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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호 Sep 22. 2017

반포대교 달빛 무지개분수 한 번은 가봐야죠.

서울특별시 서초구

                      


반포 한강지구 한강시민공원


한강 다리 중에서 많은 연인들과 가족들이 저녁만 되면 모이는 곳이 반포대교 한강시민공원입니다. 왜냐하면 이곳은 날이 어두워지면 다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달빛 무지개분수를 볼 수 있는 서울의 랜드마크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서울의 서남부지역에서 올림픽도로를 통해 반포대교 시민공원으로 진입하는 길이 없기 때문에 차가 많이 막히는 반포 시내로 들어갔다가 올림픽도로로 재진입을 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사는 곳에서 멀지는 않지만 쉽게 방문을 하지 못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반포대교


반포대교는 밝을 때 바라보면 그다지 멋있어 보이지 않는 평범한 다리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2층 교량으로 제작된 전혀 평범하지 않은 다리입니다. 1층은 잠수교로, 2층은 반포대교라고 불리며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대교입니다. 그중 잠수교는 홍수나 태풍으로 한강 수위가 높아지면  물에 잠기면서 통행이 금지되는 장면을 우리는 뉴스에서 한 번쯤은 본 적이 있을 겁니다.


 



시민이 보행할 수 있도록 배려한 잠수교


잠수교는 보통의 교각과는 다르게 시민들이 편안하게 걸어 다닐 수 있도록 배려를 많이 했습니다. 차량이 다닐 수 있는 도로는 1차선에 불과한 반면, 시민들이 걸어 다니는 인도나 자전거도로는  안전하게 지나다닐 수 있도록 차량보다 더 많은 공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잠수교를 걸어서 강북과 강남을 오고 가는 분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시민공원에서 바라본 반포대교


반포대교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옛 한강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반포 한강시민공원에 저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80년대 물의 흐름과 자연계의 순환을 무시한 채 콘크리트로 수변을 막았던 것을 없애고 다시 한강수변을 흙으로 되돌려 서울을 생태도시로 거듭나려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인위적인 것이 배제된 한강수변


80년대에 콘크리트로 조성된 한강을 고수부지라 부르며 자란 저에게는 자연 그대로의 한강은  이질적으로 보이기는 했지만 거부감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도시 빌딩 숲으로 둘러싸인 서울에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모습이 훨씬 더 보기 좋고 잘 어울립니다.





반포대교 위로 떨어지는 태양


한강에서 바라보는 석양은 언제 보아도 멋진 경관을 자아냅니다. 붉은 태양이 하늘과 함께 한강을 화려하면서도 은은하게 물들이는 경관은 여러 번을 봐도 황홀하기만 합니다.




반포 한강시민공원에서 바라본 남산


반포대교 한강시민공원에서 바라보는 남산은 여의도에서 바라보는 남산과는 또 다릅니다. 여의도에서 바라본 남산은 높은 빌딩 숲 위로 솟아있는 도시적인 모습이라면, 반포에서 바라본 남산은 사람의 내음을 맡을 수 있는 모습으로 비치어 보입니다.





석양의 모습을 담고 있는 반포대교


저는 미래도시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화려하고 높은 건축물들로 이루어진 서울도 좋지만, 사람내음과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서울이 좋습니다. 최근 서울을 여행하다 보면 예전에 비해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문명과 공존하는 자연을 볼 수 있는 서울에 살고 있다는 것이 행복하기만 합니다.





파스텔로 색칠한 듯한 하늘


시간이 지날수록 석양으로 인해 하늘은 파스텔 톤으로 칠해져 갑니다. 이런 광경을 사진 속에 담고 싶어 핸드폰의 카메라 셔터를 마구 눌러보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담아내지를 못합니다. 이때마다 사진을 잘 찍는 분들이 부럽기만 합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의 카메라로 사진을 찍지 않습니다. 스마트폰에  풍경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다면 차라리 눈과 마음에라도 담아야겠다며 하늘을 응시합니다.





사라져 가는 붉은 태양


저는 해가 뜨는 모습보다는 해가 지는 것을 좋아합니다. 해가 떠오를 때에는 모든 것을 태워버릴 듯 강렬하지만 그 순간이 너무 짧습니다. 그러나 해가 질 때는 따스함과 함께 편안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해가 지는 동안 사색을 하거나 회한에 잠겨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기에 저는 일출보다 석양이 좋습니다.





세 개의 인공섬으로 구성된 세빛섬


반포대교에는 세 개의 인공섬으로 구성된 세빛섬도 있습니다. 세빛섬은 2006년 한강 르네상스라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건설되어 2011년에 개장했으나 사람들이 찾지 않아 탁상행정과 보여주기 식 행정이란 비판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한강에 둥둥 떠있다가 14년 세빛둥둥섬에서 세빛섬으로 이름을 바꾸고 현재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반포대교 달빛 무지개분수


석양을 바라보다 보니 어느덧 반포대교에 조명이 비추어지면서 기다리던 분수쇼가 시작됩니다. 웅장하면서도 아름다운 달빛 무지개분수에 넋을 잃고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많은 사진작가들이 분수를 아름답게 촬영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이기도 합니다. 제가 만약 데이트하는 솔로였다면 꼭 이곳에 연인과 함께 와서 사랑을 속삭이지 않았을까 상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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