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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밥 Jul 24. 2024

언택트 시대 콘텐츠산업의
현황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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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시대 콘텐츠산업의 현황과 전망


'BC(before COVID-19)와 AD(after disease)'. COVID-19 팬데믹 사태 장기화는 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변화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문화 모든 면에서 COVID-19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달라졌고, 설령 이 사태가 진정된다 해도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단절, 고립, 비대면 상태가 길어지면서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언택트 문화'가 나타났는데 이는 얼마 지나지 않아 '뉴노멀'이 되었다. 재택 근무, 화상 회의, 온라인 수업이 일상화되었고, '언택트'는 어느덧 온라인에서의 만남, 접촉을 의미하는 '온택트(ontact)' 상황으로 전환되기에 이르렀다. 사람들은 온라인을 통해서라도 타인과의 연결을 추구하였고, 발달한 인터넷망과 스마트 기기를 활용하여 일, 공부, 여가, 놀이, 소비 활동을 구현하고자 하였다.


'온택트'는 우리 사회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앞당기고 있다. 비대면 상황에서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분야는 콘텐츠산업이다. 기술의 변화를 제일 먼저 적용하여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는 데다 '얼리어답터'들인 MZ세대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특히, 온라인상에서 여가와 놀이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디지털 환경에 적합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게임, 웹툰, 웹소설, 에듀테인먼트 등의 콘텐츠 소비가 크게 늘어났다.



COVID-19 발생 전후 콘텐츠 장르별 하루 평균 이용량 변화율 조사 결과, 키즈/교육용, 책/이북/오디오북, 웹동영상, 게임 이용량이 큰 폭으로 늘어났고, 방송, 콘서트/공연, VR콘텐츠, 만화/웹툰 역시 약 25~30% 이용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뿐만 아니라 비대면 이러닝을 위한 직장인 대상 평생교육과 버추얼 클래스 라이브 교육이 증가하였고, 전 세계 에듀테크 시장 규모는 2018년 1,530억 달러에서 2025년 3,420억 달러로 2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직장인들의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업무와 휴식, 일과 놀이, 육아, 자녀교육의 시간, 장소 경계가 모호해졌다. 개개인이 보유한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는 업무에 활용하는 동시에 휴식 시간에는 게임, 동영상 시청, 소셜미디어 서비스에 이용되고, 직무교육을 위한 온라인 강의 시청에도 사용된다.


가정은 업무 공간이자 휴식, 교육, 놀이, 여가의 장이고, 스마트 기기 또한 일, 쇼핑, 놀이, 여가, 소통을 구현하는 원스톱 도구가 되었다. 그러므로 COVID-19 팬데믹이 앞으로도 상당 기간 계속된다는 우울한 전망 속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콘텐츠산업 변화의 중요한 단면을 살펴보면 디지털 전환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 사회의 가까운 미래를 예감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시대 콘텐츠산업 _ 연결과 융합, 뉴노멀의 정착,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언택트의 지속이라기보다는 디지털 연결이 활성화되고 '뉴노멀'이 정착함으로써 초연결, 초융합의 디지털 혁명이 완성되는 시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콘텐츠와 콘텐츠, 콘텐츠와 사용자, 콘텐츠와 상품, 사용자와 사용자가 연결되고, 디지털 환경 안에서 각자가 가진 가치를 연결, 교환, 융합함으로써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내고, 궁극적으로 사용자의 행복을 추구하게 된다는 것이다.


콘텐츠 비즈니스의 본질은 시간 점유율 싸움이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 하루 24시간 중에서 소비자(유저, 관객, 시청자, 독자)들이 자신의 플랫폼, 채널에 더 오래 머물고, 즐기고, 나아가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해주기를 기대한다.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이 드라마를 서비스하는 이유는 긴 시간(적어도 10시간 이상) 시청자를 붙잡아 둘 수 있기 때문이다. 킬러 콘텐츠란 더 오랜 시간 동안 더 많은 시청자를 플랫폼에 머무르게 하는 작품이고, 블록버스터는 경쟁 채널, 플랫폼의 성벽을 무너뜨리고, 시청자 들을 자신들의 플랫폼으로 옮겨오도록 만드는 파괴력 있는 콘텐츠를 말한다.


