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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호 May 04. 2019

인간은 언제부터 불평등해졌을까?

계급의 분화를 보여주는 고인돌

대부분의 학창 시절을 통틀어 역사에서 가장 많은 사실을 알고 있는 시대가 구석기와 신석기 시대다. 역사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고 눈에 불을 켜고 구석기, 신석기 공부를 하다가도, 청동기 시대에 들어서면 역사 공부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가장 큰 이유는 구석기·신석기 시대 유적지를 외우다 진이 다 빠졌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청동기 시대에 대해 기억하는 것이라고는 고인돌 정도밖에는 없다. 사용하는 도구에 따라 시대 구분을 한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리는 것이다. 구석기에는 뗀석기, 신석기에는 간석기. 그럼 청동기 시대에는 무슨 도구를 사용했을까 물어보면 바로 답을 못하는 분들이 많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분 중에서도 바로 답이 떠오르지 않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반만년의 시작


우리나라에서는 기원전 2000년경~기원전 1500년경 청동기 시대가 시작되었다.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은 청동기 시대에 성립되어 우리의 역사를 반만년이라고 부르는 근거가 되었다.




청동기 시대에 사용한 도구가 무엇인지 묻는 말에 대한 답은 아주 간단하다. 그냥 청동기라고 답하면 된다. 청동기는 청동으로 만든 도구란 뜻이다. 청동을 한자로 풀이해보면 푸를 청(靑), 구리 동(銅)으로 푸르스름한 구리를 말한다. 구리는 인간이 가장 손쉽게 녹여 원하는 물건을 만들 수 있었던 최초의 금속이었다. 그러나 문제점은 구리의 강도가 약해서 활용도가 낮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좀 더 단단한 금속을 만들어내기 위해 주석과 같은 다른 금속을 구리에 첨가했는데 이것이 청동이다. 


청동기의 사용은 인간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청동기는 신석기 시대까지 평등했던 인간관계를 상하 수직의 불평등한 관계로 만들었다. 다시 풀이하면 신석기 시대의 공동소유와 달리 청동기 시대는 각자의 능력과 노력 여하에 따라 갖게 되는 양이 달라지면서 사유재산이 발달하였다. 사유재산의 발달은 사람 간에 빈부 격차를 만들었고, 그로 인해 계급이 발생하였다. 


고조선의 영역을 보여주는 비파형 동검


불평등한 사회로 변화되는 이유는 청동기의 제작과 관련이 있다. 신석기 시대에는 간석기를 제작하는 데 필요한 돌을 구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청동기 시대의 도구인 청동기의 원료가 되는 구리와 주석은 자연 상태에서 구할 수가 없었다. 금속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구리 광석을 캐고 강한 열에 녹여야, 비로소 원하는 물질을 추출할 수 있었다. 그 후 녹인 구리 금속을 거푸집에 부은 다음 식히는 과정이 끝나야 청동기가 만들어졌다. 


청동기를 만드는 과정을 말로 설명하기는 쉽지만, 실제로 청동기를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청동기로 만든 제품은 모두가 가질 수 있을 만큼 양이 넉넉하지 않았다. 희소성을 가지게 된 청동기는 힘이 있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으로 변모하였다. 청동기 무기를 가진 힘 있는 사람들은 그 권력을 이용해 자신보다 약한 사람에게 일을 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권력을 영원히 유지하기 위해, 자신을 하늘에서 내려온 신이라 자칭하며(선민사상) 청동방울과 같은 제기로 하늘에 제사를 올렸다. 


반면 힘이 없는 피지배 계층은 신석기 시대와 마찬가지로 간석기를 사용했다. 청동기가 권력과 부를 상징했다면 간석기는 피지배 계층을 상징하는 도구가 되었다. 신석기 시대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간석기가 예전보다 정교해지고 다양화되었는데, 대표적인 도구로 벼를 수확하기 위해 만들어진 반달 돌칼이 있다. 반달 돌칼은, 피지배 계층이 노동의 정당한 대가를 얻지 못하는 불평등 사회가 시작되었음을 보여주는 도구이기도 했다.   



                                                                               족집게 한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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