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필요한 단어 : 인내

by 생산적생산자

당연한 말 같지만 회사는 인내를 필요로 한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모여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가족이 모여 살 때 상호 인내가 필요하듯. 회사는 더한 공간이다.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모여서 하나의 회사, 그리고 하나의 부서에 있다는 이유로 팀웍이 있어야 하고 상호 소통하면서 잘 지내야 한다.


굳이 왜 그럴 필요가 있을까 많은 생각을 했다. 나는 인내심이 심각하게 부족한 타입이었다. 추가적인 업무를 하는 걸 싫어했고, 내가 납득이 되지 않으면 납득하지 않으려는 성향이 강했다. 업무 방식도 이렇게 하면 금방할건데 왜 이렇게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기면 아무리 상사가 나에게 말해도 넘어가지 않았다.


이 대리, 이건 추가적으로 정리가 필요할 것 같다.

이건 나중에 필요할 때 더 하면 되는거 아닙니까? 당장 필요하신 것도 아닌 걸로 보입니다.

그래도 미리 대비를 해놔야 나중에 문제가 안 생기지.

문제는 팀장님만 삼으실 것 같습니다. (대부분 사실이다)

그래도 해놓자.

나중에 필요할 때 해놓으면 안되겠습니까?


서로 언성이 높아지고, 화가 내부에 쌓인다. 대화를 보면 알겠지만 내가 한 일 이상의 추가적인 업무에 대한 깊은 반감을 갖고 있었다. 당연한 생각일테지만 나는 집에 빨리 가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다. 단지 상사의 궁금한 부분을 위해 하는 추가적인 업무는 불필요해보였고, 보고서나 품의는 항상 그런 추가적인 과정을 요구했다. 같은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 수정해야 한다는 게 납득이 되지 않았고, 그런 수정에 대한 피드백을 들을 때면 항상 표정이 아니꼬왔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회사에 길들여진 걸까, 아니면 상사의 마음을 이해하기 시작한 걸까? 나는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 상사도 자신의 상사에게 가서 설득하는 과정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자신도 나만큼 피드백 받는다는 것을. 상대를 이해하는 과정은 이해의 과정이고 시간을 필요로 하고, 그 시간은 생각을 수반해야 한다. 내가 지어 놓은 한계는 다만 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인내의 부재가 아니었을까?


사실 회사에서 서로를 이해한다는 과정은 회사에서 '어쩔 수 없다'하면서 개인에게 회사가 져야 할 짐을 부과하는 방식일지도 모른다. 회사가 어려운데 열심히 해서 살아나야 되지 않겠느냐 하는 방식의 설득은, 그럼 애초부터 사장이나 임원진이 회사를 잘 운영하지 라고 답변 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면 회사는 '직원들이 잘해야 회사를 잘 운영하지'라고 하겠지만. 인간이 살아가는 모든 곳은 인내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인내는 상호 이해를 필요로 하고, 상호 이해는 시간을 필요로 한다. 사려 깊음이라는 곳으로 갈 필요까지는 없지만 인내는 우리에게 회사에서 필요한 덕목이다. 하지만 그 인내의 선은 갖고 있어야 한다. 그 선까지는 버틸 수 있다라는 개인의 마지노선이 있어야 우리는 필요한 상황에선 빠져나오기도 하고, 더 이상의 한계를 체험하지 않을 수 있다.


회사에서는 화낼 필요가 없다. 표현된 화는 상대도 기분 나쁘게 하겠지만 스스로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화의 발현보다는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고귀한 방식인, 3번만 하면 사람도 살린다는 인내를 발휘해보는 게 어떨까? 다들 그렇게 하니 나도 한다가 아닌, 인간이 한층 더 성숙할 수 있는 방식으로의 이해를 수반한 인내가 내가 회사 생활에서 추구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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