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큐빅
중간 과정이 기억나지 않으나 우리는 이틀 차에도 클럽에 가보기로 했다. 그냥 밤을 보내기엔 무료하니까. 클럽 큐빅이라는 곳으로 향했고 그곳에서는 봉 흔드는 미녀들. 스테이지에도 올라가고 테이블에 가서 불꽃쇼를 해주고 돈을 주면 더하고 아니면 바로 철수한다. 수많은 인종이 몰려있었고 직업여성으로 보이는 중국계 필리핀계 여성들이 보였다. 대부분의 가드인지 웨이터인지 모를 애들은 포르투갈 느낌이 났고 수가 너무 많았다. 200홍딸을 내야 들어갈 수 있다. 한국 클럽은 게스트 신청하면 바로 들어갈 수 있는데 참 비교가 된다. 한국의 클럽 문화는 참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든다.
들어가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다. 스테이지는 좁았고 그렇다고 바에 앉아있는 여성들과 대화를 나눌 형편도 아니었다. 스테이지엔 엄청난 거구들이 자리 잡고 같이 놀러 온 사람들끼리 노는 분위기였다. 맥주 두 잔이 프리드링크로 주어진다. 한 병을 마시고 두 병을 마셔도 별로 재미가 없었다. 그리고 친구가 춤을 잘 안 추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정말 흥이 넘쳐서 춤추는 인도 느낌의 장신 남자를 봤는데 멋있었다. 좌우로 무브먼트를 보여주면서 자신이 원하는 여성에게 접근하면서 친해진다. 그러다 다른 남자와 싸움이 붙었다. 친구였던 거 같은데 여자를 두고 싸우는지 알 수가 없었다. 우리는 정말 재미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클럽 전광판에 생일 축하한다는 메시지와 생일 당사자의 사진들이 막 올라왔다. 돈만 주면 생일 파티도 해주나 보다. 한국에서는 그런 게 없는데 신기했다.
이 당시에는 없었던 이 자본주의 불꽃 문화가 한국에도 들어왔다. 술을 시키면 술병에 불꽃을 붙여서 미녀들이 들고나온다. 그러면 당연히 시선이 그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고, 그것을 시킨 남자들은 주목을 받게 된다. 사회적 인기라는 게 이런 게 아닐까? 인위적으로 만들어지긴 했으나 시선이 갔고, 그 사람들이 뭔가를 가진 사람이니깐 술을 저렇게 시키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을 갖게 되는 게 인지상정이다. 나와 친구는 돈으로 만들어진 이 불꽃을 자본주의 불꽃이라고 했다. 그 문화가 어느새 마카오에서 한국으로 넘어와 있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2~3시 정도 됐을까? 재미가 없어서 우리는 숙소로 돌아왔다. 15분 정도 만에 호텔에 도착했고 우리는 씻고 잠이 들었다. 4시 정도 됐던 걸로 기억한다. 정말 피곤했다. 와서는 어느 것도 할 생각이 안 났고 그냥 씻고 잠자기 바빴다. 다음날 일정은 오전에 수영장에서 어제 산 초원이 복장으로 수영을 하고 밖으로 나가는 계획이었다. 어디로 갈지는 전혀 정해진 게 없었다.
잠을 잤다.
이날 아침엔 친구가 일어나지 못했다. 내가 먼저 일어났다. 왠지 못 일어 날 거 같아서 알람 설정을 해놓고 잤다. 10시까지 조식을 주기 때문에 9시 정도에 알람을 해놨다. 일어났다가 친구가 안 일어나길래 나도 조금 더 잤다. 다시 깨보니 9시 20분 정도였다. 친구를 깨웠다. 지금 일어나지 않으면 우리는 조식을 못먹는다고 했다. 아메바는 벌떡 일어났고 나와 아메바는 3층에 있는 식당으로 향했다.
조식 공간은 생각보다 조촐했다. 두 블럭 정도의 음식이 준비돼 있었다. 평소 중국 출장 갈 때 먹는 뷔페보다 못한 느낌이었다. 회사에서 가는 호텔이 좋다는 생각은 들었다. 그래도 있는 음식을 최대한 챙겨 먹었다. 기본적으로 채소와 달걀을 챙겨 먹었고 친구가 오믈렛을 공수해와서 오물오물 먹었다. 언제나 호텔 조식의 피날레는 빵으로 장식한다. 평소엔 빵을 잘 안 먹는데 호텔 조식을 먹을 땐 꼭 챙겨 먹는다. 식빵을 구워 먹거나 기본 빵에 버터를 발라 먹으면 맛있다. 버터 맛에 먹는 거라 결론을 내렸다. 호텔 버터를 왜 좋아하게 됐는진 잘 모르겠다. 원래 기름진 남자라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요즘엔 회사에서 출장을 자주 가지 않는다. 한때는 1년에 3~4번도 가던 중국을 올해는 딱 한 번 가봤다. 이제 글로벌 인재로서의 나의 생명은 다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중국어 할 수 있는 직원이 들어왔고, 나는 회사를 벗어나는 출장이 너무 좋았는데 이제는 그 기회가 얼마 없다. 어디로든 이 곳만 아니라면 된다고 하지 않았던가. 출장을 가서는 실제로 일하는 시간은 하루에 2~3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는 이동하고 술 마시고,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는 데 사용된다. 회사에서 기본적으로 일을 너무 많이 해서 그렇다. 출장이 떠나고 싶다. 국내가 아닌 해외 출장을 말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밤에 도착해도 좋으니 나는 일상을 떠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