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님, 오늘 다른 운용사 분들 만나면 무슨 말을 해야 할까요?
투자업계에서 관리팀장으로 있는 나는 종종 다른 운용사 분들과 점심식사를 하는데, 이 날은 같은 부서 후배(대리)도 함께 하기로 했다.
상대방 운용사에선 '본부장-팀장-대리급'으로 나오기로 했는데, 후배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직급의 분들과의 자리가 조금 어렵게 느껴졌던 모양이었다.
혹시나 자리가 어색하고 썰렁할까 봐 후배 나름대로는 고민이 되었는지 "무슨 말을 해야 할까요?"라며 나에게 질문을 해왔다.
나는 "그냥 있다 보면 대화가 될 거야."라고 답변을 해줬는데,
생각해 보니 나 역시 내 윗분들이 나를 데리고 간 미팅자리에서 똑같은 고민을 했었다는 걸 깨달았다.
나도 이런 자리가 익숙지 않은 직급일 때는 미팅 전날부터 '이런 말을 해야 하나? 저런 말을 해야 하나?' 하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을 했었다.
특히 회사 대표님, 전무님 급 정도의 분들과 함께하는 미팅 자리가 생길 때면 나는 속으로 '아~ 어려운 자리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다가 몇 번 이런 자리를 겪다 보니 깨달은 한 가지는,
'대화를 이끄는 사람은 '윗분들'이구나. 나는 그분들의 대화를 들으면 되는구나.'였다.
그렇게 나는 불편한 자리를 한 번, 두 번 겪으면서 어느새 상대방과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그 자리를 어렵거나 부담 갖지 않고 익숙해져 가는 걸 느꼈다.
그리고 이 과정이 내가 조금씩 성장해 가는 것이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5년 전 나는 다른 운용사나 업체 분들이 편하게 식사 하자는 제안도 마음의 부담을 느꼈었다.
그런데 지금은 '무슨 말을 할까.'보단 '맛있는 거 뭐 먹을까?'에 더 초점이 맞춰진다.ㅋㅋ
그만큼 더 높은 직책의 분들을 대하는 대처능력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향상되었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그 직급에선 어려운 자리인 게 당연한 거였다.
'나는 왜 말을 섞지 못할까' 생각하며 나의 능력에 탓을 할 게 아니었다.
아마 내 후배도 3년 뒤면 팀장급 사람들과 농담도 주고받으면서 편하게 대화하는 날이 올 것이다.
그땐 이 후배도 점심미팅 전에 '무슨 말을 하지?'보다는 '뭐 맛있는 거 먹을까?'를 고민 하게 될 것이다.
성장통을 겪고있는 '대리님'들 홧팅!!!