판단과 아집으로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이 일어났습니다. 그 결과 조선의 많은 백성들이 목숨을 잃고 청나라에 끌려가 고통을 겪는 역사를 가져야만 했습니다.





생각보다 웅장한 삼전도비


개인적으로 조선의 왕이었던 인조가 머리를 조아린 게 창피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백성과 국가를 염두에 두지 않고 국민을 하찮게 생각하며 마음껏 이용하고, 필요 없으면 버린 것이 잘못된 일이고 부끄러운 역사라고 생각합니다.


삼전도의 비를 통해 중국에게 항복한 치욕보다는 우리 위정자들의 잘못을 교훈 삼아 다시는 이 땅에 똑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경계 삼아야 할 것입니다.


또한 우리의 목소리보다 다른 국가의 이야기를 더 믿으며, 우리의 역량을 무시하는 행태는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아야 합니다. 다른 국가의 좋은 점은 배우고, 도움이 된다면 참고 삼아 더 좋은 나라를 만들어가야지, 우리를 깍아내리며 일부 국가를 무조건적으로 추종하는 것은 역대로 나라를 멸망시키는 일이었음을 다시 상기해봅니다.





석촌호수와 롯데월드타워


역사적인 유물인 삼전도의 비가 있는 곳은 오늘날 석촌호수로 변모하여 많은 사람들이 여유를 즐기는 휴식공간이 되었습니다. 렇기에 아마 석촌호수에서 삼전도비에 의미를 두는 분들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에도 삼전도에 관심을 보이기보다는 누군가와의 약속을 기다리거나, 돗자리를 펴놓고 음식을 나누어 먹는 사람들을 더 많이 볼 수가 있었습니다.





롯데월드와 벚꽃


제가 석촌호수를 방문했을 때는 벚꽃축제가 한창이던 시기였습니다. 정말 수많은 사람들이 석촌호수로 꽃구경을 하러 오셨기에 가족들과 함께 걸어 다니기 조차 힘들었습니다.


매년 봄이 오면 여의도 벚꽃축제에 주로 가다가 처음으로 석촌호수에 피어있는 벚꽃을 봤습니다. 여의도 벚꽃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석촌호수를 둘러싼 벚꽃도 무지하게 예뻤습니다.





서울놀이마당에서 열린 벚꽃 축제 공연


그러나 여의도 벚꽃축제와 석촌호수의 벚꽃축제는 서로의 장단점이 있었습니다. 여의도는 거리공연이 많아서 벚꽃 외에도 다양한 문화혜택을 접할 기회가 많이 있습니다.  반면 석촌호수는 공연보다는 주변에 쇼핑센터와 영화관, 그리고 놀이공원이 발달되어 있어서 다양한 놀거리가 많이 있습니다. 같은 벚꽃 축제라도 어떤 여행을 좋아하느냐에 따라 여의도와 석촌호수의 선호도가 다를 수 있습니다. 물론  군데 모두 보면 더 좋겠죠.





벚꽃 사이로 보이는 롯데월드타워


여의도 주변에 살다 보니 석촌호수로는 자주 올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서울에 살면서도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가까이서 보지 못하고 있다가, 이번 기회에 두 눈으로 처음 보게 되었는데 제 마음에 쏙 들게 예뻤습니다. 그래서 석촌호수 벚꽃축제에서 가장 많이 찍은 사진이 롯데월드타워였습니다.





외국인들에게도 인기 있는 롯데월드타워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여 즐거운 시간을 갖는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 그리고 석촌호수가 있는 잠실은 원래부터 있었던 장소가 아니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호수 대신 송파나루터가 있어서 한강을 거슬러오던 많은 배들이 머물던 지역이었습니다. 이런 송파나루터가 70년대 매립 사업을 통해 나루터가 사라지면서 예전에는 없었던 잠실동과 신천동이 생겨났습니다. 과정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 오늘날의 석촌 호수인 것입니다.





석촌호수의 백조


강남이 개발되면서 호수가 되어버렸지만 석촌호수가 지금처럼 아름다운 공원은 아니었습니다. 1981년부터 석촌호수 정비 사업이 이루었지만 여전히 악취가 나고 불결한 곳으로 시민들이 외면하던 장소였습니다. 그러나 2001년부터 대대적인 정비사업을 통해 평균 수심 4.5m, 둘레  2.5km의 달하는 큰 호수가 되었고 현재에는 많은 이에게 사랑받는 서울의 랜드마크로 변모되었습니다.





석촌호수의 백조 가족


과거에 사랑받지 못하고 버려졌던 석촌호수가 지금은 모두가 사랑하는 장소로 거듭 태어나 서울을 대표하는 명소가 되었다는 점은 오늘날 도시정비 사업의 좋은 모델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석촌호수 주변을 걸어 다니며 산책을 해도 좋고 삼전도비를 통해 역사를 보고 느껴도 좋습니다. 아니면 가족들과 놀이공원과 쇼핑을 즐겨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곳입니다.


이 석촌호수가 최근 여러 논란이 일어나면서 시민들의 걱정을 자아냈습니다. 빨리 문제들을 털어버리고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받는 장소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이제는 무슬림이다. - 남이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