유통 기업 아마존, 쿠팡, 신세계가 콘텐츠산업에 뛰어들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하는 이유, OTT 최강자 넷플릭스가 모바일 게임을 탑재하는 근본적 배경 또한 여기에 있다.


사실, 오프라인의 몰링(malling)을 연상하면 디지털 플랫폼들의 이런 움직임은 본질상 낯설지 않다. 쇼핑몰 안에 멀티플렉스, 오락실, 전시체험관, 프랜차이즈 식당, 패션 브랜드숍, 마트를 입점시키고, 다양한 이벤트를 열어 소비자들로 하여금 자주 방문하고, 긴 시간 머무르며 돈을 쓰게 하는 전략이다. 디지털 환경에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오프라인 상에서는 아직 분리되어 있던 학교(학원), 회사까지(어쩌면 교회나 사원마저도) 온라인 안에서 구현되고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거리와 지리적 제약을 뛰어넘을 수 있기 때문에 이론상으로는 전 세계 모든 개인, 단체, 기업, 콘텐츠, 상품과도 연결과 융합이 가능하다. 스마트 기기와 인터넷만 있으면.



그렇다면 소비자 입장에서 디지털 시대 플랫폼과 서비스를 고르는 기준은 무엇일까? 많은 전문가들이 '개인의 체험과 만족'을 강조한다. AR, VR, XR은 모두 현실에서 쉽게 경험할 수 없는 것을 가상세계에서 느끼고, 체험할 수 있게 해 주는 기술이다. 메타버스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 플랫폼에서 보낸 시간과 소비 경험은 새롭고 즐거웠는가? 나아가 행복했는가? 이것이 핵심이 된다는 것이다. 디지털 세상에서 아바타와 부캐 - 원래의 인물과 달리 설정한 새로운 인물. 외부에 알려진 자신의 캐릭터와 다른 캐릭터를 창출하여 활용할 때 부수적인 캐릭터라는 의미에서 '부캐'라고 부른다(Daum 백과사전). - 는 한정된 시간 동안 '자신 안의 여러 개인'으로 살면서 현실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을 통해 삶을 확장하고 행복을 추구하려는 욕망의 발현인지도 모른다.


HRD 관점에서의 학습 콘텐츠를 염두에 두면 학습자를 유인하고 콘텐츠 소비 시간을 연장하는 등의 학습자 시간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서는 학습자 체험이 중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최근 강조되고 있는 AR, VR, XR을 활용한 콘텐츠는 이 요인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콘텐츠를 AR, VR, XR을 활용하여 제작할 수는 없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하면 인공지능, 빅데이터, 5G, 네트워크 기술 등을 적용한 콘텐츠이다. 이런 콘텐츠라면 메타버스상에서 만남과 학습과 놀이가 동시에 가능해져 학습효과가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비대면 연결이 노멀이 되는 세상. 일과 학습, 놀이와 여가의 구분이 사라지고, 수많은 콘텐츠와 서비스가 유혹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소비자 개인은 훨씬 더 다양한 삶을 경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디지털 전환의 선두에 서 있는 콘텐츠산업의 변화 속에는 세상이 앞으로 어떻게 바뀌어갈지 가늠할 단서들이 숨어 있다.





디지털 전환의 선두에 서 있는 콘텐츠산업의 변화 속에는 
앞으로 어떻게 바뀌어갈지가늠할 단서들이 숨어 있다.

- 김일중, 한국콘텐츠진흥원 방송유통팀 부장





김일중 부장

- 한국콘텐츠진흥원 방송유통팀 부장  

- 한양대학교 대학원 문화콘텐츠학 박사
- 前) 한국콘텐츠진흥원 미국사무소장, 아카데미운영팀장
- 공저 『PD, Who& How』, 『드라마의 모든 것』
- JTV전주방송, KBS 사내기업 굿모닝코리아, KBS플러스 〈전북만화경〉, 〈국악한마당〉, 〈KBS일요스페셜〉 등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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