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발을 기분 좋게!
나 갈게~
내 직장은 서울, 남편은 수원.
그리고 우리가 사는 곳은 서울.
그러다 보니 남편은 나보다 1시간 반 정도 일찍 출근한다.
결혼을 하고 같이 살면서부터 나는 남편에게 꾸준히 해주는 게 있다.
바로 아침 출근 인사.
어떻게 보면 내 입장에선 1시간 정도 더 자고,
침대 위에서 꾸물거릴 수도 있지만,
출근 배웅은 나만의 나름 철칙으로 잘 지키고 있다.
남편이 안방 문을 닫고 출근 준비를 하다가
현관문에 나가기 전에 낱개로 포장된 유산균을 먹고 쓰레기 통에 버리는데,
나는 그 소리가 나면 벌떡 일어나 남편한테 간다.
나는 남편을 엘리베이터 앞까지 배웅하고(현관문 바로 앞이지만^^),
안아주고,
뽀뽀해 주고,
"잘 다녀와~"하고 인사를 한다.
스킨십에 부끄러움이 많은 남편도 아침 포옹은 참 좋아한다.
이렇게 우리는 아침 출발을 기분 좋게 시작한다.
예전에 남편이 출근준비 하는 중에 내가 다시 잠든 적이 있었다.
남편은 준비를 다 했는데, 내가 안 나오니 뭔가 허전했나 보다.
안방 문을 열더니 "나 갈게~"하고 조심히 얘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침 배웅을 기다리고 있었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얼마 전 어떤 영상을 봤었는데,
와이프가 매일 저녁 남편이 퇴근하고 집에 들어올 때 포옹해 주면서 인사를 해주니,
남편이 매일매일 그 시간을 기다리게 되고,
집에 들어오는 그 순간의 표정이 웃음과 미소로 변해가는 걸 볼 수 있었다.
나는 남편보다 퇴근이 좀 더 늦기에 퇴근 인사는 못해주는데,
남편이 나보다 늦게 들어오는 날은 퇴근 포옹도 한번 해줘야겠다.
집에 들어올 때도 기분 좋게!
물론 남편이 미운 날엔 아침 배웅 텐션이 낮아지기도 한다.
어떤 날은 엘리베이터 앞까지 함께 가긴 하는데, 포옹을 안 해주거나 현관문을 잡고 그냥 손인사만 하고 들어갈 때도 있다.
내가 삐쳤을 때 아침배웅의 낮은 텐션은 나만의 소심한 복수 수단으로도 이용된다.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