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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별 Aug 21. 2023

결혼하고 변한 남편의 3가지 습관

고마워 남편

이거 내가 정리할께.
.....
아~ 정리해 놓은 거였어?


남편이 한 정리정돈은 나에게 있어 무질서지만,

남편의 기준에선 무질서 안에 질서가 있단다.


나는 MBTI 성향을 따지면 대문자 'J'에 해당한다.

즉, 정리하고 계획해야 마음이 편안하다.


결혼을 하고 남편과 나의 가장 다른 점은 이 부분이었다.

남편은 P, 나는 J.


나는 물건을 사용하면 그 즉시 원위치에 놓는다.

너저분하게 있는 물건들은 서랍장에 넣어 눈에 안 띄게 하거나,

수납상자를 만들어서 정리를 했었다.


그래서 밥을 먹고 나면 바로 설거지를 했고,

샤워를 하고 나면 샤워호스는 꽂이에 항상 걸어놓았고,

아일랜드 식탁엔 주방물품 외엔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연애 시절 남편 집에 가면,

설거지거리는 싱크대에  담아 있었고,

샤워부스도 수도꼭지에 걸려 있었고,

아일랜드 식탁에는 자동차키, 손톱깎이, 자전거 헬멧 등 여러 가지 종류의 물건들이 올려져 있었다.



신혼집에 들어와서 남편은 '나의 약간의 잔소리 + 가정의 평화'를 위해 습관을 조금씩 변화시키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변한 건 바로 설거지.

설거지는 밥을 먹고 나면 바로바로 했다.

신혼 초반엔 저녁을 항상 같이 먹었기에 내 눈치(?)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기도 했고,

초파리로 고생을 했기에 바로 해야만 했지만,

어쨌든 지금은 혼자 밥을 먹더라도 자동적으로 바로 설거지를 한다.


두 번째로 변한 건 샤워호스를 꽂이에 걸어놓기.

초반에 한두 번 얘기하고 말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항상 샤워호스 꽂이에 걸어 있었다.


마지막으로 가장 오랜 시간에 걸쳐 바뀐 건 바로 아일랜드 식탁에 개인 물품 안 놓기였다.

남편은 눈에 잘 띄는 곳이 아일랜드 식탁이라 나가면서 가져가기 편하게 집카드며, 차키며, 자전거 헬멧 등을 이곳에 놓는 게 좋단다.

하지만 나는 아일랜드 식탁에 이런저런 물건이 올려져 있는 게 뭔가 불편했다.

그러다 생각해 낸 게 바로 남편 방 앞 공간에 수납선반을 놓는 거였는데 이 방법이 통했다.

남편이 방에서 출근준비를 하고 나오면 자연스럽게 외출에 필요한 물건을 수납선반에서 집어 갈 수 있다.

남편도 더 편해졌단다.

아일랜드 식탁도 깔끔해졌다.

 


결국 남편은 오랜 시간 동안 갖고 있던 습관 3가지를 결혼하면서 바꿨다.

 1. 밥 먹고 설거지 바로 하기

 2. 샤워호스 꽂이에 걸어놓기

 3. 아일랜드식탁에 개인물품 놓지 않기

 

습관 하나 바꾸기가 쉽지 않은 건데, 노력해 준 남편한테 너무 고맙다.
오늘 맛난 한우등심을 구워줘야겠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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