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한국광복군의 국내 진공작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독립을 위한 방법으로 외교에 치중했다고 해서 군사 활동에 소홀한 것은 아니었어요. 1919년 11월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대한민국 육군임시군제>를 통해 병역을 상비병과 국민병으로 나누고, 참모본부와 육군무관학교 등을 설치하는 등 군무부의 조직과 직무를 명문화했어요. 1920년에는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군수품을 확보하는 동시에 의용단을 조직하고요. 1931년에는 황포군관학교와 난징군관학교 등 중국 정부가 세운 사관학교에 한국 청년을 입학시켜 전쟁을 수행할 장교를 육성했어요. 이처럼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우리 군대로 자주독립을 이루기 위해 한시도 쉬지 않고 노력했어요.
그러나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제대로 된 군대를 보유할 수 있게 된 결정적 계기는 윤봉길 의거였어요. 한국 독립운동을 골칫거리로 보던 중국의 인식변화가 180도 바뀌는 순간이었거든요. 이후 장제스는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일제와 맞서 싸울 동료로 인식하며 중앙군관학교 뤄양분교에 한인특별반을 설치해주었어요. 이곳에서 1935년 지청천과 이범석 지도로 독립군을 지도할 간부 62명이 졸업하게 돼요.
중국 국민당의 지원과 군대를 운영할 간부가 생기자,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 겸 한국광복군 창설위원회 위원장 김구는 1940년 9월 15일 <한국광복군은 중화민국 국민과 합작하여 우리 두 나라가 독립을 회복하고자 공동의 적인 일본 제국주의자를 타도하기 위하여 연합군의 일원으로 항전을 계속한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발표해요. 이것은 우리의 힘으로는 일제를 상대로 독립하기 어렵다는 냉철한 판단 아래 연합국의 일원으로 승전국의 지위를 확보하여 자주독립을 이루겠다는 현실적인 계획이었어요. 그리고 이틀 뒤 총사령관 지청천, 참모장 이범석 등을 지휘부를 임명하며 한국광복군을 창설해요.
1941년 태평양전쟁이 발발하자 한국광복군을 보유한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곧바로 일제에 선전포고해요. 또한 한국광복군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국무회의를 통해 김원봉이 이끄는 조선의용대의 편입을 결의해요. 그 결과 김원봉을 따라온 조선의용대 일부는 지청천 사령관의 3개 지대 중 하나인 제1지대로 편입해요. 그와 함께 김원봉은 한국광복군 부사령관과 제1 지대장으로 임명되면서 한국광복군은 명실상부한 우리의 공식적인 군대로 자리매김해요.
하지만 중국 정부는 <한국광복군 행동준승 9개 항>을 통해 한국광복군에 필요한 전쟁물자를 원조해주는 대가로 중국군에 예속하고자 했어요. 이에 군무부장 조성환은 광복군이 중국에 예속된다면 광복군은 도리어 우리 독립운동을 말살하는 기관이라며 성토했고, 조완구 의원은 매우 강하게 9개 항 폐기를 주장했어요. 이처럼 중국에 이용당할 생각이 없던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3년간의 협상 끝에 결국 작전지휘권과 인사권을 가져와요. 이것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하나의 국가로 인정받아 연합국의 일원이 될 자격이 생겼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해요.
3개 지대 및 공작대로 구성된 한국광복군의 총병력은 700여 명이었어요. 적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한국인이 살지 않는 중국 내륙 깊숙한 충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적은 수가 아니었어요. 한국광복군은 미국 전략사무국(OSS)와 잠수함을 타고 국내로 잠입하여 중요 장소를 파괴하거나 점령하는 훈련을 받아요. 이때 OSS는 한국광복군의 독립에 대한 굳은 의지를 보고 크게 감탄했다고 해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일본의 항복으로 군사작전이 실행으로 옮겨지지는 못해요. 이를 두고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이던 김구는 “내게는 이것이 기쁜 소식이라기보다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이었다. 가장 걱정되는 일은 우리가 이번 전쟁에서 한 일이 없기 때문에 장래에 국제간의 발언권이 박약하다는 것이다.”라며 걱정해요. 그리고 실제로 우리는 미국과 소련에 의해 분단된 상태로 독립하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