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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별 Oct 18. 2023

결혼 10개월 차, 남편과의 여행은 0번

데이트의 기준?!

오빠! 우리 결혼하고 여행 한 번을 안 갔어!


추석명절 때 부산 시댁을 갔더니 어머님께서 말씀하셨다.

"여행 온 것처럼 편하게 쉬다 가거라~"

말 그대로 나는 시부모님 덕에 남편과 단둘이 아난티에서 뷔페를 먹고,

오래간만에 바닷바람을 쐬고,

여행객들의 성지 광안리도 다녀왔다.

서울에서 못했던 데이트를 시댁에 와서 실컷 했던 거 같다.


집에 돌아와서 생각해 보니 결혼을 하고 나서는 남편과 여행을 한 번도 안 갔었다.

2년 동안 연애 할 때도 여행을 잘 다니진 않았지만,

그땐 결혼준비며, 나의 학업과 회사생활을 병행하느라 쉽지 않아서 그러려니 했었다.

그래서 결혼을 하고 나면 더 자주 여행을 다니겠거니 했는데, 어찌어찌하다 보니 여름휴가도 그냥 흘러 보내버렸다.



남편 성향을 곰곰이 생각해 보니 '어디 가자!'소리를 잘 안 한다.

남편은 같이 밥 먹고, 같이 TV 보고, 같이 잠자는 일상 속에서 '함께' 하는 것에 의미를 두는 사람이었다.

반면 나는 시간을 내서 영화를 보고, 식사를 하고, 밖에서 데이트를 하면서 별도의 시간을 들여 함께 하는 것에 의미를 두는 사람이었다.


남편은 하루하루 같이 있는 걸 '데이트'라 생각하지만 나는 특별하게 시간 내는 걸 '데이트'라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가끔 내가 서운한 기분이 드는 이유도. >. <


그런데 남편과 나의 다른 성향차이를 알고 나니 남편이 좀 이해가 된다.

그리고 앞으로 '집 밖 데이트'는 내가 먼저 "Go!"를 외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남편은 내가 하자는 건 잘 따라와 주는 사람이니까. ^^


그러나 저러나 명절에 시댁을 다녀온 것이 결혼을 하고 남편과 간 첫 여행(?)이라 보면 되는 건가?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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