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생산적자 Sep 23. 2016

회사를 쓰다 : 외근의 달콤함

공간과 사람으로부터 벗어나다


오랜만에 업체 방문을 갔다. 한해 목표로 잡혀 있기도 하고, 최근 맡은 업무에 관련된 업체라 공장을 한번 볼 필요가 있었다. 나는 회사에 없을 때 행복을 느낀다. 남들과 다른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는 이상한 붕뜬 느낌이 좋다. 그래서 혼자서 귀찮아도 어딘가 다녀오는 스케쥴이 좋다.


오늘 느낀 감정은 자유로움이었다. 공간과 사람이 주는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서 다른 부서 후배와 함께 한 외근은 재밌었다. 싫어하는 운전을 하지 않았던 것도 기분 좋음의 한 부분을 차지했다. 회사 업무 얘기, 사람 얘기, 연애 얘기도 하면서 이동시간이 즐거웠다.


그리고 업체에 가서 구경하는 것도 재밌었다. 그저 지나치던 업체 방문도 궁금한게 있으면 물어보고 이해를 하려고 했다. 내가 굳이 알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었지만 말이다. 후배에게도 많이 배웠다. 꼼꼼하게 작년 방문 때의 자료를 챙겨와서 지적사항들의 개선 여부를 보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공간은 삶은 억압한다. 이 공간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자유롭다는 것이다. 회사는 우리에게 한 공간에서 옆의 사람들과 협력하라고 한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답을 주지 못한다. 왜 굳이 하필 그 장소에서 그 사람들과 협력을 해야 하는걸까? 같은 팀이기 때문에? 아님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의문은 지울 수가 없다.


착신전환해놓고 외근을 나갔지만 잘못 걸려온 러시아의 화학약품 딜러 이외엔 아무 전화가 없었다. 그만큼 업무를 싹 다 처리해놓고 왔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번주는 박명수의 짤처럼 정말 열심히 일했다. 이런 평화로움이 좋았다. 여유로움을 느끼면서도 일은 제대로 하고 집으로 바로 가는 이 기분이 참 좋다.


같이 다닌 사람이 원래 좀 좋아하는 스타일의 사람이라 그런지도 모른다. 이런 사람도 매일 같이 업무를 하다보면 싫어지겠지 하고 생각한다. 모든 일상이 지닌 무게는 따분함이란 감정으로 치환되기 마련이니깐. 하루의 달콤함은 퇴근하는 시간에 집 앞에 내리는 걸로 끝났다. 이젠 더 달콤한 주말이다. 공간과 사람에 대해 깊게 생각해볼 수 있었던 외근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회사를 쓰다 : 뽀모도로 먹고 갈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