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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산적자 May 21. 2019

회사에서 잘리지 않는 나만의 무기

기를 모으자


<왜 나를 자르지 않소>

어느날 문득, 회사에서 왜 나를 일하게 하는지 궁금했다. 최근 명예 퇴직도 실시하고 각종 원가를 줄이고 있다. 나라는 직원은 회사에 비용일까, 이익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트코인에 손절 라인을 잡고 매수에 들어가야 하는 것처럼, 회사도 직원에 대한 손절 라인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도 하지 않고, 상사의 말을 잘 듣는 것도 아닌 직원이 어떻게 회사에서 손절 당하지 않고 생존하는지 한번 고찰해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글로벌 인재>

나는 영어를 잘 한다. 영어가 배우기 제일 쉬웠고 전공도 어문학 계열이었다. 다른 직원들도 내가 영어를 잘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영어로 걸려오는 전화는 나에게 돌리는 경우가 많다. 회의에서 서로의 의사 전달이 가능할 정도론 통역이 가능하고, 박람회에서 미팅하고 이후 업무를 추진할 수 있을 정도의 영어 실력을 갖추고 있다.


사실 외국어 하나로 회사에 들어왔다. 지금 회사 면접 볼 때가 기억난다. 당시 팀장이 영어로 모든 공문을 작성하는 데 문제가 없는 사람 손들라고 해서 들었던 기억이 난다. 자신이 있기도 했고, 면접볼 땐 붙을지 떨어질지 모르는데 일단 지르고 봤다. 그리고 우리에겐 구글 번역기가 있지 않은가? 실제로 영문 계약서도 작성하고 각종 서신을 주고 받는 업무를 하고 있다. 




<자료 관리의 달인>

그리고 하나 더 있다. 자료 관리를 잘한다. 회사에 들어오고 난 후 주고 받은 모든 이메일을 갖고 있다. 내가 한 대부분의 업무는 이메일에 모여 있고, 검색이 용이하도록 제목 설정을 해뒀다. 내가 무슨 단어로 검색할지 고민하면서 제목을 설정해둔다. 나에게 말하면 이전 데이터가 다 나온다는 팀장의 말은 사실이다. 7년간 쌓인 이메일은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앞으로도 잘 쌓아갈 것이고, 이는 회사 생활의 큰 자산이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업무나, 이력 파악에 드는 시간을 비약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 




<당신은 무엇을 갖고 있을까?>

이렇게 나는 외국어와 자료 관리라는 필살기를 갖고 있다. 여러분은 어떤 필살기를 갖고 있는가? 각자 하나씩은 갖고 있을 것이다. 무슨 일이든 남들보다 잘할 수 있는 어떤 부분 말이다. 탐정처럼 파고드는 능력, 꼬인 문제를 푸는 능력, 보고서 작성 능력, 조율 능력, 설득 능력, 그리고 다른 사람을 기분좋게 하는 능력 등 다양할 수 있다. 사람은 잘하는 걸 할 때 더 잘할 수 있고, 동시에 기분이 좋다. 나는 영어로 말하면 평소의 시무룩한 표정에서 밝은 표정으로 변한다. 내가 주도권을 쥐고 있으니 주도적으로 질문하고 말하게 되고, 이는 주도성의 선순환을 불러온다.





<회사는 튜토리얼이다>

모두 동의하겠지만 회사 생활은 괴롭다. 그 괴로움 안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자신이 기분 좋은 상황을 하나씩 찾아보는 것이다. 나는 영어를 쓰고, 미래를 위해 현재에 시간 들여 기록할 때 기분 좋다는 걸 깨달았다. 자신의 필살기를 업무에 적용할 때 더 잘할 수 있다. 회사만큼 다양하고 복잡한 일을 연습하기 좋은 공간이 어디 있을까. 자신의 장점을 갈고 닦으며 돈을 받을 수 있는 곳이 회사다. 일 안에서 잘할 수 있는 부분을 하나씩 찾아보자. 탁월하면 주도적이게 되고, 주도적이면 즐기면서 일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이 대리, 이거 좀 찾아봐라

저번에 보내 드리지 않았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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