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불안장애(사회공포증)
치료자; 안녕하세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지훈; 뭐,,,,그럭저럭이요…. 하지만 좋지만은 않았어요.
치료자; 그동안 어땠는지 제가 들어볼 수 있을까요?
지훈; 제가 직원들 앞에서 발표할 때가 있었어요. 당시에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이 막히더니, 내 발표를 듣는 사람들이 두려웠고, 특히 발표 중에는 표정이 안 좋은 사람들만 보이는 것 같았어요.
치료자; 당시 마음은 지훈 님에게 뭐라고 하던가요?
지훈; …… 다른 직원들과 상사들 모두 나를 나쁘게 평가할 것 같았어요. 내가 말을 더듬는 것은 아닌지, 목소리가 떨리지는 않는지, 사람들이 나를 능력 없는 사람으로 여기지는 않을지 두려웠어요.
치료자; 그리고? 마음에서는 또 다른 이야기를 하던가요?
지훈; 다른 사람들이 나를 ‘불안하고, 약하고, 어리석고, 지루하고, 때로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사람’으로 평가할 것 같았어요.
치료자; 이런 생각과 함께 어떤 신체적 불편감을 경험하셨나요?
지훈; 얼굴이 붉어지고, 몸이 떨리고, 식은땀이 났어요. 말도 더듬거리고, 심장이 터져나갈 것 같았어요.
치료자; 그러면 발표를 준비하는 기간 동안에는 어땠나요?
지훈; 발표하기 일주일 전부터 하루 내내 발표하는 것이 걱정되고 불안했어요. 그래서 불편한 마음을 잊기 위해 계속해서 여동생에게 이야기를 하며 귀찮게 했던 것 같아요.
치료자; ‘예기불안’ 같은 거네요. 과거에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었나요?
지훈; 저는 어렸을 때부터 손을 자주 떨었어요. 그러다 보니 학교에서 글을 쓸 때 친구들이 놀려 당황한 적이 있었어요. 커서도 친구들과 음식을 먹거나, 술을 마실 때 손을 많이 떨었어요. 지금은 이러한 상황들을 웬만하면 만들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약속도 잘 안 잡아요. 한 번은 다른 사람과 악수를 하다가 손바닥에 땀이 많이 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너무 부끄러워서 더 이상은 다른 사람들과 손을 안 잡으려고 해요. 그리고 긴장이 되면 얼굴이 자주 붉어져 불빛이 밝은 곳에서는 제 이야기를 잘 안 합니다. 심지어는 공중 화장실에서는 다른 사람이 있을 때 소변을 볼 수가 없어요. 그래서 아무도 없을 때 공중 화장실을 이용하죠.
치료자; 이러한 증상들은 얼마나 자주,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일어나는가요?
지훈;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는 거의 대부분 두렵고 불안합니다. 어렸을 때는 가끔 불안한 것 같았는데, 지금은 거의 대부분의 사회적인 상황에서 그래요.
치료자; 이러한 상황에서는 지훈 님은 어떤 모습을 보이시나요? 누군가 지훈 님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표현한다면요?
지훈; 웬만하면 불안한 상황을 안 만들려고 해요.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는 그냥 참고 견디죠. 뭐…. 이번 발표를 할 때도 엄청 열심히 준비했어요. 그리고 발표를 하는 중에는 사람들을 쳐다보지 않고, 멀리 있는 벽만 보고 발표를 했던 것 같아요. 웬만해서는 발표를 하는 상황을 피하거나, 너무 두려울 때는 출근을 안 할 때도 있었어요. ㅜㅜ
치료자; 사회적 상황에서 공포와 불안감에 영향을 주는 생각과 감정들은 무엇이 있나요?
지훈; 제가 다른 사람들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까 봐 걱정이 되고 엄청 불안해요. 하지만, 대부분의 실제 결과는 그렇지는 않았어요. 저는 부정적인 결과를 확대 해석하는 경향이 있어서 다른 사람들보다 불안이나 공포를 더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치료자; 지훈 님께서는 이러한 증상들을 경험하신 지 얼마나 되셨나요?
