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돌이 가까운 지금 난 이제서야 새벽수유를 끊기 위해 아이와 매일 밤 옥신각신이다. 새벽수유를 끊는 첫 날, 아이는 절대로 자지 않겠다며 버팅겼다. 밤12시까지 자질 않았다. 내가 견딜 수 있는 한계가 무너져버리고, 나도 나락까지 떨어졌다. 도저히 무엇을 더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소리를 지르고 발을 동동 굴렀다. 그렇게 우리는 고통에 몸부림치다 겨우 자는 법을 찾았다.
그 날의 여파인지 일주일 내내 몸이 안좋았다. 새벽3시에 일어난 아기는 쭈쭈를 주지 않을거면 불을 켜라, 불을 켜서 책을 읽어서 나를 재워라 막무가내였다. 매일 수면 시간이 4시간도 채 되지 못해 나는 시들어갔다.
엄마가 보고싶었다.
엄마 밥이 먹고싶었다.
나를 다시 일으켜 줄 사람은 엄마밖에 없었다. 나의 뿌리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봄이 왔는데 봄을 채감하지 못한 건 엄마의 봄 밥상을 못 먹어서 인 것 같았다. 엄마는 굴을 듬뿍 넣은 쑥국, 파릇한 미나리 나물, 고소한 김 무침, 상큼한 오이소박이, 녹진한 찰팥밥까지. 정성이 깃든 엄마의 밥상은 내게 다시 활력을 줬다. 이건 보약이다.
평소 쥐꼬리만큼 먹던 밥을 2배나 퍼서, 엄마가 해준 밥을 푹푹 퍼먹었다. 너무 맛있었다. 향긋한 봄 나물의 내음과 엄마의 사랑이 버물어진 맛.
엄마는 쑥을 사러 차를 타고 먼 시장까지 다녀왔다고 한다. 시간을 내어주고, 나를 생각해서 만들어준 한 상. 이 어찌 보약이 아닐까.
힘이 났다.
이제서야 겨울잠을 자던 내 안의 무언가가 깨어나는 것 같았다. 비어있던 느낌, 무언가 잃어버린 것 같은 감각이 엄마의 사랑으로 채워진 것 같았다.
엄마와 가까이 살고싶다.
무지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