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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호 Feb 16. 2021

중국에게 NO라고 말해야 한다.


90년대에서 2000년대 중국의 많은 노동자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3D업종에서 일을 했다. 중국보다 우월감을 느꼈던 많은 한국인은 그들을 무시하고 폄훼했다. 그리고 중국의 성장을 가소롭게 여겼다. 2000년대의 언론을 보면 중국의 기술 격차가 좁혀진다는 제목으로 중국을 경계했으나, 실질적으로는 밑바탕에는 “그럴 리 없을 것이다.”가 깔려있었다. 2010년대에도 중국의 세계 1위 제품이 한국을 추월한다며 경각심 가져야 한다고 떠들었지만, 2000년대의 정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여전히 한국은 중국보다 나은 생활을 하고 있다고 믿었다. 중국의 소수의 부자만이 우리보다 잘살 뿐, 대다수는 우리나라의 6~70년대와 수준이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2020년대는 달라졌다. 중국은 대한민국을 더는 경제성장의 모델로 보지 않는다. 한국 기업을 인수하거나 연구진을 스카우트하여 기술을 빼가는 일도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아니 경쟁 대상이라고도 보지 않는다. 과거처럼 우리를 속국이라 여기며 마음대로 주무르려고 하다. 미국과의 경쟁에서 한국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기 위해 유화적으로 다가오기는커녕 무역 제재라는 협박으로 길들이기에 나서고 있다.
 
우리 언론들도 중국 띄우기에 혈안이었다. 중국 관광객이 오지 않아 명동을 비롯한 여행업계가 무너지고 있다. 중국인들의 부동산 투기로 많은 지역이 사라지고 있다고 했다. 중국을 무시하지 말고 받들어야 우리가 살 수 있다고 겁을 주었다. 어느 언론도 세계 강국으로 변해버린 중국에 올바르게 대처해야 할 우리의 태도와 자세를 보여주지 않았다. 아니 시도조차 안 했다. 이 외에도 거론해야 할 것들이 많지만 생략한다.

사실 우리는 알고 있다. 일본은 만만한 상대이고, 중국은 상대하기 버거운 존재라는 것을 말이다. 일본이 우리에게 큰 피해를 주었지만, 늘 이겨냈고 상대할 수 있다고 여겼다. 역사에서도 일본에게 왕조가 무너진 것은 조선밖에 없다. 하지만 중국에게는 여러 번 무너졌다.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이 무너졌고, 백제와 고구려가 무너졌다. 조선도 중국의 지배를 받지 않기 위해 사대주의를 선택해야만 했다. 수천 년에 걸쳐 중국을 두려워한 역사의 DNA가 우리에게 두려움을 준다. 현재 중국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갈피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작은 행동에도 중국에게 미운털이 박힐까 전전긍긍할 뿐이다.

중국이 김치가 자국의 음식이고, 갓과 한복은 중국의 의상이며, 김연아와 세종대왕이 중국인이라고 주장한다. 참으로 어이가 없어 뭐라고 답변해야 할지 모를 정도다. 그냥 속에서 욕만 나온다. 그러면서 참고 있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 같은 움직임이 아예 보이지 않는다. 왜일까? 중국의 제품 없이는 생활이 어렵고, 경제가 무너지고, 심지어 대한민국이 망할 위기에 처할까 봐 두려워서? 심한 비약일 수도 있지만, 우리는 최근에 중국을 이겼다는 승리의식보다 패배의식을 더 가지고 있다.

속된 말로 “가만히 있으니 가마니로 보이냐”라는 말이 있다. 우리가 중국의 눈치를 본다고 그들이 알아줄까? 기특해하며 함께 하려고 할까? 내 생각으로는 절대 아니라고 본다. 더욱 호구로 보고 지금보다 더한 것을 요구할 것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중국을 배척하자는 것이 아니다. 안중근 의사의 말처럼 한·중·일은 함께 협력해야 하는 국가들이다. 중국의 좋은 점은 배워야 하고, 협력할 것이 있으면 내주기도 해야 한다. 그러나 분명한 건 우리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20세기 베트남이 국력이 강해서 중국과 전쟁을 벌였는가? 21세기 필리핀이 우리보다 국력이 강해서 중국을 비난하는가?
 
중국보다 우리는 영토, 인구, 경제 규모 등 모두가 열세다. 가까운 시기에 90년대처럼 중국을 넘어서기란 불가능하다. 그러나 우리의 국력은 중국이 무시할 수준이 아니다. 경제, 군사적으로 대한민국은 10위 안에 드는 강대국이다. 중국이 함부로 할 수 없는 국가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답이 나온다. 중국과 협력은 하되, 아닌 것은 NO라고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 이것은 정부가 홀로 할 수 없는 것이다. 바로 우리가 NO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무엇을 NO 할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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