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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산적자 May 19. 2019

오만과 편견 by 제인 오스틴

다채로운 관점에서 살펴본


<오만과 편견>

드디어 읽었다. 1700년대 후반에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시대를 뛰어넘어 끝없이 읽히고 있는 소설이다. 나는 영화를 먼저 봤다. 영화가 엄청 재밌었고 이성과 감성이나 영화 비커밍 제인 등을 통해 제인 오스틴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갖고 있었다. 사실 책을 사고 난 후 약간 당황했다. 영문판은 얇았는데 한글판은 페이지가 무려 550페이지에 달했다. 읽는데 엄청 힘들었다. 굵은 책을 다 읽었을 때 다가오는 희열, 오랜만에 느꼈다. 읽으면서 내가 느낀 부분에 대해서 얘기해보고자 한다. 말하고 싶은건 많지만 소설의 위대함과 가치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감정의 영원함 3가지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소설의 위대함>

원작 소설을 뛰어넘는 영화는 없다는 걸 이번에도 절실히 느꼈다. 천명관 작가의 고령화 가족, 위대한 개츠비, 은교 등을 봤을 때도 절실히 느낀 점이지만 책의 디테일한 묘사와 감정 주변상황을 영화에선 한 장면에 모두 나타낸다. 영화를 보면서 뜬금포 나오는 장면에 대한 해설을 소설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 한 장면에 얼마나 많은 페이지가 할애됐는지 안다면 영화에 대해 약간 배신감을 느낀다. 그럼에도 영화 오만과 편견은 엄청 잘 만들어졌다. 영화를 먼저 보고 소설을 보라고 추천드리고 싶다. 앞으로도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를 많이 보고 그 디테일함을 소설에서 찾고 싶다. 보통 소설 먼저 보고 영화보는게 좋다는데 오만과 편견은 반대로 해도 좋은 듯 하다. 복잡한 인물 관계를 영화로 파악하고 소설 보니까 훨씬 부담이 덜했다. 다만 캐릭터에 대한 상상력은 제한될 수 있다. 비주얼이 이미 고정된 캐릭터는 한정된 매력과 상상력을 제공한다. 


<가치에 대한 이야기>

소설 보는 내내 고민했던 부분인데 그것은 사람이 가진 가치다. 자신이 닦아온 노력과 믿음에 의해 만나는 사람의 격이 확 달라진다고 믿는다. 첫째와 둘째를 보면 확실히 잘 자랐다고 느껴진다. 단순히 나이가 많아서만이 아니다. 환경적 영향은 같으나 동생들은 개차반이다. 그리고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어머니도 마찬가지인데 그런 역경을 딛고 이렇게 잘 자라난건 어찌보면 개인의 기질도 있다고 봐야하는게 아닐까 싶다. 가치는 삶에 대한 책임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내 삶은 이 정도는 되야하고 그 이하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어떤 고집이 말이다. 나는 고집이 세다. 그래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높은 이상에 맞춰서 살아가고자 고집을 부리고 있는건지 모르겠다. 의미가 없는 관계나 일에서 흥미를 찾지 못한다는 점에서 그 단서를 찾을 수 있을지도. 이 고집은 평생 안고쳐질거라 생각한다. 독서모임에선 자신이 갖지 못한 부분에서 타인의 가치를 느낀다는데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오만과 편견을 보면 본인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봐야겠단 생각이 든다. 그게 고집스런 삶이라도 자기 삶이라면 그대로 살아가야하지 않겠는가.


<감정의 보편성>

마지막으로 소설은 현재와 동떨어져 았지만 감정은 영원하다는걸 보여준다. 1700년대 후반의 영국 생활 양식은 단조롭다. 하지만 그 단조로움 안에서 캐릭터들은 사건을 만들어내고 상호작용한다. 그리고 생활양식이 어떻든 풍습이 어떻든 감정은 300년 가까이 지나도 똑같다. 사랑, 미움, 분노, 시기, 질투 등의 감정은 시대가 지나도 인간의 내부에 본질적으로 내재돼있다. 오만과 편견은 결혼을 둘러싼 여러 인물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다룬다는 측면에서 고전으로 인정 받는 것이라 나는 생각한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나온 걸작이란 무엇인가란 질문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인 결론으로 다가가는 것 같다. 사람이 느끼는 감정은 사회적 관계를 갖고 있다면 당연히 느끼는 것일거다. 오로지 혼자 태어나서 살아가는 사람은 외로움이 뭔지 모를 것이다. 감정은 영원하다. 감정 중에 가장 강한 것은 사랑일까 미움일까? 양 극단에 서 있어도 서로 통하는 면이 있지 않을까 싶다. 서로 달라보여도 본질은 항 대상에 대한 끝없는 집착이 그 이유일 것이다. 이성도 감정도 영원하겠지만 인간 본연에 가까운건 감정이 아닐까 싶다.




<가치란 무엇인가?>

오만과 편견은 앞으로도 쭉 읽힐 소설이고 영화로 만들어질 것이다. 소설을 뛰어 넘으려면 드라마로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소설이 나에게 던져준 가치로움에 대한 고민도 계속해서 될 것이다. 나의 가치를 올리고 가치있는 사람을 찾는 과정이 반복되다보면 누군가, 있길 원하는 그 사람이 내 옆에 있지 않을까 소망해본다. 감정적인 사람은 사회에서 살아남기 힘들지도 모르지만 충실하게 살아가고 싶다. 감정수업도 봤는데 못할 일이 있겠는가. 오만과 편견은 재밌기도 하지만 나에게 화두를 던져준 작품이다. 이 고민은 이 포스팅만으로 마무리되진 않을 것이다. 답은 없지만 나만의 방식에 맞는 방향을 찾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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