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복이 없어서 스스로 알아서 잘 커야 해.
한 5년 전인가 한참 회사일로 너무 힘들었던 시기에
이직운이 어떤가 싶어서
홍대 쪽에 유명하다는 사주카페에 간 적이 있었다.
거기서 내 생년월일을 풀어보더니 나한테 했던 말 중 하나가
"인복이 없어서 스스로 알아서 잘 커야 해."였다.
그때 당시 나는 정말 내가 '인복이 없고 받을 복도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조금 더 부유한 집에서 태어났었더라면,
조금 더 좋은 직장 상사를 만났더라면,
조금 더 좋은 남자 친구를 만났더라면,
조금 더 잘난 친구들을 만났더라면
내가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렇게 나는 '인복 없는' 사람으로 스스로를 생각하며 살았다.
(나는 이 이후로는 사주를 보지 않았다)
그런데 얼마 전 남자 친구와 우연히 얘길 하다가
어머님이 내 생년월일을 궁금해해서 알려줬었다는 소리를 들었다.
아마도 아들이 결혼한다고 하니까
며느리 될 아이의 사주는 어떤지 궁금하셨던 거 같다.
나는 남자 친구한테 "오빠! 내 사주 어떻데?"라고 은근슬쩍 물어봤었는데,
남자 친구가 말하길 "오래돼서 기억은 잘 안 나는데, '받을 복이 많은 아이'라고 했었다"라고 했다.
어머나!
나는 인복이 없어서 스스로 알아서 크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받을 복이 많다고?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나는 정말 받는 게 많았다.
대학생 때까지 부모님이 학비를 다 대주셨고,
어학연수도 다녀오고 하고 싶은 건 다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셨다.
직장에서도 꽤 괜찮은 연봉을 받고 있고,
인정도 받으면서 상대적으로 편하게 다니고 있다.
남자 친구도 내 얘길 잘 들어주는 사람이고,
집안 경제력도 든든해서 안정적이다.
친구들도 다들 일과 가정에 열심히 하는 능력 있는 사람들이 많고,
내가 힘들 때 함께 해주는 친구도 있음에 감사할 때가 많다.
결국 나는 그동안 내가 누리고 가진 것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고
가지지 못한 것에만 집중하다 보니
내가 감사해야 하는 내 주변 환경에 감사함을 알지 못하면서 지내고 있었다.
나는 받을 복이 많은 사람이라는 걸
그리고 운이 좋은 사람이라는 걸
다시금 감사하면서 마음에 새기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복 많고 운 좋은 '유별'이로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