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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Hun Dec 19. 2020

혼자서는 죽고 싶을 만큼 불안해… 같이 있어줘!

광장 공포증



치료자; 안녕하세요~ 오늘 어떻게 오셨나요?

정은; 안녕하세요,,,, 저는 정은이라고 합니다. 음,,, 저는 요즘 너무 불안해서 한참을 고민하다 상담하고 싶어서 왔어요. 

치료자; 어떤 불안감을 느끼시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정은; 저는 버스, 자동차, 기차, 배, 비행기 등의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주차장, 시장, 다리 등의 넓은 공간, 백화점, 콘서트 공연장, 영화관 등의 막힌 공간에 있을 때 극심한 공포를 느낍니다. 

치료자; 정은 님께서 얼마나 공포를 느끼셨는지 알 것 같아요. 또 다른 상황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할 때가 있나요?

정은; 음,,, 사람들이 많은 백화점이나 줄을 설 때면 너무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립니다. 그래서 집 밖에 혼자 있을 때 기절할 것만 같아요. 저는 이러한 상황에서 공포와 불안을 느끼게 되면, 끔찍한 일들이 일어날 것 같아요. 

치료자; 언제부터 이러한 증상들을 느끼기 시작했나요?

정은; 한,,,6개월 이상 된 것 같아요. 

치료자; 정은 님의 마음은 그러한 상황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나요?

정은; 한 번은 지하철 안에서 갑자기 ‘나는 절대로 여기를 벗어날 수 없어.’, ‘내가 기절하면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을 거야.’는 생각이 순간 들었고 그러면서 숨이 막히고 어지러웠으며 기절할 것 같았고,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치료자; 그 당시에 어떤 증상들이 있었는지 떠올릴 수 있을까요?

정은; 너무 말하기 힘들지만,,, 당시에 가슴 두근거림, 식은땀, 몸 떨림, 숨 가쁨, 숨 막히는 느낌, 가슴통증, 메스꺼움, 어지러움, 화끈거리는 느낌, 감각 이상, 비현실감, 미칠 것 같은 두려움, 죽을 것 같은 공포를 느꼈어요. 

치료자; 가족들 중에서 과거 비슷한 증상을 경험한 사람이 있었나요?

정은; 할아버지가 혼자 밖에 계시면 토하거나 넘어질까 과도하게 걱정하셨고, 항상 배가 아프다고 말씀하셨어요. 제 조카는 사람이 많은 곳에서 갑자기 얼굴이 하얘지고 길을 잃어 집을 찾아오지 못한 적이 있었다고 해요. 

치료자; 이러한 증상은 비슷한 상황에서 한 번씩만 발생하던가요? 아니면 항상 발생하던가요?

정은; 제가 한 번씩만 발생하면 말도 안 하죠. 그러면 병원도 찾아오지 않았을 거예요. 약국에서 한 번씩 약이나 사 먹지... 저는 지하철, 버스, 사람이 많은 백화점 등에서 항상 공포와 불안을 느끼고 실제가 아니라 생각만 해도 불안 증상이 나타나요. 그래서 절대로 이런 곳을 가지 않으려고 피하거나, 혹시나 어쩔 수 없이 가야 되는 상황에서는 항상 친구 또는 가족들과 같이 가야만 해요. 심지어는 슈퍼마켓에 가지 못해서 매번 음식을 시켜먹기도 하고 회사에 출근할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너무 힘들어 직장을 옮긴 적도 있었어요. 저랑 비슷한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는 공공장소에 가는 것이 너무 두려워 몇 개월 동안 집에서만 지낸 적도 있데요. 

치료자; 다른 불편한 증상은 무엇이 있을까요?

정은; 무기력하고, 우울증이 있는 것 같아요. 밤에는 불안해서 술에 취해 잠이 들곤 해요.  

치료자; 이러한 증상으로 사회적, 직업적 기능에서 어려움이 있었나요?

정은; 이전 직장에서 일을 할 때 집중이 잘 안 되고, 일의 효율이 많이 떨어졌어요. 몇 번은 출근할 때 지하철을 타는 것이 너무 두려워 결근을 하기도 했어요. 이후 회사에서...ㅜㅜ

선생님,,, 너무 불안해요... 저는 어떻게 되나요? 나을 수는 있을까요? ㅜㅜ

치료자; 그럼요,,, 우리 같이 힘을 내어 봅시다. 언제나 제가 곁에서 최선을 다할게요. 정은님의 경우에는 광장 공포증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아마 공황 증상도 함께 경험할 가능성이 있어요. 광장 공포증은 보통 전체 인구의 ⅔ 에서 35세 이전에 발합니다. 아동에서 처음 발병하는 경우는 드물고, 청소년 후기 혹은 성인기 초기에 발병하며 40대 이후에는 두 번째로 높은 발병률을 보입니다. 광장 공포증은 대개 지속적이고 만성적인 경과를 밟습니다. 그래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잘 낫지 않고 재발과 악화를 반복합니다. 특히 다른 불안장애, 우울장애, 알코올 의존 등이 광장 공포증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광장 공포증은 다양한 장소와 상황에서 발생하는 극심한 두려움과 불안입니다. 특히 넓은 장소나 사람이 많은 곳, 급히 빠져나갈 수 없는 장소에 혼자 가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특정한 상황과 장소를 피하거나 불안을 억지로 참고 견디기 위해 동반자를 필요로 합니다. 광장 공포증은 비교적 흔한 편이며 청소년 후기 또는 성인기 초기에 발병합니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2배 정도 발생률이 높으며 치료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는 만성적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보통 광장 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밖에 나가는 것을 힘들어하여 완전히  집에만 머물면서 학교를 등교하지 않거나 직장에 출근하지 않기도 합니다. 

광장 공포증을 경험하는 사람은 어렸을 때 부모를 상실했거나 이별을 경험했던 과거력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공공장소에 혼자 남겨진다는 것이 힘없는 어린 시절 버려진다는 불안감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입니다. 광장 공포증을 경험하는 사람은 다소 소극적이고 남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며, 위축되어 있는 경우가 흔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부모님의 불안 성향이 아이들에게 학습되고 이 아이들이 버스나 지하철, 백화점 등에서 공황발작과 같은 심한 불안을 우연히 경험하면 그다음부터는 사람이 많은 비슷한 장소에서 극심한 두려움과 불안을 느낄 수 있습니다. 

광장 공포증의 특징은 사람에 따라 일생에 걸쳐 비교적 일관적입니다. 아이들은 집 밖에 혼자 나가는 것이 가장 흔한 공포 상황이라고 하면, 어르신들에서는 상점, 백화점, 줄을 서거나 탁 트인 공간에 있는 것이 가장 흔한 공포 상황입니다. 광장 공포증은 증상의 심각함에 따라 일의 효율성의 저하, 직업 기능의 손상, 사회생활에서의 어려움이 증가됩니다. 광장 공포증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특정 공포증, 공황장애, 사회불안장애 등의 불안장애, 우울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알코올 의존 등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다른 불안장애들은 주로 광장 공포증에 선행하는데 반해, 우울장애나 알코올 의존 등은 광장 공포증을 회피하거나 통제하기 위한 방법이 실패하면서 이차적으로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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