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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산적자 Apr 07. 2019

인간의 대지 by 생텍쥐페리

개인의 경험이 인간 전체를 아우르는 소설


책속의 아홉 구절을 통해 본 <인간의 대지>에 대해서 말해보고자 한다.





연결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 어떤 연결도 노력 없이 되는 것은 없다. 기존에 맺어온 관계가 아무 노력 없이도 잘 유지된다고 믿는 것은 환상이다. 우리는 연결을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를 써야 한다. 노력해야 한다.


상대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즐겁게 하기 위한 방법이 있을지 고민한다. 다양한 방법이 있을테다. 맛있는 음식을 같이 먹는다든지, 좋아하는 활동을 하거나 주제에 대해서 말한다든지 말이다. 우리는 연결을 필요로 하는 사회적 존재다.






생텍 쥐 베리가 비행을 배울 때 선배에게서 들은 말이다.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역경을 겪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앞서 살아간 이들도 모두 겪어온 종류에서 벗어나지 않을 테다.


그럴 때 우리는 믿음이 필요하다. 다른 이들도 잘 견뎌낸 아픔이나 고난을 나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저들도 했다면 나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나 자신의 역량과 상관 없는 그런 믿음도 삶에 도움이 된다.






마음 속에 오랫동안 남는 추억은 돈과 관련 없는 경우가 많다. 다른 목적이 개입되지 않은 순수한 재미의 추구에서 우리는 온전한 기쁨을 느낀다. 그리고 그건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추억이란 버팀목이 된다.


그리고 추억에는 언제나 사람이 개입돼 있다. 혼자 떠난 밋밋한 여행보단 누군가와 함께 떠난, 말 많고 탈 많았던 여행이 기억 속에 선연히 새겨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돈이 얼마나 들어갔는지보단 누구와 함께 했는지가 더 큰 요소로 작용한다.






기억의 대차 대조표와 연결된다. 우리는 부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일을 하고, 얼마나 노력해야 하는가? 그런데 정작 그 부는 우리에게 불행을 안겨주는 경우가 많다. 삶의 가치라는 게 돈에 깃들어 있는 삶은 과연 그 돈이 무너졌을 때 어떻게 버틸까? 돈 없이 살 순 없지만 그것 이상의 가치 추구가 필요하다. 죄수나 다름 없는 삶을 성공적인 삶이라고 생각해선 안될 것이다.






우리는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 아무 관계없는 이에게서 비참함을 본다면 부끄러워야 한다. 나는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그들은 단지 운이 없었을 뿐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들이 노력하지 않아서 비참해졌다고 생각해선 안 될 일이다. 그런데 요즘은 관계있는 비참함 앞에서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이들이 많아 보인다.






집은 공간 그 자체가 아니라 공간을 채운 물건에서 애정을 느낀다. 내 집이라고 하는데 내것이 아닌 물건이 가득차 있다면 그건 내 집일까? 물건은 단지 물질만이 아니라 우리의 정신을 담고 있다. 그래서 물건을 잘 사야 한다. 좋아하고 오래 쓸 물건들로 나의 공간을 채워야 한다. 


그리고 생각해볼 일이다. 우리는 삶이라는 거대한 하나의 집을 어떤 것들로 채워나가고 있을까? 내 것으로 채우고 있을까? 다른 사람들의 것으로 채우고 있진 않을까?






책에서 제일 웃긴 부분이다.







우리는 키울 수 있는 욕망과 생각만 마음 속에 받아들인다.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들을 생각해보면 우리가 어떤 대지로 구성된 존재인지 알 수 있다. 자극에 아무런 반응이 없다면 내 안에 그것이 없다는 뜻이다. 당신이 반응하는 것에 집중하면 자신을 알 수 있다. 






평생 하나의 역할이 있을지 다양한 역할이 있을지 알 순 없다. 평생 찾아나가는 게 아닐까? 바라건대 지속해서 찾아나가는 과정을 멈추지 않았으면 한다. 여러분도 나 자신도 꾸준히 자신의 욕망에 닿는 길을 걸었으면 한다. 삶도 죽음도 모두 의미 있었으면 한다.





마치며

인간의 대지는 인간에 대한 소설이다. 생텍 쥐 베리 자신의 자전적 경험에 기반한 소설이고, 자신과 동료들의 경험을 다룬다. 하지만 소설이 다루는 범위는 개인의 경험을 넘어서 인간을 나타낸다.


한 지역과 개인에 국한된 경험과 서술이 아닌 인간이라면 느낄 보편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인간의 대지>는 개인의 에세이적 소설이라는 장르를 넘어서는 고전이다. 시대를 넘어서는 소설을 읽으며 인간의 대지, 즉 인간이 살 수 있는 환경과 인간다움이 뭔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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