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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호 Mar 19. 2024

수령의 임무

고려와 달리 조선시대는 모든 군현에 관리가 파견되었다. 군현에 파견되는 관리를 수 령이라 했는데, 고을의 크기에 따라 파견되는 관리의 품계가 달랐다. 조선은 주・부・군 ・현에 따라 종2품에서 종6품에 해당하는 수령을 파견했다. 구체적으로는 부윤(종2품),  대도호부사(정3품), 목사(정3품), 도호부사(종3품), 군수(종4품), 현령(종5품), 현감(종6품)으 로서, 이들은 행정체계상으로는 모두 관찰사 아래 있었다. 


수령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과거시험에 급제하거나 음서제로 나가야 했다. 가문의  은덕으로 관직에 나가는 것보다 과거시험을 통해 관직에 나가는 것을 더 높게 평가했 던 조선이었기에 상급 수령일수록 문과 출신이 많았다. 반면 국경지대나 군사적 요충 지처럼 군사적 능력이 필요한 곳에는 무과 출신이 많았고, 중소 군현에는 음서제로 부 임되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수령의 임기는 《경국대전》에서 1,800일(5년)로 규정했다.  다만 혼자 현지로 부임하는 경우에는 900일 후에 다른 장소나 부서로 옮길 수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해진 규정보다 수령이 더 자주 교체되었다.  


수령에게는 임기 중에 꼭 해야만 하는 수령칠사가 있었다. 고려시대 수령오사를  토대로 두 가지 항목이 추가된 수령칠사는 농업과 상업을 진흥하는 농사성, 호구와 인 구를 증가시키는 호구증, 학교를 통해 교육을 진흥하는 학교흥, 군정을 바르게 다스리 는 군정수, 부역을 균등하게 배분하는 부역균, 올바른 재판을 해야 하는 사송간, 간사 하고 교활한 것을 없애는 간활식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수령의 하부 행정체계로는 아 전이라 불리는 향리와 면리임(面里任)이 있었고, 그 밑으로 각종 천역을 담당하는 관노 비가 존재했다. 그리고 현지 사정을 잘 모르는 수령을 위해 유향소가 현지 자문을 맡 고 수령을 보좌하는 보조 역할을 했다.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수령이 해야 할 일을 여섯 가지로 다시 규정했다. 엄정 하게 관료를 평가하고 현명한 인물을 천거하며 아전을 단속하는 ‘이전’, 공정하게 과세 를 부과하고 호적을 파악하며 환곡의 폐단을 막는 ‘호전’, 백성을 올바른 길로 교화하 며 교육과 학문에 힘써 인재를 양성하는 ‘예전’, 군사훈련과 병기 관리로 외적의 침임 을 막는 ‘병전’, 올바른 재판과 적절한 형벌로 횡포를 막는 ‘형전’, 성곽과 산림, 그리고  도로를 관리하는 ‘공전’을 수령의 주요 임무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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