지훈; 한… 6개월 이상이 된 것 같아요. 그 기간 동안 불안 증상으로 인해 사회 활동을 회피하기도 하고 친구들이 만나자고 해도 어떻게든 둘러대서 안 나가려고 했어요.
치료자; 다른 사람들은 지훈 님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지훈; 저는 다소 조용하고 제 주장이 강하지가 않아요. 조금 부담스러운 자리에 가게 되면 지나치게 경직돼요. 사람들 눈 마주치는 것도 두렵고 목소리도 떨리고 잘 안 나옵니다. ㅜㅜ
친구들은 나를 ‘소심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그래서 친구들을 만나기가 더 싫고 집에서 혼자 지내는 것이 더 편해요. 하지만 혼자 있을 때는 너무 지겨워서 밖에 나가고는 싶어요.
사회불안장애 (사회 공포증)는 많은 사람들 앞에 노출되거나 발표, 연설 등을 해야 할 때 몸이 부들부들 떨리기도 하고 손에서 땀이 나기도 하며,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려 참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들이 심할 때는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포기하거나 심지어 노출되는 것을 꺼려 사회적 기능이 손상되기도 합니다. 사회공포증은 당혹감을 줄 수 있는 여러 사회적 상황을 두려워하고 회피하려 합니다. 회피하기 힘들 때는 즉각적인 불안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목받는 경우 수행 불안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정도가 심각하여 사회적 상황을 지속적으로 피하려고 하고, 만약 피할 수 없게 되면 심각한 불안 반응을 경험하는 경우 사회불안장애(사회공포증)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사회불안장애(사회공포증)의 평생 유병률은 3~13%로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에는 0.3%라는 보고도 있습니다. 10대에 가장 호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10세 이전 혹은 이후에도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타고난 소인이 있는 경우 부모의 사망, 가정폭력 등과 같은 스트레스가 주어지면 특정 시기에 사회불안장애(사회공포증)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사회불안장애(사회공포증) 환자의 부모들은 아이를 돌보는 것들이 부족하거나 거부적이며 반대로 지나치게 과잉보호하는 양육태도를 보인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사회불안장애(사회공포증)의 임상적 특징은 '낯선 사람들로부터 평가받는 상황에서 공포심을 갖는 것'입니다. 이런 경험을 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을 합니다. 타인들로부터 평가받는 비슷한 상황에 놓이게 되면 이들은 쉽게 불안을 경험하고 심한 경우에는 공황발작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아이의 경우에는 낯선 사람 앞에서 심하게 울거나 떼를 쓰기도 하고 말을 하지 않는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 글쓰기, 술 마시기 또는 음식 먹기, 공중 화장실을 사용하는 경우가 흔한 유발 상황들입니다. 사회불안장애(사회공포증)를 경험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불안정하고 약한 사람으로 생각하거나 멍청하다고 생각’할까 봐 두려워합니다. ‘얼굴이 붉어지는 것, 목소리가 떨리는 것, 땀을 흘리는 것, 얼굴이 굳어지는 것’과 같은 신체적인 증상들을 다른 사람들이 볼까 봐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사회불안장애(사회공포증)의 치료는 인지행동치료와 약물치료가 가장 중요하고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지행동치료는 왜곡된 인지를 교정시켜주는 인지치료와 노출을 통해 행동을 교정할 수 있는 노출치료가 가장 효과적입니다. 약물치료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가 1차 선택 치료제로 가장 효과적이고 널리 쓰입니다. 최근에는 선택적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NRI)도 효과적이라는 보고들이 있습니다. 일부 신경안정제인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약물들이 효과적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신경안정제들은 의존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단기간 사용을 하다가 감량을 하고 중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인데놀 등과 같은 베타수용체 차단제도 무대공포증과 같은 수행 공포 증상이 있는 경우에 도움이 됩니다. 사회불안장애(사회공포증)는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어른이 되면 증상들이 다소 완화되지만, 증상은 평생 지속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